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시리도록 아름다운 계절
깊은 가을의 아침은 마음 설레게 한다

가사도 모르는 로큰롤가락 라디오 소리 맞춰
손바닥 장단으로 흥얼거리면서
네게 주어진 최대한의 자유 흠뻑 누리고프면
숨 크게 들이쉬어 보라

스산한 삭풍 막아줄 옷 나누어받았고,
칼잠일지라도 등 붙일 공간 마련되어있고,
하루 세끼 어김없이 따박따박 챙겨 먹여주니
원초적 본능은 이미 보장받은 셈,

가축보다는 그래도 나은 삶이니
이만하면 족하다 할 수 있는 것이더냐 ?

과시 만족이라곤 모르는 소갈머리로
갈짓자 걸음걸이
미꾸라지처럼 거슬러 헤쳐온 인생살이,

해 갈수록 나아지지 못할망정
하늘 향해 종주먹 치켜 들이대면서
불평불만만 늘어놓고
어째 나날이 세상 무서운 줄 모르더니만

결국 골라잡은 데가
고작 여기란 말이냐 ? 것 참 !

그래, 뜨거운 맛 보고나니 이제 좀 감이 오냐 ?
엄중한 삶의 경고, 그렇다면
사람은 누구나 늙으면 현명해지는 대신
비겁해지기 쉬운 까닭을
얼른 깨달아라

이제 지천명을 지나 한갑자 좇아가는 네 삶속에
더 이상은
젊음과 늙어감의 혼란 가운데서
미혹되지도 마라

훗날, 이 문 나서거든
겨울 준비하는 열정적 완숙과
절제된 젊음 조화시켜
삶의 가을은 접고 남겨진 내일로 나아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