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가을해는 정겨웠다

넘실 떠오르는 풍경있는 화수분,
완전 소중한 싹 돋던 여망,
바지게에 갇힌 노란 병아리떼
목청껏 어미 부르는 감미로운 음률 다음엔
손짓하는 여울소리,

그리곤 유유히 흐르는
간류의 물결 파장,
물돌이 감아내리면
먹구렁이 구불구불 풀밭에 새길 내고
동녘바다로부터 달려온 가을,
아름다운 길 따라 소망은 진즉에 하늘로 열고

평화스런 얼굴로 만면에 웃음띄던
어머님 주름이마에 땀방울 배어나
또르륵 이슬로
청아한 그 삶의 모습, 그리운 환영 하나

내 중도의 길에는
희망이 있었고, 친구가 있었고
하늘로 난 쪽문 반듯하니 달려있었거늘

지금은 다 떠나고 폐허가 된 땅거죽에
남은 새라곤 털빠진 까마귀 여나믄,
언젠가 다시금 찾아갈
오솔목 샛길 우으로
고향산천 변한 숨결

무심한 가을잎만 지고 있다
쌓이고 있다
덮이고 있다

그렇게 썩어가고 있다
오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