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밤에는,
나 마주한 시간들 날 내리누르는 듯 하여
새된 비명 지른다

아니,
목구멍에서 맥젓게 비명 질러졌다는 게
그냥 맞다

비명이,
저절로 몸안에서 솟구치는 소리
문득 들린다

그 소리,
몸에서 갈라져
밖으로 빠져나가는 영혼으로 느낀다

밤이면 밤마다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자신 말살하는 악행 일삼느라
잠못드는,
새들새들해진 면상가죽
제발 잠좀 푹 자봤으면,

허나,
허위로 씰그러진 표정만으로도
훗날 어렴풋 기억하려면
끝내 넋만은 결코 놓쳐선 안돼

마지막 밤 오면
마침내 잠잘 수 있으리란 진실
붙잡으려거든, 하물며,

진실의 반대어는
허위가 아니라 망각이라 했던가 ?
라틴어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