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 詩作 note

오래 전에 유행한 가요 중에 ‘타타타’라는 제목의 노래가 있었다. 가수 ‘김국환’의 히트곡이다.
“내가 나를 모르는데 넌들 나를 알겠느냐. 한 치 앞도 모두 몰라, 다 안다면 재미 없지. 바람이 부는 날엔 바람으로, 비 오면 비에 젖어 사는 거지....” 한 마디로 엄청난 가사다. 철학과 인생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그야말로 고금의 진리를 농축시킨 말이다. 예컨대 대중가요의 본분과 임무를 놓고 볼 때, 비교 불가능할 정도로 단연 압권이다.

거기다가 곡조까지 애절하여 한동안 숱한 사람들의 애간장을 녹이던 가요다. 그리고 시절이 흘러 이제는 흘러간 옛노래 정도로 취급받고 있지만, 지금도 이 노래를 곱씹노라면 소름이 끼칠 정도로 삶의 애환이 느껴진다. 허기사 세월이 흘렀다고, 시절이 변했다고, 삶의 곡절이 달라질 이유가 있겠는가? 언제나 그 자리에서 모든 사람들의 삶은 각자의 사연을 안고 이어진다만, 그 사연들이란 것도 따지고 보면 결국은 하나같이 판에 짜인 운명인 것을.

‘나’라고 하는 존재는 과연 무엇인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길지 않은 삶일지언정 한 평생 살아가야 하는 과제 앞에서, ‘나’는 대관절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쉽지 않은 의혹을 대하면 차라리 경건해진다. 비단 답을 찾아야 하는 건 아니다. 어차피 찾아봤자 알아차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냥 주어진대로, 삶의 궤도를 따라 줄창 걸어가면 되는 것을. 내 모습이건, 다른 사람들의 모양새건 딱히 특출날 것도 없고, 별다른 삶의 행보를 보여줄 수도 없는 것이다.

그래도 웬지 나만은 좀 달라야 할 것 같아서, 기왕지사 주어진 목숨줄이 허송세월로 낭비되어서는 안될 듯 한 강박관념에 오늘도 안달을 해보지만, 사실 결과는 신통치 않다. 허지만 그렇다손쳐도 실망할 일은 아니다. 매일 매일 이어지는 이 실패의 걸음들을 딛고 일어서서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로 삶의 목표이며 의미 아니겠는가?

필경 성공이나 승리와는 거리가 먼 결과가 기다리고 있다 해도, 겁내지 않고 도전해야 하는 것이 또한 우리의 의무이며 책임인 것이다. 그래서 앞 날은 알 길이 없다 해도 결코 두려워하거나 주저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살면 될 거다. 한 걸음씩 조심스레, 두 눈 똑바로 뜨고 걸어가면 될 일이다.

얼마 전에 친구로부터 전해 받은 사연에 200% 공감대가 형성되는 내용이 있었다. 남의 일 같지 않아 반복해서 읽으면서, 예전 같지 않은 필자의 몸 상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 일상의 기적! 덜컥 탈이 났다. 유쾌하게 저녁식사를 마치고 귀가했는데 갑자기 허리가 뻐근했다. 자고 일어나면 낫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웬 걸, 다음 날 아침에는 침대에서 일어나기조차 힘들었다.

그러자 하룻밤 사이에 사소한 일들이 굉장한 일로 바뀌어 버렸다. 세면대에서 허리를 굽혀 세수하는 일,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줍거나 양말을 신는 일, 기침을 하는 일, 앉았다가 일어나는 일이 내게는 더 이상 쉬운 일이 아니었다. 별 수 없이 병원에 다녀와서 하루를 빈둥거리며 보냈다. 비로소 몸의 소리가 들려왔다.

실은 그동안 목도 결리고, 손목도 아프고, 어깨도 힘들었노라, 눈도 피곤했노라, 몸 구석구석에서 불평을 해댔었다. 언제나 내 마음대로 될 줄 알았던 나의 몸이, 이렇게 기습적으로 반란을 일으킬 줄은 예상조차 못했던 터라 어쩔 줄 몰라 쩔쩔매는 중이다. 이 때 중국 속담이 떠올랐다. “기적은 하늘을 날거나 바다 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 걸어 다니는 것이다.”

