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선택
14권의 시집에 총 1,720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 孤島의 默示錄... 토해낸넋두리前  


  "* 孤島의 默示錄... 토해낸넋두리前"
출판 예정 두번째 詩集의 제목입니다.

林森의 인생에 있어서 또다른 전환점이 되는 시기의 시작인
2008년 후반기부터 2010년 전반기까지
약 2년 정도의 기간 동안
마르지 않는 샘물인 양
정말 많은 量의 詩를 짓게 됩니다.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역경의 나날을 헤쳐나오면서
量産된 詩이니만큼
어딘가 모르게 어둡고 비감어린 내용과
칙칙한 파스텔톤 색깔의 詩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원한 시대의 방랑자 다운 林森의 詩心과
언어의 마술사로 불리우는 詩語의 조화가
오묘하게 조합을 이루고 있는지라,

독자들로 하여금 고개를 끄떡이게 만들고
한 데 어울려 함께 눈물짓는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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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믐밤 *



시작노트

" 그믐밤 " 詩作 note

겨울밤 별빛은 유난히 차다. 달도 없는 그믐밤 그 별빛은 더욱 시리다. 하늘에는 온통 별만 가득하면서 살을 에는 추위조차 반짝이는 빛으로 자란다. 추워 떠는 온 세상에 별은 차가운 빛으로 폴폴 살아난다. 지금은 겨울밤이다. 별만 무성한 겨울밤이다. 따스한 사랑이 그리워, 포근한 체온이 그리워 찾아 헤매는 겨울밤이다. 이 추운 밤에 우린 예서 무슨 생각을 할까?

“무엇 때문이었는지 에드워드는 그 말에서 위안을 얻었어요. 그래서 혼자 그 말을 중얼거렸죠. ‘달도 없는 깜깜한 밤에 빛나는 별처럼.’ ‘달도 없는 깜깜한 밤에 빛나는 별처럼.’ 계속해서 되풀이하다 보니 어느새 새벽이 밝았답니다.” ‘케이트 디카밀로’가 지은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 중에 나오는 내용이다.

지금 기분이라면, 달도 없는 깜깜한 밤에 빛나는 별처럼 필자도 누군가에게 위안이 되고 싶다. 누군가에겐 절망 속 한 줄기의 희망이 되고 싶고, 또 누군가에겐 다시 일어서는 힘이 되고 싶다. 민족 대명절인 설 연휴가 정신 없는 가운데 엉겁결에 지나갔다.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과 정다운 시간 보내면서 지난 한 해 힘들었던 일은 잊고, 새로운 마음가짐을 다지는 뜻 깊은 명절이 되어진 사람들도 더러는 있었겠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그야말로 준비도 미처 갖추지 못한 채 그냥 그렇게 명절을 흘려보내고 말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어차피 다시 돌아올 수는 없는 노릇이고, 이제는 좋든 싫든 또 하나의 주어진 일상에 전력 매진할 때다. 남이 가져다 주지 않을 위로와 격려라면, 스스로라도 만들어가져야 할테고, 누군가가 주는 복이 아니라면, 자신이 빚어서라도 가져야 할 복이다. 다른 사람의 탓을 하고만 있을 시간은 지났다. 지금부터의 결과는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다. 이미 수많은 시행착오와 판단 실수를 통해서 우리는 충분히 좌절했고, 엄청나게 괴로워했다.

그러면서도 끊임없는 연단과 피나는 각오로 여기까지 왔다. 그럼 된 거다. 이제는 할 만큼 했다. 결과는, 최종 결정은 하늘의 몫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진행되는 모든 일정에 순응하자. 그런 마음가짐으로 오늘을 살자. 내일을 꿈꾸자. 우리의 새 세상을 열자. 마지막 힘을 모아 후세에 물려줄 미래의 영광 조국을 다시 건설하자. 영원한 축복을 지어 올리자.

아무리 힘들어도 오늘은 간다. 아무리 힘들어도 또 내일은 온다. 허니 너무 힘들게 살지는 말자. 밤이 지나면 새벽이 오듯 모든 것은 변해간다. 오늘도 지구촌 어느 곳에는 지진이 일어나고 재난으로 많은 사람이 죽었다고 한다. 단 하루도 예측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들의 삶이다. 그러니 너무 힘들게 살지 말자. 너무 근심하지도 말자. 늘 슬픈 날만 있지는 않다. 늘 기쁜 날도 아니다. 하늘은 흐리다가도 맑고, 맑다가도 바람이 부는 거다.

때로는 길이 보이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다시 열리는 것이 인생이다. 당장이 어렵다고 너무 절망하지는 말자. 지나고 나면 고통스럽고 힘든 날들이 더 아름답게 보일 수도 있다. 한 번쯤 주위를 돌아보자. 나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겉만 보지 말고 그들을 나처럼 바라보자. 행복한 조건인데도 불구하고 불행한 사람들과, 불행한 조건인데도 행복한 사람들이 있다. 어떤 사람들이 행복한지, 무엇 때문에 행복한지 바라보자.

