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인 양 응어리진 폭풍 잠재력으로
억겁의 파도
잿빛 해변 휘몰아치면

썩은 해초색깔 바위틈 음습한 흙바닥에는
습지 퀴퀴한 냄새
음산하게 물귀신 통곡 부추기니

푸르른 섬들은 여기 저기
밑둥 시뻘겋게 잘린 채
바닷물 떠다니는데

완곡하고 절대적인 감정 발광체들에
레몬색 선명한 조각달
겨우 끼어들어
필름같은 공백 뚫고는
인과성 부족한 나의 존재
부각시키고 섰겠구나

이상이란 실상
삶의 현실에서 어느 한부분만
전부인 체 확대해 놓은 개념일 뿐,

이상 추구하는 순수한 시간엔
현실 참된 모습
제대로는 보이지 않을테지만

죽음의 바다너머
너울너울 노저어
삶의 이상 찾아가는 여정이라면 너,
그 제일 끝에서 날 기다려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