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선택
14권의 시집에 총 1,720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 감사의 계절에 눈물 내리고... 토해낸넋두리後  


  "* 감사의 계절에 눈물 내리고... 토해낸넋두리後"
예상하고 있는 출판 계획 상으로 보자면
세번째 詩集이 될 詩들의 묶음입니다.

2010년 후반기부터 2012년 봄까지의 詩를 모았습니다.

역시 힘든 세상살이의 단면을
그대로 적나라하게 표현한 詩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고달프고 버거운 현실에도 굴하지 않고
새롭게 거듭나는 미래의 또 다른 삶과
행복의 추구에 관한
보헤미안 林森의 깨달음의 속내가
절절하게 배어나고 있습니다.

비단 詩人 만의 이야기가 아닌
세상 모두의 이야기이며,

그렇기에 누구나가 스스로
화수분처럼 솟아나는 이야기의 주인공이라 여기면서
차례 차례 감상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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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하수 *



시작노트

" 은하수 " 詩作 note

예컨대 ‘은하수’라는 주제나 소재로 만들어진 창작물은 정말 숱하게도 많다. 비단 시 뿐만이 아니라 소설이나 다른 문학의 장르는 물론 그림이나 사진이나 춤과 음악, 연극과 영화, 그리고 각계 각층의 퍼포먼스를 망라하여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범주에서 은하수라는 내용은 인간의 꿈과 낭만을 대변하는 가장 대표적인 소재 중의 하나다. 계절, 밤, 하늘, 별, 이렇게 주제를 연계시키다 보면 그 정점에 은하수가 오롯이 존재한다.

사전에서는 ‘은하수’를 ‘맑은 밤하늘에 보이는 회백색의 성운(星雲). 천하·천강·천황’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은하계(銀河系)가 강처럼 보인다고 하여 ‘은하수·천하(天河)·천강(天江)·천황(天潢)’ 등으로 부르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의 대표적인 표현은 은하수로 알려져 있으며, 중국에서는 한수(漢水: 큰 강)가 하늘로 상천해서 된 것이라고 하고, 일본에서는 주로 천하·천한(天漢)이라고 한다. 이 성운에 대해서는 비교적 세계적으로 널리 신화화 되어 있다.

별의 무리가 구름처럼 보여서 성운이라는 은하수를 하늘에 있는 강으로 생각한 것은 다른 별들을 의인화된 인격신으로 보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은하수는 ‘칠월칠석’날 ‘견우’와 ‘직녀’가 만나야 하는데, 다리가 없어서 만날 수 없는 사연을 알고 까막까치들이 모두 하늘로 올라가 은하수에 다리를 놓아 두 연인을 만나게 했다는 견우·직녀의 신화를 통해서 우리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까막까치들이 은하수에 놓은 ‘오작교(烏鵲橋)’는 ‘춘향전’ 속에 사랑의 다리로 등장하기도 한다. 또한, 무속신앙에서는 죽으면 은하수를 건너 저승으로 간다고 생각하여 죽은 이의 영혼을 은하수 밖으로 보내는 제차를 행하기도 한다. 이 때 무녀가 입는 무복은 ‘몽두리’라고도 하고 ‘은하수몽두리’라고도 한다. 은하수는 우리말로는, ‘용(龍)’의 옛말인 ‘미르’가 변한 ‘미리’와 ‘천(川)’의 ‘내’를 합쳐 ‘미리내’라 부른다. 맑은 시골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하늘을 가로지르는 뿌연 빛의 띠를 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은하수, 즉 ‘우리 은하’의 모습이다.

