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사랑은 모방할 수 있지만
사람은 베낄 수 없다는데 6,786,153,919명 지구인 중
당신과 나 이리 만나진 건
인연 아니라 기적입니다

풍뎅이는 더듬이로 울고,
토끼풀은 꽃술 날려 울고,
싱숭생숭한 이 가을남자는 지금
최고로 행복한 울보라서
웃으면서
울고,

우리네 창자 속 흐드러지게 피어난
노란 민들레
꽃밭,
풍경 똑같은 곳은 이 세상 하나도 없다지만
너른 들판 젊디젊은 몸짓은
산뜻한 세상 가꾸어주기 때문

폴바셋 라떼 한잔 신선한 다향
물집 잡힌 뒷꿈치 위로하고,
목적지 없이 부표 흔들리던
갈팡질팡 여로 상한 목구멍에
안식 수놓아줍니다

기발한 미모의 상상력에
우연 미학까지 겹쳐진
치명적 유혹 유리꽃은
지구 뒤흔드는 매혹 복수로 우리 손짓하고

계곡물 비친
하늘을 하늘로 알아 빠져든
잠자리 날갯짓 보며 비웃다가,
무능함 알아차린 나
너무나도 죄송하여
뱅뱅 돌고나서,

사랑 한아름 대신 건네주곤
아직 오지 않는 날들을 위한 프리즘에
햇살 소담스레
모아담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