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이빨 드러내 드잡이질로만 일과삼는
짐승일지라도
때론 눈물 흘리지 않는 건 없다지

긴가만가 하는 사연들 적바림해 놓았다가
눈물로 확인하고나선
늘상 메슥거리는 속 억지로 참는,

나잇값도 못하는 내가
행복의 논리따위 알 리 없지만
네가 어떤 유형들 가리키며
불행이라 말하는지는 어렴풋 짐작하거늘

이 구석 마련한 내 삶의 자리란
이제 막 화가 밑그림속에서 빠져나온 것 같은
충격 영상,

내 삶은 흡사
황폐하고 뜨거운 두 팔로
꽉 끌어안아버릴 듯한 숨막힘

지고한 목적 하나 있으면
여타 모든 걸 도구화하니
육체적 고통의 극치와 육체적 황홀의 극치
동일한 제증상 보임은 신념일 뿐,

뒤엉킨 가시덤불처럼
적요하고 비릿한 정염 일으켜
그 어떤 울림에도
눈물 흘려 사랑 작정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