우리는 은하수를 통해 우리 은하의 단편적인 모습을 볼 수 있지만, 숲 속에서 숲 전체의 모습을 보기 어려운 것처럼 우리 은하의 모습을 두루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전파를 통해 우리 은하는 ‘막대나선 은하(Sbc형)’에 속하며, 지름은 약10만 광년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었다. 태양계가 속해있는 우리 은하 원반부에는 별과 성단, 성간 물질이 많으며, 두 개의 나선 팔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명확히 확인되었다. 최근 연구 결과로 우리 은하 중심에는 지름 24km 크기의 블랙홀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은하수는 1610년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최초로 망원경으로 관측했으며, 수많은 별의 집단이라는 것도 알아냈다. 우리 은하의 중심부는 ‘궁수자리’ 방향에 있으며, 은하면은 북쪽의 ‘카시오페이아자리’에서 남쪽의 ‘남십자자리’까지 이어진다. 즉, 은하수는 우리 은하 팔에 존재하는 수많은 별들의 집단인 것이다. 우주에는 우리 은하 뿐만 아니라 다양한 외부 은하들이 많이 존재한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은하는 우리 은하로부터 가장 가까운 ‘안드로메다 은하’이다.

처음에 사람들은 안드로메다 은하가 별의 작은 집단인 성운일 것이라 생각하여 ‘안드로메다 성운’이라 불렀다. 1923년 ‘에드윈 허블’이 ‘월슨산’에 설치된 망원경을 이용해 안드로메다 성운이 가스와 먼지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별들이 모여 이루어진 것을 확인했다. 또한 ‘세페이드형 변광성’을 찾아내 이 은하가 우리 은하의 바깥에 있음을 밝혔다. 즉, 성운이 아니라 은하계 밖의 외부 은하라고 인식한 것은 아직 100년도 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에는 은하를 연구하여 우주 팽창을 알아내는 등 많은 연구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아직 연구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은 신비로운 은하들을, 그리스 신화에서는 국민적 영웅 ‘헤라클레스’가 갓난 아기일 때, 여신 ‘헤라’의 유방을 세게 빨았기 때문에 젖이 솟구쳐서 은하수가 되었다고 하며, ‘가락시아스(젖의 강)’라고 불렀는데 영어의 ‘밀키웨이(Milky Way, 젖의 길)’는 여기에서 나왔다.

한 편 이에 대해서는 은하수를 ‘천상의 길’이라고 보는 민족이 많다. 이집트에서는 여신 ‘이시스’가 악신 ‘티혼’에게 쫓기었을 때 쏟은 ‘보리이삭의 길’이라고 하며, 현재의 시리아와 페르시아에서도 ‘짚의 길’이라고 한다. 그리스에서는 신들이 올림포스의 궁전에 모이는 ‘은색의 길’로도 보았다. 또한 ‘사자의 혼이 천국으로 가는 길’로 보는 민족도 많다. 스웨덴의 ‘겨울의 길’, 아메리카 원주민의 ‘혼의 길’도 그 예이며, 핀란드에서는 망령이 새가 되어서 은하수를 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새의 길’이라고 부른다.

이렇듯 다양하고도 변화무쌍한 상상의 날개를 펼칠 수 있게끔 우리에게 감성과 낭만의 보고로 자리매김한 은하수이니 만큼, 대부분의 창작 방식은 사랑과 영혼, 또는 평화와 행복 등으로 공감대를 형성시켜 나가는 것이 보통의 방식이다. 은하수를 소재로 하면서 슬픔이나 불행, 또는 고통이나 퇴폐를 논하는 창작인은 없다. 설사 죽음과 맞닿아 있는 어떤 형이상학적인 주제를 다룬다 하여도 그 주제는 결국 사랑으로 승화되는 것이 거의 불문율로 되어 있다. 그만큼 은하수의 힘은 가히 절대적이다.

필자도 예외는 아니라 모처럼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근심 걱정 없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되었고, 푸근하고 너른 어머니의 품과 고향의 느낌을 온전히 맛스러운 시어에 담아보려 애쓴 흔적이 엿보인다. 역시 은하수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평화와 안식의 보고다. 피폐해지기 쉬운 일상과 현실의 벽을 너끈하게 무너뜨리고, 상실되었던 사랑의 감정마저 부활시키는 마력과 매력을 지닌 하늘의 불가사의, 은하수를 말한다.

