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이면 오늘일까,

안즉 날지도 못하는 새끼까마귀
검푸르른 하늘 잇대어 눈물 흩어뿌리며
까악까악 해설피 우짖는 석양나절

평생을 바쳐 추구한 바는
단지 자그마한 평안, 그것 뿐이었거늘
어쩌다 얽힌 갈등 빚어져
속절없는 매듭인 양 엮인 설움

미움 우으로 용서 덧칠하며
차마 더는 머물지 못하고
먼 먼 길 떠나갈 너의 눈엔
방울져 눈물 그득하나니

해거름 마주선 너 그리고 나
예 이별이라는 명찰로
막상 한숨 한 차례 몰아쉬고 나면
약속도 없는 등 돌려
몇 푼어치 일당삼아 첫걸음 떼겠지

울고파 흘리는 눈물이 아니라
슬퍼서 흘리는 눈물도 아니라
아무런 생각조차 없거늘
그저 흐르기만 흐르기만 하는
흘러 넘쳐나도록 하냥 흐르는

알다가도 모를 야속한 눈물,
눈물의 의미가 생가슴 친다

죄 많은 내 몸 한가득
한 많은 내 맘 한가득
네 눈물로 가득히 고여지다
게 빠져 나 익사할 때 까지
눈물 죄다 마른 너의 눈에
대신 잔잔한 평안만 흐른다면야

오늘이면 어떠리요
그래, 너 간다면 내 보내리라

훌훌 털어 보내는 황혼길
다신 되돌지 않을 황천길,
또 하나의 어떤 이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