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엉덩이엔 찬기운 느껴지는
골마루바닥
철푸덕 퍼질러
양털구름 노니는 창밖 하늘 내다보니

활모양 회양목가지
코앞 바람에 흔들리고
촘촘히 올라서는 잔디밭
클로버 작고도 깜찍한 잎
눈 즐겁게 하네요

세상구경 막 나선 저 귀엽고 여린 잎이
손톱만큼 자라나며
짙어지고 무성해지는 동안
소리없이 봄은 흘러
담장밖 거리론 어느새
새 계절 성큼
다가와 있으리요

지옥살이 한 평생
웃는듯 울고,
우는듯 웃으면서
큰 한숨 쉬는 법 배웠거늘
한숨 한번 쉴 적마다
꽃피고 꽃지며, 잎자라고 잎떨구는
계절 하나씩 실어보내는 이치,

이젠 큰 한숨 쉴 날
얼마 안남았어요
이제 몇 해만 잘 견디면
나 날아오를 거예요
저 세상 밖으로,
또다른 저 너른 세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