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는 모두 어디로인가 가고있습니다
본능속 아로새겨진 숙명을 따라,
각자에게 주어진 운명 극점 향하여
쉬지않고 갑니다

이 세상 어디선가 이유없이 울고있는 그녀
실은 나때문에 울고 있음을
전부터 나는 압니다
엊그제까지는 그 어디에서든 얻기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이곳에서는
어쩔 수 없이 나 잃고 꿈 묻어놓은 채
살고있습니다

세상의 반 이상 잃어버리고
내 삶의 대부분도 놓쳐버렸습니다

궤도 이탈한 행성처럼
일상 일탈한 어두운 삶,
잔인한 현실의 잔혹한 풍자가
태고의 원시림으로 빽빽히 우거져
눈은 떴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길게 자면서 긴 꿈 꾼 것 같았는데
아무래도 꿈은
깨어나기 전 아주 짧은 순간에
길게 꾸어졌던 모양입니다

그녀의 꿈 꾸길 바랬는데
간밤에도 또 뒤숭숭한 꿈만 꾸고 말았네요

그녀에게도 들려질까요 ?
미치도록 돌고 도는 숙명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내 속에서 통곡하는 이 소리가

내게도 고독해질 권리 아직 있거늘
나의 고독,
몽상의 고독,
내 몽상들의 고독 말입니다

가슴속에는 그녀의 그리움 무게가 실려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세월 지나야
그 무게에 익숙해질 수 있을런지요
그 세월 헤아리듯
한걸음에 한걸음 더하는
두다리 달려졌으니

리듬 맞춰 내 삶의 춤 추면서
쉼없이 움직여
삼십분 주어진 하루 정량 실외운동
허우적허우적 뺑뺑이 걸음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