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은 호기심의 창고,
호기심은 욕망의 전령,
세상으로부터 끊임없이 버림받았던 나

언제나 불안 때문 고통스러웠지만,
불안에 겁먹지 않을 수 없었지만,

그때마다 인연은 흥분의 옷 입고
불안속으로 불안보다 더 크고 빠르게
침투해왔지

점묘화처럼 현란하게 쏟아지는,
발랄한 희언같은,
이렇게나 많은 말들 아랫도리 응고시키는
당황의 극점에는
오히려 어떤 표정 숨어있을 지도 모르겠어

의도적이랄수도 있을 태연함
일찌기 누구도 내게
가르쳐준 적 없었지만
소멸되지 않은 남성성에
새발의 피만큼은 자긍심 가져도 된다,
그리 생각하나보다

고환속 생산된 내 아까운 정액들
사출되지 못해 생기 잃은 채
차근차근 늘어져 엉겨붙다가

그렇게나 어린 영혼들,
제 집인 몸구석
주변이나 윤곽 객관적 살피더니
을씨년스런 육체
더이상 머무르는 건 의미없다
스스로 판단해 길길이 날뛰는구나

아무리 그래도
이 나이에 몽정은 조금 주책맞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