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마당이라면
참말 나는 똥인 채 가긴 싫었었는데....

이렇게 똥냄새 왕창 흘리며
거처랍시고 기어들어가면
집안팎 구석구석
똥냄새 배일텐데
불쌍한 내 식솔들은 어찌한다냐 ?
이건 뭐 똥밭도 아니고 -

이토록 똥덩어리 잔뜩 바른 채
품이랍시고 굴러들어가면
보이는 공간 족족
똥덩어리 묻어날텐데
죄없는 내 가족들은 어찌될까나 ?
이건 뭐 똥통도 아니고 -

이리도 똥물 흠뻑 뒤집어쓰고
영역이랍시고 스며들어가면
온 동네 여기저기
똥물 튈텐데
애틋한 내 살붙이들은 어찌 살아갈꼬 ?
이건 뭐 똥개도 아니고 -

긴긴 시간
똥자국 지워질까 무진 기둘렸건만
험한 망상
못된 공상
헛된 상상으로
다람쥐 쳇바퀴 허송세월 키우느라
나름 애조차 못써보고

염통에도 대갈통에도 씨불알에도
무럭무럭 넘쳐나더니
사지육신 실핏줄 매디마다
온통 피고름으로 흘러내리는
똥 똥 똥 똥 똥 똥 똥,

안즉도

똥 흔적 이리도 절절하니
과시 내 인생은
속속들이 똥 되어버린 겐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