민족문학사에 길이 남을 걸작 ‘토지’의 작가 ‘박경리’가 지은 ‘은하수’라는 작품이 있다. 이산 가족의 아픔과 고통을 다루고 있는 작품인데 내용이 서정적이고 잔잔하다. 주인공인 ‘선영이’는 노래에 소질이 있는 착한 마음을 가졌다. 동생 ‘경수’와 엄마가 전쟁 때 행방 불명이 된 아빠의 가족을 만나게 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다룬 내용이다. 서울아저씨가 아빠와 너무 닮았다는 복선으로 관계가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선영이네를 거지 취급하는 외숙모와 외사촌 ‘미옥이’, 경수의 눈을 못 보게 만든 장본인이라는 죄책감으로 선영이와 경수를 돌보는 음악선생님이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선영이네가 어려움을 겪지만 이상하게 그 속에서도 부드러움이 느껴진다. 선영이의 마음씨 때문인지... 선영은 미옥이한테도 심한 구박을 받지만 외삼촌이 감옥에 간 후에는 잘 지내게 되고, 미옥이네 집에 불이 났을 때 미옥이를 선영이가 구해줘서 외숙모도 사람이 좋게 변한다.

경수의 눈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음악 콩쿠르에 참가하게 된다. 거기서 1등을 하게 되는데 바로 그 회사 사장이 전쟁 때 헤어진 손자들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어린이사업을 주최하는 것이었고, 바로 선영이의 할아버지였다. 그 후 경수는 시력을 되찾고, 요양원에 있는 엄마는 병이 다 나아 함께 살게 된다. “둥근 달 밝은 달 / 산들 바람 타고 와 / 한없이 한없이 / 어디까지 가아나 / 은하수 강물에....” 내용이 갑자기 결말을 향해 달리고 마무리 지어지는 느낌이 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하다.

물론 우리가 생각하는 대작 ‘토지’의 작가라는 선입관을 갖고 읽어서는 안 되는 소품의 성격이 진한 작품이지만, 은하수라는 주제를 진솔하고 소박하게 풀어간다는 의미에서 청소년이나 학생들에게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 어차피 우리가 은하수라는 존재를 가슴으로 대할 때 느껴야 하는 것은 지식이나 상투적인 학습의 의미가 아니라, 보다 더 근원적이고 진실한 인성과 본연의 인간성이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와 마음가짐은 오직 더불어 살아간다는 공존의 마음이어야 할 것이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삶의 행복과 불행의 몫, 행복하다고 생각하면 행복해 보이고 불행하다고 생각하면 불행한 것이 아닐까? 놓여진 현실에 집중해서 원하는 바에 대해 염원한다고, 그렇게 마음먹으면 세상은 그렇게 보일 것이며, 결국 그렇게 이루어지리라 믿어야 한다. 주인공은 바로 나 자신이다. 좋은 생각, 바른 행동, 매사 발전적인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면서 자신만의 좋은 방향으로 만들어보자. 지금 나 자신의 모습은 나 자신의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내일 다른 위치에 있고자 한다면 자신의 생각을 바꾸면 된다.

오랜만에, 상담 신청자였던 어느 여성의 고백을 옮겨보기로 한다. - 안녕하세요. 33살 먹은 주부에요. 32살 때 시집와서 남편이랑 분가해서 살았구요. 남편이 어머님 돌아가시고 혼자 계신 아버님 모시자고 이야기를 하더군요. 어느 누가 좋다고 할 수 있겠어요. 그 일로 남편이랑 많이 싸웠어요. 위에 형님도 있으신데 왜 우리가 모시냐고, 아주버님이 대기업 다니셔서 형편이 정말 좋아요. 그 일로 남편과 싸우고, 볶고, 거의 매일을 다투었어요.

