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선택
14권의 시집에 총 1,720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 자유 그리고 자유로움  


  "* 자유 그리고 자유로움"
네번째 가상詩集입니다.

2012년 봄부터 씌여진 詩들입니다.
實驗詩적인 성격의 習作이 많이 포함되어 있으며
오늘까지 계속 이어져오는 역사의 章입니다.

처음 詩人의 길에 入門한 이래로
이제껏 40년 이상을 지어온 詩이지만 아직도
정확한 詩의 정의를 내리지 못한 채,

판도라의 상자를 가슴에 품어안고
바람처럼 구름처럼 풍운아로 떠돌며
詩의 본질을 찾아 헤매고 있는
詩人 林森의 애환이 드러나 있습니다.

林森의 고행은 그래서
지금도 이어져가고 있습니다.
그의 목숨이 다하는 그 날까지
쭈욱 ~~

詩人의 멍에를 天刑으로 걸머지고 있는 한....
[ ]

위로 이동

* 달잎 *



시작노트

" 달잎 " 詩作 note

도저히 물러갈 것 같지 않았던 폭염도 이젠 별 수 없이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다. 분명 절기상으로 입추를 넘겼으니 목하 마지막 남겨진 말복만 무사히 넘기면 이 여름은 안녕이다. 예컨대 깔딱고개 마루턱이 목전이다. 참 지겹도록 긴 여름이었다. 폭염의 기운도 예사롭지 않았지만 유별나게 긴 장마로 불쾌지수가 하늘을 찌를 듯 했고 이어진 열대야의 기록도 갈아치웠다.

이렇게 각종 기록을 양산해낸 대한민국의 여름은 어찌보면 그리 낯선 얼굴은 아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이렇게 여름의 기운이 극성에 달할 조짐이 보여진 게 사실이다. 이렇듯 조금씩 변화하는 기후의 종착지에서는, 아열대지방이라는 색다른 지역분류에 속해버리고 말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미래가 도사리고 있다. 사철이 뚜렷한 우리나라의 특징은, 차차 긴 여름으로 인해서 불균형의 사철로 변모해가고 있다는 예감에 자못 우울하다.

그래도 아직은 아니다. 얼마 남지 않은 여름의 잔재를 얼른 몰아내고 신선한 가을바람과 맑고 청아한 하늘로 새 계절을 맞이하고 싶다. 8월이 가면 9월은 오기 마련이고, 더위의 끝에는 풍요의 계절이 채비를 갖추고, 우리를 찾아주기 위한 신호를 보내올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러니 조금만 더 참자. 더욱 아름답고 상큼한 계절을 맞이하기 위한 기다림이 길었던 만큼, 그 환희와 행복감도 더없이 크게 크게 우리를 채워줄테니까 말이다.

여름을 살아내느라고 나남없이 수고가 너무 많았다. 가슴에서 솟구치는 불쾌감과 예민한 신경을 누르느라고 애도 참 많이 썼다. 걸핏하면 누군가와 드잡이라도 하고픈 욕망과, 되지도 않는 시빗거리를 내세워 언쟁을 벌이려 하는 충동심도 억제하면서, 무척이나 자제력과 인내심을 성장시킨, 그야말로 무던한 인격을 갈고 닦은 여름이었다. 그 무한한 노고에 치하를 보내며 스스로에게 훈장이라도 수여하고 싶다. 이른바 ‘여름나기 국난극복 훈장’을.

맞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이다. 어려울 때 서로 돕고, 힘겨울 제 남의 아픔을 함께 보듬으며 같이 울어주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근본적으로 선하면서도 귀한 성품을 소유한, 우리는 일등 국민이다. 세계 어디에 내놔도 부족함이 없고, 어느 누가 바라보기에도 모범적이며 근면한, 그래서 세계를 이끌고 가는 민족이 바로 우리들이다. 그런 자부심이 있었기에 우리는 지금까지 이 땅에 굳건한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며, 앞으로도 변함없는 세계의 선도자 역할을 해낼 자신이 있는 것이다.

