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선택
14권의 시집에 총 1,722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 감사의 계절에 눈물 내리고... 토해낸넋두리後  


  "* 감사의 계절에 눈물 내리고... 토해낸넋두리後"
예상하고 있는 출판 계획 상으로 보자면
세번째 詩集이 될 詩들의 묶음입니다.

2010년 후반기부터 2012년 봄까지의 詩를 모았습니다.

역시 힘든 세상살이의 단면을
그대로 적나라하게 표현한 詩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고달프고 버거운 현실에도 굴하지 않고
새롭게 거듭나는 미래의 또 다른 삶과
행복의 추구에 관한
보헤미안 林森의 깨달음의 속내가
절절하게 배어나고 있습니다.

비단 詩人 만의 이야기가 아닌
세상 모두의 이야기이며,

그렇기에 누구나가 스스로
화수분처럼 솟아나는 이야기의 주인공이라 여기면서
차례 차례 감상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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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봄 *



시작노트

" 참 봄 " 詩作 note

봄은 화려하지 않아도 된다.
봄은 요란하고 시끌벅적하지 않아도 괜챦다.
봄은 그냥 은은하고 잔잔한 사랑처럼 우리 곁에 머물기만 하면 된다.
미소 띤 얼굴로 우리에게 아침마다 밝고 맑은 기운을 선물하며 상쾌하고 활기찬 시작을 알려주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봄은 사랑의 얼굴만 보여주면서 얼마동안만 그 자리에 서 있어준다면 그걸로 나는 만족이다.

한 젊은 연인들의 고백을 들은 적이 있다.
그들은 자신의 통통 튀는 젊음과 활기찬 사랑이 너무도 자랑스러웠다고 한다.
세상의 모든 즐거움이 자신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 같았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이벤트들이 자신들의 것 같았다고 한다.
그들은 큰 소리로 웃으며 거리를 걸어다녔고, 세상에서 자신들만이 가장 아름다운 사랑에 빠져있다는 환상적인 착각을 즐겼다 한다.
그런 그들이 어느 날 음식점에 들어갔을 때, 한 노년 부부를 보게 되었다.
그 부부는 아무 대화도 없이 조용히 식사만 하고 있었다.
젊은 연인은 묵묵히 식사하는 부부를 보면서 나이가 들면 사랑하는 사이라 해도 도통 할 말이 없어지는 건지 궁금했다.
그러다 보니 그들이 약간 가여워 보이기까지 했다.
한편으로는 의무적으로 그냥 같이 앉아 외식을 하는 모습이 가식적으로도 느껴졌다.
그들은 자신들이 젊다는 것과 열정적으로 사랑 한다는 사실에 감사하면서 아울러 나이 들어서도 자신들은 열정적으로 변치않는 사랑을 이어나갈 것을 다짐했다.
그리고 식사를 마친 그들이 식탁을 떠나면서 노년 부부 사이를 지나가게 되었는데, 둘은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아무런 대화도, 관심도 없는 것처럼 묵묵히 앉아있다고 여겼던 두 사람이 식탁 밑으로 다정스레 손을 꼭 붙잡고 있었던 거였다.
단지 손을 마주 잡고 있는 하나만으로도 서로의 사랑을 깊이 이해하고 있는 그 모습, 그리고 아주 오랫동안 사랑하다 보면 아무 대화가 없어도 전혀 지루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젊은 연인은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곤 잠시라도 그들을 불쌍하다고 오해한 자신들이 부끄러웠다고 하는 고백이었다.

