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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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孤島의 默示錄... 토해낸넋두리前  


  "* 孤島의 默示錄... 토해낸넋두리前"
출판 예정 두번째 詩集의 제목입니다.

林森의 인생에 있어서 또다른 전환점이 되는 시기의 시작인
2008년 후반기부터 2010년 전반기까지
약 2년 정도의 기간 동안
마르지 않는 샘물인 양
정말 많은 量의 詩를 짓게 됩니다.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역경의 나날을 헤쳐나오면서
量産된 詩이니만큼
어딘가 모르게 어둡고 비감어린 내용과
칙칙한 파스텔톤 색깔의 詩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원한 시대의 방랑자 다운 林森의 詩心과
언어의 마술사로 불리우는 詩語의 조화가
오묘하게 조합을 이루고 있는지라,

독자들로 하여금 고개를 끄떡이게 만들고
한 데 어울려 함께 눈물짓는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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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이 내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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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창문틈으로 보이는 바깥엔 햇빛이 수정발 친듯 찬란합니다
바람 건듯 불 때마다 남아있던 꽃들 서둘러 지고 있습니다
살랑 불어오는 잔바람끝에 낙화한 꽃잎들 마르는 향 실려옵니다
지금 세상은 우물속인 양 고요합니다
여름이 익어가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내게 당신은 유배지에서 만난 마지막 여인이었습니다
당신은 공교롭게도 내가 사랑에 대한 모든 기대의 깃발 소거하고,
냉소와 경멸로 침을 뱉고,
일탈의 세상으로부터 등 돌렸을 때,
그 등뒤에서 은밀하게 줄 서 기다리고 있던 무엇이었습니다

하지만 기이한 만남이 폭풍치듯 이루어지고
두 사람의 존재속에서 뻗어나온 열정이라는 동물성 넝쿨에 갑자기 뒤엉킨 뒤에도
내게 한동안은 의문과 부정과 망설임과 자기검증 필요한 건 숙명이었습니다

오랜 세월의 체험 통해 습득한 비교치와 지나간 인연들에 대한 달관의 시야가
갑옷처럼, 투구처럼, 견실한 성벽처럼 무언가를 완벽하게 막고 있었습니다
새로운 사연이 사랑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사랑을 일종의 의심스러운 적으로 간주한
맹렬한 전투 먼저 치룬 셈입니다

뭉친 실타래가 한올씩 더디게 풀려지던 인고의 시간들이 줄을 서고,
한동안은 그냥 흐르고,
그리고는 마침내 화전민처럼 떠다니던 내 마음이 땅으로 내려섰습니다
흩어지는 구슬같이 하루와 하루가 망각속으로 지워지던 그런 날들 비로소 멈추게 되었습니다

알고보니 현재란 지속에 대한 측정이었습니다
눈을 떠보니 아주 가까운 곳에서도 현재라는 하나의 시간 계속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자연성으로부터 경계를 가진 배타적 몸으로,
무의식으로부터 의식으로,
외부로부터 내부로,
불행 습관에서 행복의 입맛다심으로,
그저 건조할 뿐인 체념에서 어떤 것을 추구하는 소망으로,
찰나의 순간에서 영원의 향상성으로....
나는 어느새 변해졌습니다

해서 나 이제 당신에게 긴 진실을 고백하려 합니다
뭐든 다 아는 체 허세를 부리고 있었을지라도 난 애초 당신을 만난 그 때
본질적 사랑이 무엇인지는 미처 모르고 있었습니다
실은 아주 작은 아이보다도 더 몰랐던 겁니다
당신을 만나면서 대체 내게 무슨 일이 생긴 건지,
정작 어떻게 처신해야할지도 도무지 몰랐습니다

오히려 당신을 통해 남몰래 사랑 배우며 시간 가면서 보여지는 무수한 문들을
하나하나 열어보았습니다
그것이 나자신의 내부에 난 미로의 문들인 것도 모르고 말입니다
결국은 당신이 내 내부에 묻혀있었던 사랑의 비밀을 전부 다 연 것이었습니다

당신은 매몰된 채로 죽어갈 수도 있었던 내 남은 생애속 사랑의 비밀을 모두 풀어주었습니다
그럼으로 나 한 여인을 사랑하는 남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나 사랑을 사랑하는 남자로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나 이 세상 거듭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당신 내게 더불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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