오래 전 어느 마을에 있는 작은 세탁소에서 불이 났다. 불은 순식간에 세탁소 전부를 태웠고, 며칠이 지난 후 마을 벽보에는 사과문 한 장이 붙었다. 세탁소에 불이 나 옷이 모두 타서 죄송하다는 이야기와, 옷을 맡기신 분들은 종류와 수량을 알려달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공고가 붙은 후, 한 주민이 공고문 아래에 글을 적고 갔다. 당연히 옷 수량을 적어놓은 글인 줄 알았지만, 뜻밖에도 “아저씨! 저는 양복 한 벌인데 받지 않겠습니다. 그 많은 옷을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용기를 내세요.” 라는 말이 적혀있었다.

그 주민의 남긴 댓글에, 마을 주민들이 속속 배상을 받지 않겠다고 나서기 시작했다. 그 후 누군가 금일봉을 전했고, 금일봉이 전달된 사실이 알려지자 또 다른 누군가도, 또 다른 누군가도 세탁소에 도움의 손길을 보내왔다고 한다. 그리고 마을 벽보에 또 한 장의 종이가 붙었다고 한다. 이번에는 다름 아닌 감사문이었다. “주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그동안 정직하게 세탁소를 운영해 오면서 어렵게 일궈 온 삶이었는데, 화재로 인해 한 순간에 모두 잃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따뜻한 사랑이 저에게 삶의 희망을 주었고, 저는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꼭 은혜에 보답하겠습니다.”

나비의 날갯짓처럼 작은 변화가 폭풍우와 같은 커다란 변화를 유발하는 현상을 ‘나비효과’라고 한다. 나비효과처럼 혼자만의 작은 선행과 배려로 시작한 일이, 작게는 우리 가족, 크게는 세상 전체를 변화시킬 만큼 큰 힘을 가질 수도 있는 것이다.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다. 본래 땅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라고 한 ‘루쉰’의 말이 생각난다.

우리에게 사랑의 마음과 온유와 겸손의 미덕이 살아있는 한 어떤 역경도, 난관도 궁극적으로 우리를 파멸시킬 수는 없다. 우리 스스로가 파멸을 선택하여 그 길로 걸어가기 때문에 그 단어가 사라지지 않고 있을 뿐이다. 아주 작은 희망이나 기대라 할지라도, 우리 삶 속에 그 씨앗이 자라나는 한 우리 삶의 열매는 결국 크고 탐스런 결실을 맺고야 말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열심히 가꾸어낸 사랑의 결실은 다시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양분이 되어, 우리 삶의 거름으로 변화한다. 그것이 윤회이며 역사다.

유난히 바쁜 어느 날 아침... 8시 30분쯤 되었을 때 80대의 할아버지가 엄지손가락의 봉합 침을 제거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하였다. 할아버지는 9시에 약속이 있다며 빨리 해달라고 의사에게 무척이나 재촉하였다. 의사는 할아버지의 바이털 사인을 체크하고 상황을 보니 담당자들이 모두들 아직 출근 전이라 한 시간은 족히 걸릴 것 같았다. 하지만 시계를 들여다보며 초조해하는 모습이 안타까워 의사는 직접 돌봐드리기로 했다.

의사는 할아버지의 상처를 치료하며 물었다. “할아버지, 왜 이렇게 서두르시는 거예요?” 할아버지는 의사에게 대답했다. “요양원에 입원 중인 아내와 아침 식사를 해야 합니다.” 할아버지의 아내분은 치매에 걸려 요양원에 입원 중이라고 하셨다. 그래도 왜 이렇게 서두르시는지 궁금하여 다시 물었다. “어르신이 약속 시각에 늦으시면 할머니께서 역정을 내시나 봐요?” 그런데 할아버지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아니요, 내 아내는 나를 알아보지 못한 지 5년이나 되었어요.”

