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를 그리워하는 건
내가 너를 늘 기다리기 때문이며

내가 너를 기다리는 건
내가 너를 늘 기다리는 것처럼
네가 나를 기다리지 아니하고
네가 내 곁에 머물지 아니하고
네가 나를 떠나갔기 때문이니

언젠가
네가 내게로 다시 돌아오는 봄날
드디어
내가 너를 기다리지 않았다는 걸
더 이상
너는 내게 그리웁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리
알게 되리, 도리어 너는
기적처럼 허무하게 알게 되리라

다시 살아난 가버나움의 봄은
우리가 까맣게 잊고 있었지만,
그 봄날의 이야기는
사망에서 비로소 시작되었다던가?

우리가 죽음에 해설피 젖어들던 봄날 아침
고통을 딛고, 고난 벗어나
마침내 부활의 목소리로
꿈인 양 다시 살아난 레마의 말씀

그렇게 세상의 모든 어른들은
애초엔 누구나 어린 아이였었지
그처럼 세상의 모든 초목들은
본디는 전부다 여린 새싹이었지

자라고 자라고 또 자라나서는 이윽고

진실을 까맣게 잊고 살아가던,
대책없이 막연한 그리움에 매달려
속절없이 간절한 기도에 빠져서
스스로 빚어가던 절망, 그리하여

우리가 분노의 도시라 이름 부르던 그곳이
위로의 마을이라는
또 하나의 이름으로 불려진다는 걸
비로소 알아차린 가버나움의 제목

세상의 모든 어린 아이들은
자라나 누구나 장성한 어른 되어지리
세상의 모든 여린 새싹들은
자라나 전부다 무성한 초목 되어지리

그리워하지 않더라도
기다리지는 않더라도
가버나움에는 결국 그렇게 봄 오리라
죽음에서 부활한 봄이,
기적같이 벼락같이 레마의 말씀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