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 쑤셔박히는 병동 사이 좁은 공간
색바랜 콘크리트건물 후미진 빨래줄 구석에서
까치 여나믄
오후 벽공으로 푸드득 날아오른다

대체 격리된 여기서 뭘 하자고,
잊혀진 인생들 버려지고 뒹구는 여기
뭘 먹을 게 있다고,
저리들 떼지어 왔다 가는고 ?

흩날리는 눈 무릅쓰고
회오리 바람 거슬러
굳이 찾아온 거라면
내게만 알려줄 님소식 품어안긴 안았을 터라 -

글쎄, 아닌가 ?
야속한 쇠창살 부여잡아 흔들며
까치들 그냥 떠난 지붕너머 눈길 주다
점점이 멀어진 안타까움 겨워

멋적게 썩은 미소 콧방귀 남발하곤
하늘 향해 하릴없이
욕지거리 두어번,

또 하루 이렇게 가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