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
입속으로 우물거려 슬몃 불러봅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불러보는군요

형님 !
어젯밤 꿈에는
형님과 이 아우 단둘이 걸어 꽃구경하는
꽃꿈을 꾸었답니다
하얀 겹벚꽃 흐드러지게 널려있는
꽃길이었지요

하늘 가득 꽃이 피어 참으로 황홀한
꽃천지였습니다
그야말로 온통 꽃, 꽃, 꽃
보이는 건 모두 꽃이었다니까요

우리 형제는 생시에
단한번도 같이 걸어본 적조차 없었거늘
참 우습지요 ?

꿈속으로 형님과 나란히 걸으며
무슨 이야기 나누었는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환하게 웃던 형님 얼굴은 무척이나 선명합니다

그 꽃꿈 얼마나 즐거웠는지
꿈 깨어나 한참을
꿈인듯 흥건했습니다

그러다 이내 꿈인 줄 알아
섭섭하여 다시 잠 청하며
꿈 이어보려 애썼지만
홀랑 뜬 눈으로
푸른 새벽 맞이했습니다

그렇지요
꿈에서나 가능한 일인 게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