하루는 남편이 술 먹고 울면서 말을 하더군요. 뭐든 다른 거는 하자는 대로 다 할 테니까 제발 이번만은 부탁 좀 들어 달라구, 그러면서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남편이 어릴 적 엄청 개구쟁이였대요. 매일 사고치고 다니고 해서 아버님께서 매 번 뒷수습하고 다니셨다고 하더라구요. 남편이 어릴 때 골목에서 놀고 있는데 지나가던 트럭에 받힐 뻔한 걸 아버님이 보시고 남편 대신 부딪히셨는데, 그 것 때문에 지금도 오른쪽 어깨를 잘 못 쓰신대요.

그리고 아버님 하시던 일이 막일이었는데, 남편이 군대 제대하고도 26살 때 쯤까지 놀고 먹었더랍니다. 아버님이 남편을 늦게 낳으셔서 지금 아버님 연세가 68세 되세요. 남편은 33살이구요. 60세 넘으셨을 때도 막일 하시면서 가족들 먹여 살리고 고생만 하셨다네요. 막일을 오래하면 시멘트 독이라고 하나, 하여튼 그거 때문에 손도 쩍쩍 갈라지셔서 겨울만 되면 많이 아파 하신다고 하더라구요.

평생 모아오신 재산으로 마련하셨던 조그만 집도 아주버님이랑 남편 결혼할 때 집 전세 장만 해주신다고 팔으시고, 지금 월세를 사신다고 하구요. 그런데 어머님까지 돌아가시고 혼자 계신거 보니 마음이 아파서 눈물이 자주 난다고 하더라구요. 저희요. 전 살림하고, 남편 혼자 버는데 한 달에 200만원 정도 벌어와요. 근데 그걸로 아버님 오시면 아무래도 반찬도 신경 써야 하고 여러 가지로 힘들 거 같더라구요.

그리고 임신도 해서 애가 3개월인데, 형님은 절대 못 모신다고 못 박으셨고, 아주버님도 그럴 생각이 없다 라고 남편이 말을 하더라구요. 어떡합니까? 저렇게 까지 남편이 말하는데. 그래서 네 달 전부터 모시기로 하고, 아버님을 모셔왔습니다. 처음에 아버님이 오지 않으시려고 자꾸 거절을 하시더라구요. 늙은이 가봐야 짐만 되고 눈치 보인다면서요. 남편이 우겨서 모셔왔습니다. 모셔온 첫 날부터 여러모로 정말 신경이 쓰이더라구요.

그런데 우리 아버님 매 번 반찬 신경 써서 정성껏 차려드리면 그걸 드시면서도 엄청 미안 해 하십니다. 가끔씩 고기 반찬이나 맛있는 거 해 드리면 안 드시고 두셨다가 남편 오면 먹이더라구요. 그리고 저 먹으라고 일부러 드시지도 않구요. 거기다가 하루는 장 보고 집에 왔는데 걸레질을 하고 있으시기에 보고 놀라서 걸레 빼앗으려고 했더니 괜찮다고 하시면서 끝까지 청소 다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식사하시면 바로 들고 가셔서 설겆이도 하십니다. 아버님께 하지 마시라고 몇 번 말씀드리고 뺏어도 보지만 아버님은 그게 편하다고 하십니다. 제가 왜 모르겠어요. 이 못난 며느리 눈치 보여서 그렇게 행동하시는 거 압니다. 저도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픕니다. 남편이 몰래 아버님 용돈을 드려도 그거 안 쓰고 모아두었다가 제 용돈 하라고 주십니다. 그런데 어제는 정말 슬퍼서 펑펑 울었어요. 아버님께 죄인이라도 된 듯해서 눈물이 왈칵 나오는데 참을 수가 없더라구요.

