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유리창 훑어내고
바람이 슬라브지붕 짓밟아대고
바람이 기이한 흐느낌 만들고
바람은 늘 살아있는데

바람앞에 설 때 나는
웃음 자아내게 하는 인간이었는가 ?
웃음 터뜨리는인간이었는가 ?

바람닮은 내 사랑은 커피같아서
처음엔 너무 뜨거웠고
적당하다 싶은 순간은 아주 잠깐이었으며
이내 곧 식어버렸느니,

뜨겁던 성하,
지난 염천 계절바람 불 때
학질걸려 부들부들 떨면서도
사랑만 앙망하던 절체절명의 궁박한 경우

내부세계 지향하는 미스터리와 모험
행복 컨설팅으로 익어가니
옹졸한 일이라 담금질한 채찍 휘둘러도,
고민 아무리 해봐도,
추정컨대 나는 영영 무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