의사는 더 궁금해져서 다시 물었다. “아니, 할머니께서 할아버지를 알아보시지 못하는데도 매일 아침 요양원에 가신단 말입니까?” 할아버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지난 5년 동안 아내는 나를 못 알아봤지만, 나는 아직 아내를 알아볼 수 있다오.” 진정한 사랑은 육체적인 것도 로맨틱한 것도 아니다. 사랑이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전해보자. 사랑이란 둘이 서로 반 씩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써 전체가 되는 것이다.

전에도 한 번 소개한 적이 있는 일화다. 지하철에 가방을 든 한 아저씨가 승차하더니 승객들에게 말했다. “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가 이렇게 여러분 앞에 나선 이유는 좋은 물건 하나 소개해 드리기 위해섭니다. 잘 보시면 플라스틱 머리에 솔이 달려 있습니다. 이게 무엇일까요?” 지하철 승객들이 아저씨를 쳐다보자 다시 말을 했다. “네~ 맞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매일 쓰는 칫솔입니다. 그렇다면 이것을 왜 가지고 나왔을까요? 네, 맞습니다. 팔려고 나왔습니다. 그럼 이 칫솔은 얼마일까요? 천원입니다. 그리고 뒷면을 돌려 보시면 영어가 쓰여 있습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아저씨는 칫솔을 사람들에게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칫솔을 다 나눠준 아저씨가 말을 이어갔다. “자, 여러분, 여기서 제가 몇 개나 팔 수 있을까요? 여러분도 궁금하시죠? 저도 궁금합니다.” 잠시 후 결과가 나왔다. “칫솔 네 개 팔았으니 당연히 4천원 벌었습니다. 여러분 제가 실망했을까요? 하지 않았을까요? 네, 정말 아주 크게 실망했습니다. 그럼 제가 여기서 포기할까요, 하지 않을까요? 저는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 다음 칸이 있기 때문이죠!”

누구에게나 다음 칸이 있다. 지금의 실패가 앞으로의 희망까지 가로막지는 못하기 때문이다.장애물 때문에 반드시 멈출 필요는 없다. 벽에 부딪친다고 돌아서서 포기하지 말자. 어떻게 벽에 오를지, 뚫고 갈 수 있을지, 돌아갈 순 없는지 생각해보자. 우리 삶이란 것은 모름지기 희망과 절망 사이의 줄다리기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남도 사랑할 수 있다는 걸 되새기며, 언제나 희망으로 답을 적어내는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 바로 문제의 해결책이다.

“나는 이 모양인데 저 친구는 왜 저렇게 잘나가는 걸까? 아무리 발버둥 쳐도 내 환경이 이러니까 절대 나아지지 않을 거야. 환경이 안 좋아도, 얼굴이 예쁘고 잘생겼으니까 잘 된 거야.”“나에겐 능력도 희망도 없어. 부모님이 경제적으로 도와줄 형편도 안 되고, 외모도 별로니까.내 인생은 죽은 나무고, 버려진 폐품이고, 차가운 아스팔트야. 그런 데선 절대 꽃이 피지 못하는 것처럼...” 과연 그럴까? 이게 맞는 말인가?

죽은 나무에선 다른 꽃이 피어난다. 버려진 폐품에서도 재활용의 기적은 일어난다. 그리고 차가운 아스팔트를 뚫고 아름다운 꽃이 곱디고운 자태를 뽐낸다. 인생은 그렇다. 절대, 절대, 절대 희망이 보이지 않다가도 기회가 찾아온다. 다시 일어설 수 없을 것 같을 때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뛸 힘이 생기고 날 수 있는 능력이 더해진다. 특별한 사람에게 오는 기적이 아니고, 포기하지 않으면 누구에게나 불시에 찾아오는, 인생이 주는 선물이 바로 그것이다.

