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간신문 사회면에 내 기사가 나왔었다

필연되기엔 꼭 2% 부족한 우연에
뿌리내린 유전자
녹색사막으로부터 탈출 꿈꾸고,
화학물질 과민증 환자되어 자연에게서 공격받다가

간극에서 나오는 공허함 담고파
허우적거리는 손장난
호흡소리 거칠어가더니
너무나 가까운 거리까지 다가온 죽음조차
통렬하게 뛰어넘는 인생 찬가,

삶 배우듯 죽음에 대해서도 배워야된다던
법정의 법문집은
머리맡에서 지금도 가녀린 숨 내쉬는데

타는듯한 햇무리에
짙은 운무 소리없이 스러지고나면
창틈에 갇혀있던 햇살
갑자기 와글와글 방구석 쏟아져 들어오고
눈부신 빛다발속
잔뜩 미간 좁힌 채 시선 빠뜨리며

그러자
햇살에 놀란 어둠 허겁지겁 달아난다

실체없어 원인 모르는 괴질처럼
사라지지 않던 삶의 불안
그것도 같이 가고,

내 천박한 욕심 더러운 몸
한발짝도 허용하지 않는 신비의 그것
또 같이 가고,

어쩌겠는가 ?
그것이 나 밀어내도
한낮의 시간 이렇게나 엄청나게
남아도는데,

신문이 햇살에 녹고있다
신문이 죽음에 녹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