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이 지금 보니 설흔살이 넘었는데,
너무너무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워서
언제 어디서든, 나 무엇을 하고있든지
그 아이 생각만 하면 절로 힘이 샘솟고
가슴 따뜻해지며 벅차올라

마냥 뿌듯하여 밥을 안먹어도 배가 이만큼이나 불러
만일 그 아이가 내게 없었다면
오늘 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
버거운 이 현실을 어찌 견뎌낼 수 있었을까 ?
내 평생동안 그 아이가 내게 준 행복과 기쁨은
하늘이 내려주신 축복 가운데도 단연 으뜸이지

혹여 남들은 날더러 빈 말 하지 말라고 비아냥거리며
돌아서서 손가락질 할지 모르지만
난 전혀 괘념치 않아
내 생에 남은 날들 끝까지 다 모아모아,
아니 내 삶 다한 뒤 나 죽어서까지라도 아마
나는 딸아이에게 고마워하며 지낼 게야

그 고운 내 아이 이제부턴 정말 행복하게 살아야 할텐데
오래오래 건강하게 잘 살아야 할텐데
남편사랑 듬뿍 받으며 아들딸 잘 낳고
고생없이 질곡없이 다복하게 살아가야 할텐데

못난 애비 만나진 업보 숙명 훌훌 털어버리고
가족들 부양 때문에 지고있는 십자가짐 다 내려놓고
자기인생 자기만족 한껏 누리면서
그 아이의 날들로 만들어가야 할텐데....

....친애하는 P형 !
오늘 저녁에는 유난히도 달빛이 좋네
저 달속에 사랑하는 내 딸아이의 얼굴이,
환하게 웃고있는 어여쁜 모습이 투영되는구만

그 아이 그리면서
그 아이의 소망과 바램이 이루어지길 기원하면서
이 저녁도 나는 내 살아가는 참의미를 다지고 있는 거라네
이럴진대 우리,
내내 강녕하고 건승토록 애쓰자구

2011년 한가위 달 보며 벗 림삼 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