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태고적 시절 부끄러운 기억 스물스물,

능동적변신으로 발휘하는 제우스 군림
힘받아 불끈거리고
감추고싶은 검은 욕망의 이야기 모락모락,
집약된 저수지에서 샘이 솟는다

부주의하게 잠들던 밤만 빼면
누리는 황홀경이 일으키는 창조성
까칠한 자존심으로 서로 아까워하다 보면
나름대로 곡절품은 삶의 나이테

온몸 새겨진 모습으로 한살 두살 드러나지리니

가뜩이나 뒤틀림같은 감각
몸 구조가 걸레처럼 쥐어짜이는 느낌으로
내 안에 있는 어떤 기억 뭉클뭉클 각성하는데

눈에 보이느니 온통
빨갛게 변한 하늘,

나 자신 간곡한 애원 거절하는 밀납의 눈물
말라 비틀어져도
과연 저러할까

제법 앙팡진 맛 남기곤 하는 찬 바람
옷깃 여미게 만드는데
아무런 심경 변화조차 없고
침전된 세월로 하여
알 수 없는 깊이 지닌 눈빛

예전과 다른
완강함으로 흘러 흘러 가니
실답지 못하여 부실한 이 슬픔
누가 놀아주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