한 달전 쯤 부터 아버님께서 아침에 나가시면 저녁때 쯤 들어오시더라구요. 어디 놀러라도 가시는 거 같아서 용돈을 드려도 받으시지도 않고, 웃으면서 “다녀올게.” 하시면서 매일 나가셨습니다. 그런데 어제 아래층 주인 아주머니께서 말씀하시더라구요. “오다가 이집 할아버지 봤는데 유모차에 박스 실어서 가던데~”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네, 그래요. 아버님께서는 아들 집에 살면서 돈 한 푼 못 버시는 게 마음에 걸리셨는지 불편한 몸 이끌고 하루 하루 그렇게 박스 주으시면서 돈을 버셨더라구요.

그 이야기를 듣고 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아버님 찾으려고 이리저리 돌아다녀도 안 보이시더라구요. 너무 죄송해서 엉엉 울었습니다. 남편한테 전화해서 상황을 말하니 남편도 아무 말이 없더군요. 제가 바보였어요. 진작 알았어야 하는데. 며칠 전부터 아버님께서 저 먹으라고 봉지에 들려주시던 과일과 과자들이 아버님께서 저렇게 일해서 사오신 것인지를 정말 몰랐어요. 못난 며느리 눈치 안 보셔도 되는데, 그게 불편하셨던지 아들집 오셔서도 편하게 못 지내시고 눈치만 보시다가 불편하신 몸 이끌고 그렇게 그런 일을 하고 있으셨다니.

친정에 우리 아빠도 고생만 하시다가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신 아빠 생각도 나고 해서 한참을 펑펑 울었습니다. 그 날 따라 아버님 웃으실 때 얼굴에 많은 주름과 손목에서 갈라진 피부가 자꾸 생각나면서 너무 죄송해서 남편이 아버님이랑 들어올 때까지 엉엉 울고 있었습니다. 남편이 찾으러 나가고 한 시간 좀 넘어서 남편이 아버님이랑 들어오더라구요. 아버님이 오시면서도 제 눈치 보면서 뒤에 끌고 오던 유모차를 숨기시는 모습이 왜 그리 마음이 아플까요. 오히려 죄송해야 할 건 저 인데요.

왜 그렇게 아버님의 그런 모습이 가슴에 남아서 지금도 이렇게 마음이 아플까요. 달려가서 아버님께 죄송하다며 손 꼭 잡고 또 엉엉 울었습니다. 아버님께서, 매일 나 때문에 너에게 미안하다면서 제 얼굴을 보면서 말씀하시는데 눈물이 멈추지 않았어요. 아버님 손 첨 만져 봤지만요. 심하게 갈라지신 손등과 굳은살 백인 손에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방 안에 모시고 가서도 죄송하다며 그렇게 계속 울었습니다.

아버님 식사 챙겨드리려고 부엌에 나와서도 눈물이 왜 그리 그치지 않던지. 제가 더 열심히 일해서 벌면 되니까 그런 일 하지 말라고 아버님께 확답을 받아낸 후 세 명 모여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밥 먹는데도 아버님 손을 보면서 자꾸 가슴이 아프더라구요. 오늘 남편이 노는 날이라 아버님 모시고 시내 나가서, 날이 좀 쌀쌀해져서 아버님 잠바 하나랑 신발을 샀습니다. 한사코 괜찮다고 하시던 아버님께 제가 말씀드렸어요.

“자꾸 그러시면 제가 아버님 눈치 보여서 힘들어요.” 이렇게 말씀드렸더니 고맙다고 하시면서 받으시더라구요. 그리고 집에서 아버님 심심하실까 봐 케이블 TV도 신청했구요. 아버님께서 스포츠를 좋아하시는데, 오늘 야구 방송이랑 낚시 방송을 보시면서 너무 즐거워하시 더라구요. 조용히 다가가서 아버님 어깨를 만져드리는데, 보기보다 정말 왜소하시더라구요. 제가 꽉 잡아도 부서질 것 만 같은 그런 아버님의 어깨, 지금까지 고생만 하시고, 자식들 뒷바라지 하시느라 평생 헌신하시면서 살아오셨던 아버님의 그런 자취들이 느껴지면서 마음이 또 아팠네요.

