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봄일망정 오늘도
곧게 뻗은 나무수피
서늘한 광휘 뿜어내니

은빛 나무 틈바구니로는
덤불이 만든 녹색그늘 서서히 엉켜들고
수련 연못 부유하듯
햇살은 외줄타기로
나뭇잎 위에서만 부유하누나

갑작스레 되살아난
하얀 사막 바하리아오아시스는
쪽빛 파도의 바다로 난 기차길 자궁삼고

그 바다위
시간과 공간 이어주는 역사랍시고
생뚱맞게 교차로 교통정리 맡고나섰는데

새발자국 보고 한자 창안한
네눈박이 창힐의
위대한 태고적 업적이
오늘의 대국역사 잉태할 거라
미처 몰랐거늘

나의 오늘 이 고행
훗날 어떤 역사로 기록될 건지,

태양은 잿빛,
대기도 잿빛,
하늘은 햇살 대신
눅눅한 숨결만 쏟아내며
바람 한올도 아끼고 있건만

곳곳에는 사람 형상 잿빛 그림자들
사막선인장처럼
오늘도 하릴없이 서서,
역사만들기
편들고 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