예전에 싱겁게 웃어넘겼던 그 말이 다시 생각난 건, 반듯하고 짱짱하게 걷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실감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괜한 말이 아니었다. ‘아프기 전과 후’가 이렇게 명확하게 갈라지는 게 몸의 신비가 아니고 무엇이랴? 얼마 전에는 젊은 날에 윗 분으로 모셨던 분의 병문안을 다녀왔다. 몇 년에 걸쳐 점점 건강이 나빠져, 이제 그 분이 자기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눈을 깜빡이는 정도에 불과했다.

예민한 감수성과 날카로운 직관력으로 명성을 날리던 분의 그런 모습을 마주하고 있으려니, 한 때의 빛나던 재능도 다 소용없구나, 서글픈 마음이 들었다. 돌아오면서 지금 저 분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혼자서 일어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웃으며 이야기하고, 함께 식사를 하고, 산책을 하고, 그런 사소한 일이 아닐까? 다만 그런 소소한 일상이 기적이라는 것을 깨달을 때는 대개는 너무 늦은 다음이라는 점이 안타깝다.

우리는 하늘을 날고, 물 위를 걷는 기적을 이루고 싶어 안달하며 무리를 한다. 땅 위를 걷는 것 쯤은 당연한 일인 줄 알고 말이다. 사나흘 노인네처럼 파스도 붙여보고, 물리치료도 받아 보니 알겠다. 타인에게 일어나는 일은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크게 걱정하지 말라는 진단이지만 아침에 벌떡 일어나는 일이 감사한 일임을 이 번에 또 배웠다. 건강하면 다 가진 것이다. 오늘도 일상에 감사하며 살자! -

과연 지금도 나는 감사를 느끼고 있는지? 돌아본다. 우리들이 입으로는 늘 판에 박은 감사함을 외치지만 진정으로 느끼는 사람은 예상 외로 적은 것 같다. 어떤 인터넷 사이트 카페에 들어가 보니, 이런 재미난 글이 있었다. - 안구 하나 구입하려면 1억이랍니다. 눈 두 개를 갈아 끼우려면 2억이 들고, 신장 바꾸는 데는 3천만원, 심장 바꾸는 데는 50억원, 간 이식 하는 데는 7천만원, 팔다리가 없어 의수와 의족을 끼워 넣으려면 더 많은 돈이 든답니다.

지금! 두 눈을 뜨고 두 다리로 건강하게 걸어 다니는 사람들은 몸에 약 51억이 넘는 재산을 지니고 다니는 것입니다. 도로 한 가운데를 질주하는 어떤 자동차 보다 비싸고, 훌륭한 두 발로, 자가용을 가지고 세상을 활보하고 있다는 기쁨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그리고, 갑작스런 사고로 앰블런스에 실려갈 때 산소호흡기를 쓰면 한 시간에 36만원을 내야 하며, 눈코입을 가지고, 두 다리로 걸어 다니면서 공기를 공짜로 마시고 있다면 하루에 860만원을 버는 셈입니다.

우리들은 51억짜리 몸에, 하루에 860만원씩 공짜로 받을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할 일인가요?
그런데 왜, 우리는 늘 불행하다고 생각하는가요? 그 이유는 욕심이 많아서 그렇겠지요. 감사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기쁨이 없다고 합니다. 기쁨이 없다는 이야기는 결국 행복하지 않다는 말이겠지요. 감사하는 사람만이 행복을 움켜쥘 수 있고, 감사하는 사람은 행복이라는 정상에 이미 올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행복하면 되지, 거기에 속절없는 행운을 바란다면 욕심이지요. 오늘, 숨 쉴 때마다 감사의 기도를 드려야 하지 않을까요? -

이 글을 읽으면서 우리는 무엇을 생각해야 할까? 주어진 우리의 생명이 얼마나 소중하고 값진 것이라는 것을 추측이라도 할 수 있었을까? 우리는 이미 얼마나 행복의 조건을 많이 지니고 있었는지 깨닫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살아가는 법을 좀 깨우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의 고귀한 삶에 배신행위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가볍지 않은 문제이긴 하다.

