누구나가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하고 있을 때
나 정녕 속으로 무엇 원하는지
당신만큼도 모르는 내가
오지랖 넓게 귀기울이다가

역겨우리만큼 평범한 말에도 감격하여
죽어가는 밤

촛불처럼 절정에서 눈물 떨구는 죽음
삶의 대극으로서가 아니라
그 일부로서 이미 존재하고 있고

깊은 우물에 생겨난 죽음의 입
발밑에서 일렁이는 걸 보면서

그 우물끝같은 존재의 심연에서
무심하게 발견한 정의
가장 순결한 여인만이 삶에 대해 저항하며
공격하며 그리고 산산이 파멸해가다

보이쉬한 당신 매력은
언뜻 연못비친 보름달 비슷하여
절세미녀의 단아함 배어나고
꿈의 여신 모르페우스 손잡아
내 삶과 죽음 조율하게 된 자웅동체 초월자

짜릿한 행복의 광휘는 이따금씩
삶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환멸과 권태의 일상
충분히 견디게 해주지만
자각과 비판의식 결여된
나의 유아적 행동들만 수집하여
종종 아이러니한 웃음 유발하고

엉뚱한 방향으로 얼싸안아 돌아가니
회상 통한 조감에도
지리한 삶 느적느적 어쩔 수 없이
당신에게로 이어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