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몹시도 하늘 푸른 날,

먼 길 돌았으니
나 다시 살 그 세상에서는
넘어져 피흘림 따위의 단어는
사전에조차 없는 걸로 만들리라
아예 아무도 알지 못하는,

낮게 잦아드는 회한의 고백으로
입술 꼭 깨물며,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저릿해진 가슴위 멈추지 않고 눈물
흐를 것만 같아
걸음 서둘러 세상문 나서는데

높다란 담장속에선 안즉도
쇠창살 갇혀 피눈물 흐르는
내 한숨과,
죽은 세월 한없이 녹아진
내 오열이,

심장없는 아바타 되어져
나 대신 세상살이 연명하고 있을테지만
버거운 팔 흔들면서
가보자, 세상으로

그리하여 새세상 스스로 설 때까지는
함부로 다른쪽 걸음 떼지 않으리라
그리한 뒤,
이전엔 흘리지 못했던 눈물
그제사 맘껏 흘려보리라

한줌 미련도 주저도 없이
앞으로만 걸어가리라
다시금 살아내리라,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