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사방
우애라고는 좁쌀알만큼도 가꾸지 못했던
우리 형제지간,

피붙이 다 제껴둔 채
시종일관 외곬수로 수직적인 성공욕구만 향하여
전력투구한 형님과,
세상 모든 짐 혼자 짊어진 양
오지랖 넓은 수평적목표의 삶 펼친
이 아우 사이가

얼마나 오랜 시간
각자의 길로만 갈라져 걸은 건지
되돌아본들 까마득히 멀어
끝도 보이지 않지만,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누군가의 목소리에
새삼 귀 기울임이
한평생 소원했던 관계
면죄부 될리도 없기에

꿈에서나마 형제간에 서로 기꺼이 바라보며
밝게 웃음 웃을 수 있다
깨어난 오늘이니 오늘은
그래도 참 심사 푸근한 날입니다

창밖에 불고있는 바람
잠시 지나가는 바람이긴 하여도
꽃샘바람이라 아직은 차서
봄햇살 슬그머니 그리워지던
어제 하루,

행여 봄 다시는 오쟎을 것 같은
겁 많은 예감 때문에
전전긍긍한 그리움이
깊은 밤 꽃꿈으로 맺혔는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