돌담은 우리를 막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외에 다른 사람들을 막기 위해 있는 것이다. 미국에 사는 ‘제레미’는 학비를 벌기 위해 농장에서 일했다. 하지만 너무도 가난했던 제레미는 농장에서 일하면서도 도시락을 싸갈 형편이 되지 못해 점심시간만 되면 수돗물로 고픈 배를 채워야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제레미는 여느 때와 같이 수돗물로 배를 채우기 위해 수돗가로 향하는데 인부 감독의 큰 소리가 들려왔다.

“집사람은 내가 돼진 줄 아나 봐! 도시락을 왜 이렇게 많이 싸서 줬는지 알 수가 없네. 누구 함께 도시락 나눠 먹을 사람 없어?” 제레미는 부끄러웠지만, 점심을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감독의 도시락을 나눠 먹겠다고 나섰다. 그런데 다음날도 또 감독의 큰 소리가 들려왔다.“아무래도 집사람은 나를 뚱뚱보로 만들 생각인가 봐! 이번에도 뭘 이렇게 많이 싸서 보낸 거야. 나랑 도시락 나눠 먹을 사람 없어?”

제레미는 또 아무 부담 없이 그 도시락을 먹었다. 그렇게 한 달, 감독의 도시락을 계속해서 나눠 먹을 수 있어 배고플 걱정은 하지 않았다. 새 학기가 시작되어 농장을 그만두게 된 제레미는 감독 내외분께 감사의 인사를 표하고 싶었다. 그러나 농장 안이 넓어 감독 내외분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경리 아가씨에게, 감독 내외분께 대신 인사를 전해달라고 했다. 그러자 경리 아가씨가 말했다. “그 감독께서는 부인이 안 계세요. 몇 해 전에 돌아가셨어요.”

주변에 소외된 이웃을 돕는 것은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돕는 방법은 언제나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말 한 마디, 부주의한 작은 행동으로, 돕겠다는 순수한 마음과 반대로 상대에게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돕겠다는 생각과 계획이 있다면, 상대의 마음마저 헤아려주자. 우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랑을 선택할 수 있다. 미소, 악수, 격려의 말, 친절한 인사, 도움의 손길... 이 모든 것이 사랑을 향해 내딛는 작은 발걸음이다. 이 여름을 보내기 전에 우리가 다시 한 번 돌아보아야 할 자신의 모습과 비교해보자.

우리는 세월의 흐름을 막을 수 없다. 그 세월에 따라 늙어가고 변해가는 외모나 기력을 거스를 수도 없다. 순리란 그대로 자연의 현상에 순응하는 것이다. 그리고 세월의 흐름에 걸맞게 처신하고 대응해나가는 것이 바로 잘 살아가는 방법이다. 잘 살아가는 사람이 잘 늙어가는 것이고, 잘 죽어가는 길이다. 다른 사람의 얼굴에서 자신의 자화상을 엿보면서 회한이나 서글픔이 없도록, 스스로에게 다짐과 각성을 하는 일상이 바로 잘 살아가는 첩경이다.

필자에게 어떤 상담자가 고백을 했다. - 저는 칠남매 중 막내딸이라 유난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자랐습니다. 부유한 형편은 아니었지만, 가족들의 도움으로 대학교도 졸업하고, 결혼도 해서 아들딸 낳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제 인생에 모진 비바람이 닥쳐왔습니다. 잘 되어가던 남편 사업이 하루아침에 부도가 나버린 것입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저희 가정은 생각지도 못했던 외국으로 도망치듯이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국을 떠나 갈 때, 아버지는 내게 돈 봉투를 꺼내주셨습니다. “미안해하지 말고 받거라. 그래도 빈 손 보다는 나을 거야.” 그동안 자녀들에게 받은 용돈을 모은 아버지의 비상금이었습니다. 그 돈을 받자니 면목이 없고, 안 받자니 부모님 가슴에 두 번 못질하는 것 같아 눈물을 머금고 받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일어서서 부모님께 효도하겠다는 각오로 어금니를 깨물며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엄마는 늘 우리 가족을 생각하며 걱정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떠나고 얼마 안 돼 넘어지셔서 허리를 다치셨고, 한참을 병원에 입원해 계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소식을 듣고도 찾아뵐 수 없어 자식으로서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렇게 우리 가족은 몇 년 만에 한국에 와서 부모님을 만났습니다. 제가 만난 아버지는 변함없는 우리 아버지가 맞았지만, 엄마는 떠나갈 때 만났던 엄마가 아니었습니다. 너무도 많이 수척하게 변해버린 엄마의 손을 꼭 잡고 말했습니다. “엄마, 엄마는 늙으면 안 돼... 할머니가 되면 안 돼...” 엄마가 빨리 늙어버린 것이 내 탓인 것만 같아 속상하고, 죄송했습니다. -

