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비웃진 마시죠
이 거래는 애초 잘못되었습니다
마침내 저는 제가 틀렸다는 걸 알았습니다

지금 당신은 존재하고 있고 항상 존재했었습니다
이곳 절망에 빠진 사람들 눈에서
저는 당신을 보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밝은 빛과 높은 종탑 있는 잘 지은 교회 아니라 바로 이곳이
진정한 당신 집이며
당신 잃어버린 사람들이 당신 찾게되는 곳이었습니다

당신은 존재하고 있으며
당신은 존재해야 합니다
그동안 당신 홀대한 것에 대해
어렵사리 당신께 용서를 빕니다

벌은 받지 않은 채
배신하며 거짓을 말하고 뻔뻔스레 죄 지어오다가,
제가 필요하자 이제 와서
당신을 찾는 것에 대해선 진짜 용서를 빕니다

사실 용서라는 것이
그런 식으로 싹트는 건 아니리라 생각은 합니다
용서란 요란한 깨달음의 팡파르와 함께 싹트는 게 아니라
고통이 소지품 모아 짐꾸린 다음
한밤중 예고없이 조용히 빠져나갈 때
함께 싹트는 거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