가장 먼저, 살아가는 법을 배우자. 그러면 올바로 살아가는 법을 알게 될 것이다. 더불어 올바로 죽는 법도 알게 될 것이다. 훌륭하게 살아가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언제라도 죽을 준비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몸이나 병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자. 몸은 우리의 일부일 뿐, 결코 전체가 아니다. 우리가 이렇게 위대한 이유는 몸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감정과 통찰력, 직관을 지닌 존재들이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감정과 통찰력과 직관이 남아있다면 우리는 아직 우리의 자아를 잃어버린 것이 아니다.

또한, 화가 나면 화풀이를 하자. 항상 좋은 사람인 척 할 필요는 없다. 그저 좋은 사람인 때가 더 많은 사람이면 충분한 거다. 극도로 화가 났을 때는 그 감정을 밖으로 표현하자. 좌절하거나 화가 났을 때, 감정을 표출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아울러,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 자신을 동정할 줄 아는 사람이 되자. 자신에게 친절한 사람이 되자. 자신을 가장 가까운 친구로 삼자. 자신을 진실로 아는 자는 진실로 자신을 귀하게 여기며, 자신에 대한 귀한 존경심을 통하여 타인들을 자기처럼 귀하게 여겨, 시시때때로 배운다.

그리고, 타인의 도움을 받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님을 알자. 우리가 먼저 사랑하고 나면,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기꺼이 우리를 사랑하게 된다. 다만, 그들이 들어줄 수 없는 요구를 하지 않도록 조심하자. 너무나 짧은 우리의 삶에서 행복은 소중한 것이다. 가능한 한 즐거움을 많이 느낄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 놓자. 전혀 예상치 못한 때에, 뜻밖의 곳에서 행복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한 편, 슬퍼하고, 슬퍼하고, 또 슬퍼하자. 눈물을 흘리며 슬픔을 드러내는 것은 삶의 소중한 휴식이 되며, 우리에게 새로운 힘을 불어넣어 준다. 슬픔을 드러내는 것은 카타르시스와 위안을 안겨주며, 침착함을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슬픔의 끝이 슬픔일 수는 없다. 잃어버린 것을 슬퍼하며 울고 난 후에는 자신을 쓸모없는 존재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그런 생각의 끝에는 우울증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아직 남아 있는 것에 감사할 줄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정말로 해서는 안 될 일은 자기 자신을 쓸모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쓸모있는 존재가 될 수 있는 자기 나름의 방법을 찾자. 그러면서,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을 용서하는 힘을 기르자. 용서는 우리의 삶을 이전의 삶과는 아주 다른 새로운 삶으로 이끌어준다. 용서는 마음을 누그러뜨리고, 억울한 생각을 없애주며, 죄책감을 녹여준다.

파도는 해안에 부딪쳐 사라지지만, 바다는 사라지지 않는다. 바다의 일부였던 그 물결은 결코 사라지는 것이 아니며, 인류의 삶이 계속되는 한 우리는 파도가 아니라 바다의 일부다.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다. 물론 몇 가지의 제시한 상황들을 알고 실천한다고 해서 곧바로 행복과 직결된다는 것은 아니다. 삶이라고 하는 건 그렇게 단순하고 쉬운 일이 아니다. 언제나 많은 변수와 경우외의 요인들을 내포하고 있는 변화무쌍한 일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역경과 난관을 숱하게 부딪치며, 거기 떠밀려 넘어지기 일쑤다.

그러나 꿈이 있다면 그 어떤 고난도 헤칠 수 있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꿈이 없는 것은 아니다. 비록 꿈의 양이나 종류는 제한적일지 모르지만 그렇기에 그 꿈은 더욱 값지고 절박할지 모른다. 심장이 뛰고 있는가? 열정이 남았는가? 할 수 없다고 절망하고 있는가? 무엇 때문이라며 포기하고 있는가? 핑계를 대지 말자. 심장이 뛰는 한 절망은 없다. 열정이 있는 한 꿈은 이룰 수 있다.

