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랏줄에 묶인 마즈막 평화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반생의 뒤안길
옹기종기 모여 깃털 빠진
비둘기 암컷 떼

가려진 꽁지 밑 사추리 어딘가에는
나름 새 생명 잉태하는
자궁도 달려는 있을 터,
혼란스런 내일 털어버리고자
질어터진 뻘흙에 머리 처박고
거친 들숨 모두쉬어
가쁘게 가쁘게 빨아마시는 대지의 열망

들어차는 새벽기운에
되살아나는 사지육신
염통에, 허파에, 창자에, 밥통에,
꼿꼿이 발기한 물건에, 그리곤
핏줄따라 피어난 머리통 구석구석
사랑 꽃핀다

이내
헤벌쭉 벌어진 입웃음새
자유 질질 흘러내릴 제
같이 묻어 흐르는 눈물에
억장 무너지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