세월이 흐르면 흰 머리는 늘어나고, 눈은 점점 침침해진다. 그리고 몸은 왜 이리 여기저기 쑤시고 기억력은 흐려지는지, 늙는다는 것은 퍽 서글픈 일이다. 특히, 부모님의 이마에 늘어가는 주름은 자식들의 마음을 더욱 애잔하게 만든다. 그러나 세상 질서의 시계는 흐르는 시간을 되돌릴 수가 없음이다. 그저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인정할 것은 인정하면서, 그렇게 세월에 몸과 마음을 맡겨야 한다. “두 팔에 자식을 안고 있는 어머니를 보는 것처럼 매력 있는 일은 없다. 그리고 여러 자식에게 둘러싸인 어머니처럼 존귀한 것은 없다.” 바로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말이다.

물론 가족 간이나, 부모와 자식 사이의 관계에만 국한시켜서 사랑이나 진리를 논해서는 안 된다. 어차피 우리는 사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여러 이웃들과 어울려 살아가고 있다. 때로는 도움을 받기도 하고, 베풀기도 하면서 서로 부대끼며 세월의 이야기들을 함께 엮어나간다. 참으로 많은 이야기들이 우리 삶의 페이지에 기록된다. 스스로 써나가는 이 기록의 의미는 바로 삶의 질을 뜻하는 것이며, 우리 자신의 인간성과 인격을 형성하는 지렛대가 되어준다.

‘Shall we walk’ 라는 행사가 있다. 나눔이란, 너와 나를 나누어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라는 이름으로 함께 있는 것, 그것 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쉘위워크’는 ‘함께 걸어요’ 라는 뜻으로, 2013년부터 진행된 대규모 참여형 나눔 행사다. 이번 2017년에는 드넓은 ‘상암동 월드컵 공원’에서 진행이 되며, 많은 사회 단체나 봉사 동아리와 개인 참가자들이 이번 행사에 직접 참여하게 되어있다.

행사의 주제는 “희귀 난치병 아동과 함께 걸어요”다.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상암동 월드컵 공원, 그 중에 평화 잔디광장 5km 정도를 걷게 되고, 또한 다양한 부대행사가 함께 진행된다. 상상해 보자. 푸른 초원에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이 걷는 모습을... 어떤 이는 연인의 손을 잡고, 어떤 이는 가족의 손을 잡고 걷는 모습을... 행복한 사람들이 나눔의 기쁨을 누리며 여유롭게 거니는 모습을...

이번 행사에는 다양한 기업들이 함께 참여하여, 참가비 이상의 기념품과 선물을 받아갈 수 있으며, ‘푸드 트럭’, ‘기업 체험 공간’, ‘나눔 체험’, ‘레크레이션’, ‘피크닉 존’, ‘토크 음악회’ 등 다양한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사전 참가자에 한해서 모든 것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5천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다. 기업의 참여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현물 기증’을 하는 방법, ‘도네이션 골(골당 500만원)’을 기증하는 방법, ‘후원 기업 프로모션 부스’에 참여하는 방법, ‘매칭 그랜트 및 단체 신청’ 하는 방법 등이 있다.