힘내서 다시 시작하자. 두 손 불끈 쥐고 다시 시작하자. 세상은 도전하는 사람의 것이다. 꿈이 있는 한 나이는 없다. ‘해밀 조미하’의 ‘꿈이 있는 한 나이는 없다’라는 제목의 책은 우리에게 많은 꿈의 의미를 선사해주는 걸작이다. - 하루하루 일상에 파묻혀 꼬물대던 애벌레에게 어느 날 문득 까맣게 잊었던 어린 시절 꿈이 떠올랐습니다. 그러자 길가의 들풀도, 무심한 파란 하늘도 다시 보였습니다.

애벌레는 열정이란 먹이를 먹으며 자신을 조금씩 채워가기 시작했습니다. 힘든 날도 많았지만, 그럴 땐 고개를 들고 하늘을 보았습니다. 언젠가 자신이 날아갈 바다와 산맥을 떠올리면서요.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자 날개가 돋았습니다. 뾰루지 같던 날개는 어느새 온몸을 뒤덮었고, 마침내 애벌레는 맑고 푸른 하늘에 올라 반짝반짝 빛나는 하루를 맞았습니다. -

세상을 살다 보면 참으로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경험한다. 그런데 자신의 생각과 항상 같은 사람은 없다. 생김새가 각자 다르듯 살아가는 모습도 모두가 다르다. 살아가는 사고방식이 다르고 비전도 다르다. 서로 맞추어가며 살아가는 게 세상 사는 현명한 삶이지만, 자기의 생각만 고집하고 타인의 잘못된 점만 찾아서 이야기하길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먼저 남을 탓하기 전 나 자신을 한 번 돌아봤으면 좋겠다. 분명 자신도 남들의 입에 오르내릴 수 있는 행동과 말로 상처를 주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문제란,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때 정말 문제가 된다. 사람과 사람이 모여 살아가는 이 세상인데 해결하지 못할 문제가 그리 많을까? 서로 처한 환경이 다르기에 생각도 다르다는 것! 상대방이 처한 환경에 대해 마음 깊이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내 생각과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해준다면 다툼도 없고, 시기할 일도 없을 것이다.

“인간은 강과 같다. 물은 어느 강에서나 마찬가지며 어디를 가도 변함없다. 그러나 강은 큰 강이 있는가 하면 좁은 강도 있으며, 고여있는 물이 있는가 하면 급류도 있다. 그리고 맑은 물과 흐린 물, 차가운 물과 따스한 물도 있다. 인간도 바로 이와 같은 것이다.” 저명한 문학가인 ‘레프 톨스토이’의 말이다. 이어지는 나날들이 결국은 따로 따로 떨어진 개체들의 만남처럼 한 데 모여서 삶이라는 모듬을 형성하는 것이다. 그래서 하루들을 구성하는 하나 하나의 날이 한결로 소중한 날들인 것이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쉽게 자신의 하루들이 소중하다는 것은 깨닫지만, 그 하루 못지 않게 다른 사람들의 하루들도 필요하고 귀하다는 걸 미처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쉽사리 이기주의에 물들기도 하고, 양보나 배려보다는 독선과 아집으로 점철되기가 쉽다. 자신의 과오나 실수를 인정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의 잘못이나 허점을 헤집으려 하고, 그 약점을 빌미로 우위를 점하려고 하는 욕망에 몸을 맡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잘 살필 일이다.

어느 한 신사가 어머니에게 보내드릴 꽃다발을 주문하기 위해서 꽃가게 앞에 차를 세웠다. 그런데 한 소녀가 꽃가게 앞에 앉아 울고 있는 것이었다. 신사는 그 소녀에게 다가가 왜 우는지 물었다. 그러자 소녀는 신사에게 대답했다. “엄마에게 드릴 꽃을 사고 싶은데 제가 가지고 있는 돈은 저금통에 들어 있는 동전 몇 개가 전부라서요.” 신사는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나랑 가게 안으로 들어가자. 내가 꽃을 사줄게.”

