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피부세포는 매일 4천만개씩 죽는다
그것들은 죽어서 떨어지고,
눈에 뵈지 않는 작은 먼지되어 허공으로 사라져간다

이러다간 어느날 내가 문득
어딘가로 사라져버린다 해도 그리 이상한 일 아닐 거다

지금은 몸도 내 몸 아니고
마음도 내 마음 아니다
그렇게 단지 몸일 뿐, 단지 마음일 뿐,
어차피 겉으로 보여지는 건 아무것도 아니다
내 안의 진짜 내가 중요한 거다

광기이든 편견이든 지금 여기서
그것에 몸 던지고
그로 인해 내 몸 파멸한다 해도,
이 세계 완전히 사라져 없어진다 해도
대체 잃어버릴 무엇이 내게 더 있을까 ?

심리극의 효과음처럼
영혼 거푸집 송두리째 뒤흔드는 소리,
옆구리 달라붙어
점액질로 떨어지지 않는 우울과 불안도
지금이라면 낯설지 않고

머릿속은 잉걸불이라도 옮겨온 듯
번잡하며 따끔따끔하며 눈에서는 눈물 흐른다
나는 지금까지
자신의 잃어버린 것을 위해 울었다

하여 이제부터는
내가 잃으려 하는 것을 위해 울리라
지금 당장 흐르는
이 눈물부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