남편한테 말했어요. 저 평생 아버님을 정말 친아버지처럼 생각하고 모신다구요. 비록 지금은 아버님께서 불편해 하시지만 언젠가는 친 딸처럼 생각하시면서 대해주실 때까지 정말 잘 할 거라구요. 아버님! 제 눈치 안 보셔도 돼요. 제가 그렇게 나쁜 며느리 아니잖아요. 아버님의 힘드신 희생이 없으셨다면 지금의 남편도 없잖아요. 그랬다면 지금의 저와 뱃속의 사랑스러운 손자도 없을 거에요. 저 아버님 안 싫어하고 정말 사랑해요. 그러니 항상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사셔야 돼요. 그리고 두 번 다시 그렇게 일 안 하셔도 돼요. 저 허리띠 졸라 매고 알뜰하게 살게요. 사랑해요. 아버님... -

지극히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다. 누구에게나 있음직한 그저 그런 사연이다. 그런데 이 고백이 왜 그렇게 오랜 시간 필자의 마음에 깊은 울림으로 남아있는지 모르겠다. 삭막하고 각박한 이기주의가 가정까지 침범하여, 작은 정마저 훔쳐가버린 현대인들의 가난한 영혼에 잔잔한 감동을 주면서, 아마도 잊고 있던 뭔가를 흔들어 깨우는 청량한 사이다의 목소리가 묻어나는, 그런 내용이라서일 게다. 밤하늘의 은하수를 바라보면서 우리가 느끼게 되는 넉넉한 마음을 닮은, 그런 사랑스러움을...

미국에 ‘수잔 앤더슨(Suzanne Anderson)’이란여인이 어느 날 눈 수술을 받다 그만 실명하고 말았다.그래서 남편은 아내의 직장 출.퇴근을 도와주었다.얼마 후 남편이 말했다. “여보! 계속 이럴 수 없으니 내일부터는 혼자 출근해요.” 그 말에 남편에게 배신감을 느낀 그녀는 서러움에 이를 악물고 혼자 출.퇴근을 했다. 여러 번 넘어지며 서러워 눈물도 흘렸지만 점차 출퇴근이 익숙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버스를 탔을 때 운전기사가 무심코 말했다.

“부인은 좋겠어요. 좋은 남편을 두셔서요. 매일 한결같이 부인을 살펴주시네요.” 알고 보니 남편은 매일 아내가 버스를 타면 같이 타 뒷자리에 앉으며 아내의 출퇴근길을 말없이 등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살면서 때로는 서러운 눈물도 흘리고, 상처와 고독도 있지만, 그 때마다 나의 등 뒤에선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 내 곁에 나를 사랑하는 누군가가 없는 것 같으나, 내 뒤에는 그 누군가가 반드시 있다.

나는 그 사랑을 떠나도 그 사랑은 나를 떠나지 않는다. 사랑이 없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언제나 우리의 내일을 더욱 아름답고 보람있게 해줄 사랑이 존재하고 있다는 믿음을, 여름 밤 무수히 많은 빛 뿌리며 우리를 감싸주는 은하수에게서 배운다. 오늘 밤도 은하수는 우리에게 다정한 목소리로 말 걸어온다. “네가 세상의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 만큼 세상의 그 누구도 너를 사랑한단다. 너를 사랑하는 세상의 사람들은 은하수만큼이나 많고도 많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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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 마당 평상 누워 별 헤던 밤,
내 어린 시절 여름밤

금방이라도 초롱초롱 쏟아져내려
정수리 박힐듯하던 싸라기별

헤라여신 젖국물 하늘 흐른 자국
우윳빛 하늘강물 은하수

하늘에 핀 자운영 꽃밭
내 가슴 시리게 박힌 얼음조각

명치 깊숙히 꽂힌 은침대침
밤 다가도록 시리게 다가서던 추억

새록새록 다감한 미소로 별 다가서던 밤,
내 어린 시절 여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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