신사는 소녀를 데리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 소녀에게 꽃을 사주고, 자기 어머니에게는 커다란 꽃다발을 보내달라고 했다. 신사는 가게를 나오면서 소녀에게 집까지 태워다 주겠다고 말했다. 소녀는 고맙다고 말하며 엄마가 있는 곳으로 안내하였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곳은 공동묘지였다. 차에서 내린 소녀는 만든지 얼마 안된 묘 앞에 다가갔다. 그리고는 “엄마!” 하면서 꽃을 내려놓았다. 이 소녀의 모습을 본 신사는 순간 크게 깨달았다.

그리곤 곧바로 꽃가게로 돌아가 어머니에게 보낼 꽃 배달을 취소하고, 그 중에서 가장 예쁜 꽃다발을 직접 사 들고 나와, 멀리 떨어진 어머니의 집으로 달려갔다. 우리는 수많은 것을 쫓아가며 살아가고 있다. 처음에는 사랑이나 믿음, 도덕과도 같은 높은 가치들을 추구했지만, 어느새 돈과 같은 수단적 가치가 목적이 되어버린 자신을 발견한다. 결국, 돌아보면 소중한 것은 도구가 아닌 마음임을 깨닫는다. 그것이 또 하나의 삶의 비밀이다.

오늘 나는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세상에는 아름다움이 많다고 말한다. 물론 아름답지 못한 것도 많지만 나를 위해서, 어두운 것을 말한다면 나도 마음이 어두워질테니까, 그건 말하지 않으련다. 슬픔도 괴로움도 말로 내뱉으면 즐겁지 못하고, 나의 심장과 세포를 쪼여들게 한다.
소심하고, 조심성이 많고, 세상 걱정을 혼자 다 하면서, 그러다가 혼자서 상처받고, 혼자 위로하면서, 그렇게 삭힌 것이 승화라 명명하곤 하지만, 나는 다시 사랑을 사랑한다고 말한다.

내 마음은 저 청명한 하늘을 향하지만 때로는 어두운 곳에 피는 악의 꽃처럼 되고도 싶다. 간혹 부정적으로 보고 싶은 적개심의 발로라고나 할까? 하지만, 나를 위하여 욕된 길을 버려야 하겠다고 말한다. 나를 해치려는 사람을 미워하면 나의 몸만 더욱 아픔일 뿐이고, 그 사람은 반성은 커녕 오히려 기세등등하기만 하던 걸 기억한다. 그렇기에 나를 위하여 용서라는 멋진 단어를 사용하라고 말한다.

그것이 이율배반이나 부조화일지라도 나를 위하여 그렇게 말하고 싶다. 언제나 사랑만이 세상의 가장 큰 힘이라고 부르짖으며, 나의 행동을 믿고, 나의 의지를 믿으며, 나에게 용기를 북돋우면서, 그것이 밝음으로 향하는 진실이라고 나에게 말하련다. 마음 안에 사랑을 키우는 것은
영혼을 살찌우지만, 마음 안에 미움을 키우는 것은 영혼에 상처를 입히는 것이다.

다른 누군가를 미워한다고 하는 것은, 실은 스스로를 자학하는 것과 같다. 사랑하는 감정은 기쁜 감정이지만, 미워하는 감정은 아프고 괴로운 감정이다. 세상의 모든 일 또한 그렇다. 기쁘게 임하는 것과 억지로 임하는 것이 다르다. 일의 능률도 다르고 성과 또한 다르다. 바로 긍정과 부정의 차이다. 어두움보다는 밝음을, 미움보다는 사랑을, 슬픔보다는 기쁨을 먼저 바라보고 내 것으로 만드는 매일 매일이 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나는 나에게 말한다. 세상을 밝게 비추는 빛이 되라고. 세상에 사랑을 전하는 시인이 되라고. 그렇게 한껏 잘 살아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