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전능 여겨지실 야훼여 !
만인 정의 짊어지시다가 잠시 짬내어
내 목숨 열어주신 이여 !

세상사 꼴리는대로 주관하시는,
그리곤 결과야 어떻든
되어가는대로 느긋하니 팔짱끼고 하시절 구경만 하시는....
당신 바쁘신 거야 천하가 다 압니다

목메어 부르는 인간들
더러는 골라잡아서 대답해주셔야죠
찾아 헤매는 군상들
가끔은 관심갖고 돌아보셔야죠
애타게 갈구하는 영혼들
조금씩 구색맞춰 달래주셔야죠

그러다보니
나같이 보잘 것 없는 벌레 하나까지
신경쓸 여유갖기 여간 힘든 게 아니시겠지요
물론 나는 잘 모릅니다

너무 분주해서 날 아주 잊으신 겐지,
혹은 저간 사정 잘 알면서도 일부러 방치하시는 겐지,
또는 은근슬쩍 우는 날 그냥 무자비하게 놓아버리신 겐지,
그도 아니면
잔인하게도 배신때리며 그저 멍하니 바라만보면서
뻔뻔한 비웃음 머금곤
양심의 가책조차 느끼지 않고 있으신 건 아닌가요 ?

애초 당신 의도하시던 바 대로,
당신 이리 매몰차게 팽개쳐주신 은총 덕분에
난 지금 철저하게 충분히 오래오래
괴로움에 시달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