사랑은 젊고 열정적이지 않아도 좋다.
화려하고 상큼한 사랑은 물론 보기 좋고 아름답다.
그러나 오랜 시간 동안 변함 없이 그 자리를 지키면서 흔들림 없이 서로를 지켜준 사랑만큼 빛나는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사랑이 한순간에 불타오르는 열정보다는, 상대방을 말없이 비추어주는 은은한 등불일 때 더욱 아름답듯이 봄은 뜨거운 태양으로 붉은 빛의 정열을 보내주지 않아도, 아름답고 황홀한 자연의 물들임을 표현해주지 않아도 그냥 봄이라는 그 이름만으로도 정겹고 그래서 더욱 은근하다.
이 봄에 우리가 정성껏 묻은 씨앗이 한 여름을 거치면서 싹 자라고 잎 무성해지며 결실의 계절에 이르면 필경 어떤 열매로든 맺어질텐데 우리는 과연 어떤 씨앗을 우리의 삶의 터전에 묻을 것인가 ?
겨우내 마음의 창고에 잘 갈무리 해두었던 생각, 그 생각을 씨앗으로 묻기를 제언한다.
당신의 마음에 어떤 믿음이 움터나면 우선은 그것을 가슴속 깊은 곳에 은밀히 간직해두고 하나의 씨앗이 되게 해야 한다.
그 후에는 그 씨앗이 당신의 가슴속 토양에서 싹트게 하여 마침내 커다란 나무로 자라도록 기도해야 한다.
요란하지 않게 묵묵히 기도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신령스런 영혼을 지니고 있다.
우리가 거칠고 험난한 세상에서 살지라도 맑고 환한 그 영성에 귀를 기울일 줄 안다면 그릇된 길에 헛 눈을 팔지는 않을 것이다.
아무리 소중하고 귀한 것일지라도 입 벌려 쏟아버리고 나면 빈 들녘처럼 허해질 뿐이다.
어떤 생각을 가슴속 깊은 곳에 은밀히 간직해두면 그것이 씨앗이 되어 싹이 트고 잎이 펼쳐지다가 마침내는 꽃이 피고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
열매를 맺지 못하는 씨앗은 쭉정이로 그칠 뿐, 하나의 씨앗이 열매를 이룰 때 그 씨앗은 세월을 뛰어넘어 새로운 씨앗으로 거듭난다.
새 봄이 되면 누구나 하나쯤은 씨앗을 심고 그것을 가꾸며 키워가려고 하기는 한다.
때론 시들어버리고 말라서 아픈 상처를 남기기도 하지만 꾸준한 보살핌을 기울이다 보면 아름다운 새 순을 볼 수도 있다.
우리들의 인생 또한 이와 같아서 늘 관심을 갖고 가꾸면서 자라도록 보살펴준다면 행복이란 미소와 함께 스스로 멋지게 성장하지 않을까 싶다.
하나하나 소중하게 키워온 인생만큼 값진 것이 어디 있을까 ?
조금 부족하면 부족한 만큼, 힘들면 힘든 만큼 이겨낼 수 있는 용기 속에 나만의 씨앗을 멋지게 키우면 언젠가는 진정한 삶의 승자가 되어있을 것이다.

