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그저
우연히 주어지고,
숱한 우연에 따라 진행될지라도
내가 돌이키기엔 너무 멀리 와버렸어

삶이 오직
우연의 연속이어서
특별 의미 부여할 까닭은 없더라도
혹
우연히 주어진 삶에도 의미 있어야 한다면

나로 인해
네게 의미 있다는 건 몰라도 되리라

토해낸 말들
너절함 떨치려 한숨 크게 쉬고 나서
이별 아름답기를 바라진 않을만큼

네가 그리고 내가 닳았다는 건
참
다행스런 우연이다

충충한 욕구와 던적스런 행위로
맘껏 자신 짓이긴 후에라야
싫증나서 포기하는 마당일진대
아름다운 이별 ?

우연치고는 꽤나
의미 근사한 삶이네

그건 만남의 끝부분 그 저속함을 미화시키려는
뻔한 속셈이 만들어낸,
우연 가장한
신화일 뿐인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