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는 그 자체만으로 완성된 형질은 아닐 거예요

생명유지에 필요한 운동에너지이고,
생명활동에 필요한 원천적 생기이고,
생명각성에 필요한 광솔의 횃불이고,

의식이 정오의 태양처럼 빛나는 존재는
결코 펼쳐지는 생명에 나태하지 않으며
의식이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이는 존재는
결코 자신만을 위해 생명 살지 않아요

사는 거 얼핏 쉬운 듯도 하지만
실상 그리 호락호락하진 않지요
매 시각의 생명이 인고의 연속인 걸요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가
어디론가 가는 게 생명이거든요

그렇게 끝없는 기다림만이 곧
바램이며 기대이며 희망이니까요

하지만 보다 나은 내일 기다리며 사는 거라면,
기다리는 사랑 그리워하며 사는 거라면,
기다림의 초조함 따위는
기다림도 없는 이의 생명보다는 그래도
백배쯤은 나은 법이지요

그대 부르며 언제나 목말라했던 건
노래하는 옛시인만의 넋두리였을까요 ?
그대 기다리던 나
한없는 갈증에 이리도 허덕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