봄이면 약속처럼 줄을 지어 봄꽃이 피어난다.
해마다 어김없이 그 순서를 정해놓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우리에게 봄이 무르익어가는 소식을 전해온다.
그 중에는 다른 꽃보다 나은 모양을 하고 있어 눈길이 많이 가는 꽃도 있고 유난히 색상이 고와서 눈물 머금어 바라보게 만드는 꽃도 있다.
그리고 더러는 은은하지도 고요하지도 못하여 봄의 정서를 망칠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영 볼품 없는 꽃도 있다.
일설하고, 박태기나무는 단연 내가 싫어하는 꽃나무 중에 으뜸이다.
꽃 빛깔도 나무의 자태도 영 마음에 안든다.
가지를 뻗고 있는 모양만 보면 배롱나무의 폼새 비슷한데 가까이 가 보면 어림도 없다.
나무 껍질이 거칠고 성글어 비교가 안된다.
아기자기한 맛도 없고 귀엽고 앙증스러운 느낌도 들지 않는 무미건조한 꽃을 벌겋게 매달고 있는 우스꽝스러운 나무다.
꽃술 하나의 모양은 아카시아꽃이나 콩꽃처럼 생겼으나 향기도 없고 그렇다고 훗날 열매를 가져다주는 것도 아니다.
산수유나 개나리처럼 겨울을 이기고 제일 먼저 봄소식을 알려주는 꽃도 아니고, 산에 들에 지천으로 널리듯 봄꽃들이 여기저기 흐드러지게 피어나 사람들의 사랑을 다 받고 난 뒤에 조심조심 눈치를 보며 피는 꽃이다.
그래서 그런지 봄 뜨락에 심어져 있는 나무 중에 제일 눈길이 가지 않는 나무다.
백목련이나 자목련처럼 기품있는 자태를 지니지도 못했다.
빛깔은 진달래나 복숭아꽃보다 진한데 끌리는 데가 없는 진분홍빛이다.
진달래같은 살가움도, 복숭아꽃같은 정겨움도, 모과꽃같은 소박함도, 살구꽃같은 여리고 해사한 아름다움도 찾을 수 없다.
봄이 찾아와서 매년 아름다운 꽃이 다투어 피고 질 때마다 필자는 박태기나무를 보며 저런 꽃을 누가 좋아할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야말로 이제까지 한 번도 사랑을 주지 않은 꽃이다.
그런데 올해 꽃망울을 준비하고 있는 박태기나무를 바라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저 나무가 내 취향에 맞지 않는다고 미워해도 괜찮은가 ?
내가 좋아한다는 이유로 무조건 아름다운 꽃이라 칭찬하고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단지 그 이유만으로 미워하는 것은 옳은 건가 ?
그렇다면 박태기나무가 내게 잘못한 것이 있었던가 ?
아니, 그런 거 없었다.
내게 해를 끼친 적이 있었던가 ?
아니, 그런 적도 없었다.
그럼 내게 나쁜 기억을 심어준 어떤 사연이 있었던가 ?
아니, 그렇지 않았다.
내게 아무런 이익도 열매도 결실도 가져다 주지 않기 때문인가 ?
아니다, 그건 아닌 것 같다.
꽃이란 이익을 주고 안 주고가 아니라 거기 그렇게 피어있는 것만으로도 좋아하지 않는가.
라일락이나 아카시아꽃처럼 향기가 없어서인가 ?
향기가 없어서 그러는 것이라면 목련도 향기 없기는 마찬가지다.
모양이 아름답지 않아서인가 ?
그렇다면 개나리도 큰 차이가 없다.
이건 단지 내 취향의 문제일 뿐인 것이다.
그냥 내 맘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싫어하는 것이었다.

이렇듯 꽃나무 한 그루를 대하는 것도 그렇게 하는데, 나는 과연 살면서 자의적인 판단만으로 이유 없이 남을 미워하고 비난하고 멀리 한 적은 얼마나 많을 것인가 ?
다른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이 내가 좋아하는 유형과 빛깔과 향기가 다르다고 해서 미워한 건 얼마나 많을 것인가 ?
다른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고 선입견을 가지고 대한 날은 또 얼마나 많을 것인가 ?
자기 스스로는 생명의 환한 꽃다발이 되어 우리 앞에 서 있는 꽃나무 한 그루조차도 이제껏 그렇게 편견을 갖고 대해왔으니.
이거야, 원 !
문득 이 봄에 부끄러움이 남실남실 피어오른다.
너무 부끄러워 꽃나무를 대할 낯이 없다.
해서 시선조차 주기가 면구스럽다.
바램이 많은 사람은 이루는 것도 많다 한다.
이룬 것이 많은 삶을 성공적인 삶이라 하는 걸 보면 그럴듯 하다.
그러나 무조건 많다고 좋기만 한 건 아니다.
보여지는 모습 보다는 그 안에 담겨져 있는 진실한 모습을 볼 수 있는 마음으로 거듭나는 게 더 중요하다.
그리고 내가 바라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진정 그에 합당한 노력을 해야 한다.
또한 정말로 잘 사는 인생을 위해 필요한 것은 자신의 속사람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이
최우선 되어져야 하는 것은 아닐까 ?
제일 먼저 나 자신이 반성해보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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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 돋았다고,
꽃이 피었다고,
바람 볕 좋다고,
호밀밭 초록 물결 인다고,
봄은 아냐

내가 웃어야 봄이지

하늘보며 걷다가도
눈감고 서서도
나 저절로 입가에 미소 머금어져야,
골똘히 생각 잠겨서도
아무 생각 없어도
나 슬며시 얼굴에 미소 떠올라야,

그제사
참봄 된 거야

봄이면 나
영락없이 웃음 나오던데,
그냥 실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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