2017년 9월 23일 상암동 월드컵공원 일대 잔디 광장에서 P.M. 3시~8시까지 진행되며, 개인 신청은 ‘티켓링크 등을 통해서 8월 중순부터 신청을 받을 계획이라고 한다. 필자는 이 행사의 홍보대사도 아니고, 직접적으로 행사에 관여하는 집행위원이나 준비팀의 일원도 아니다. 그런데 어째서 이렇게 자세하게 행사의 개요를 안내하는지, 혹자는 의아해 할 지도 모른다. 다른 뜻은 없다. 단지 우리 주위에서 벌어지는 나눔과 베풂의 기회에, 작은 성의라도 가지고 있다면 기꺼이 짬을 내서 보람과 성취의 시간을 함께 하는 것도, 이 여름의 한 자락에서 우리가 지녀야 할 삶의 여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사실은, 사랑은 아주 작은 관심이다. 가령 우리가 누군가의 이름을 부를 때, 그 부름에 여기에 있다고 대답하여 주는 일이다. 사랑은 사소하고, 그 작은 일을 통하여 우리가 그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느낌을 주니 말이다. 그 사소함이 무시되거나 받아들여지는 모습이 보여지지 않으면, 이내 그 사랑은 효력이 없는 것으로 간단히 치부하여버리는 어리석은 습성이 우리에게는 숨어있다.

그런 의미에서 사랑은 수용되고 있다는 모습이 서로에게 보여져야 한다. 그 수용의 모습은 받아들임이나, 이해의 모습으로 결국 표출되어진다. 사랑이 수용되어지지 않는다면 결국 서로에게 상처의 모습으로, 혹은 오해의 모습으로 변질되어 다가올 수도 있다. 그 누군가에게 오해와 상처를 주고 싶지 않으려면, 아주 사소한 배려를 소홀히 하는 어리석음은 없어야 할 것이다. 사랑은 그런 아주 작고도 사소한 것이다. 이 계절은 그런 사소함을 무시하지 말라고 우리에게 충고하는 것 같다.

한 모금 한 모금에 신명이 난다. 당신의 눈빛에서 전해지는 사랑의 촉촉함이 가슴을 적시기 때문이다. 한 잔의 커피와 함께 당신의 사랑이 내 가슴에 쏟아져 내린다. 이 아침, 바쁜 걸음을 잠시 멈추고, 당신과 함께 마시는 커피는 더욱 상쾌하다. 여름이 가기 전에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는다. 혹여 상실할 수도 있는 사랑의 마음을 꼭 붙잡아 다시금 마음 속에 소중히 담아놓고, 다가올 가을에는 더욱 소중한 사랑의 이야기를 써내려가기 위한 준비를 하면서, 오늘의 아침 커피를 마신다.


" 달잎 " 詩作 note 닫기
 | 배경이미지 새로적용  | |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난 그냥 서있을 뿐
거기 그냥 서있을 뿐,

문득 둥근 달을 향하여 묻다
달이 답해줄 리 없는 걸 알면서 묻다

가슴속 말 꺼내지 않으면
숨도 쉴 수 없을 듯 하여
그저 물어볼 뿐,

달여울로 잎이 지다
설운 몸짓으로 그늘 찾아 숨다
겨우겨우 나의 발치 께 이거늘

기왕 떨어진 나뭇잎,
발로 밟고 있다고 나뭇잎이 사라질까요?
한껏 지르밟기를 반복한다면
아마 형체는 흩어질 지 몰라요, 하지만
그 자리 나뭇잎이 있었다는
사실까지 사라지지는 않아요

세찬 도리질로
그리움 갈무리할 즈음엔
나뭇잎이 달로 오르다

달무리로 오른 달은
달인 양 한동안 게 붙박히다
그러더니 다시금 달잎으로 지다
되도는 시간은 흐르는 거니까

새벽이다
달 지는 시각이다
잎 지는 시각이다
달잎 죄 지는 새벽이다

 | 배경이미지 새로적용  | | 글자 크게 글자 작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