아무리 힘들어도 당신이 살아만 있다면 그것은 희망이다. 당신이 살아만 있다면 그것은 꿈이다. 오지 않는 봄은 없다. 때로는 당신의 슬픔이 얼마나 사치스러운 일인가를 생각해보자.가난해도 병든 자보다 낫고, 죽어가는 자보다 병든 자가 낫다. 행복은 무엇을 많이 가진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에 달려 있다. 실상 당신은 가진 것이 너무 많다. 설령 당신이 걷지 못해도, 당신이 병들어 있어도 살아 있는 한 축복이다.

당신의 가슴을 뛰게 하자. 살아 있을 때 날개를 잃어 보는 것은 축복이다. 살아 있을 때 건강을 잃어 보는 것도 축복이다. 어려움이 지나고 나면 당신은 은혜를 알게 된다. 걷지 못해도 뛸 것이고, 뛰지 못해도 날 것이다. 그러니 오늘을 사는 것이 어렵다고 한탄하지 말자. 세상에 사랑이 없다고 말하지도 말자. 사랑하는 것 만으로도 당신은 이미 받았다. 당신의 주위에 누군가를 사랑할 대상이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행복이다.

가장 큰 불행은 가진 것을 모르고 늘 밖에서 찾는 것이다. 준 만큼 꼭 챙겨서 받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교할 수 없는 게 사랑이다. 아무리 아름다운 꽃밭도 다가가서 보면 기대만큼 아름답지만은 않다. 오늘도 지구촌에서는 슬픈 소식들이 날아온다. 그리고 기쁜 소식들이 들려온다. 바로 당신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당신 스스로를 무덤으로 인도하지 말자. 시인 ‘이욱환’의 절절한 목소리가 들려나는 밤이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모두 겪을 수 있음에 행복해하자. 오늘 하루도 숨을 쉬며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세상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이다. “사람을 고귀하게 만드는 것은 고난이 아니라, 다시 일어서는 것이다.” 라고 한 ‘크리스티안 바너드’의 말이 새삼 떠오르는 밤이다. 지금은 별밤이다. 겨울 추위가 기세를 올리는 차가운 밤이다. 그래서 사랑이 더욱 고픈 그런 밤이다. 우리가 손 잡고 팔 벌려 서로를 보듬어야 할 밤이다.

두 사람한테 똑같은 씨앗이 한 톨씩 주어졌다. 두 사람은 각자 그 씨앗을 심었다. 한 사람은 자신의 정원에서 가장 토양이 좋고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다른 한 사람은 거친 토양의 산에 그 씨앗을 심었다. 자신의 정원에 씨앗을 심은 사람은 바람이 세차게 불면 나무가 흔들리지 않게 담장에 묶어두었고, 비가 많이 오면 그 비를 피할 수 있도록 위에 천막을 쳐주기도 했다.

하지만, 산에 씨앗을 심은 사람은 아무리 세찬 비바람이 몰아쳐도 나무가 그것을 피할 수 있게 해주지 않았다. 단지 한 번씩 산에 올라갈 때면 그 나무를 쓰다듬어주며 “잘 자라다오. 나무야.” 라고 속삭였다. 자신이 그 나무를 늘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만 일깨워 주었던 것이다. 20년이 지났다. 정원에 있는 나무는 꽃을 피우기는 했지만, 지극히 작고 병약했는데, 산에서 자란 나무는 이웃 나무 중에서 가장 크고 푸른 빛을 띤 튼튼한 나무로 자랐다.

‘박성철’의 에세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잊지 못할 사랑을 한다’ 중에 나오는 내용이다. 누구든지 쉽사리 이해할 수 있는 잔잔한 이야기다. 인간은 한 톨의 씨앗과 같다. 아픔과 시련 없이 거둔 성공은 모래성처럼 작고 병약해지기 쉽다. 그러나 비바람과 폭풍우라는 시련을 피하지 않고 견뎌낸 후 거둔 성공은 크고 푸른 빛을 띠게 된다. 그러니 지금 주어진 시련에 좌절하지 말고 감사하자. 그것이 가장 소중히 여겨야 할 행복의 씨앗이다. 역경 속에서도 계속 의욕을 가지자. 최선의 결과는 곤경 속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1987년 ‘폴란드’ 한 병원의 수술실에서 찍힌 사진 한 장이 화제가 되었다. 그곳에서는 외과 의사 ‘즈비그뉴 리리가(Zbigniew Religa)’가 폴란드 최초로 심장 이식 수술을 집도하고 있었다. 수술의 성공 확률은 낮았으며 또한 당시에는 기술적인 결함도 있었다. 하지만 23시간 동안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었다. 안도의 눈빛으로 수술을 마친 즈비그뉴는 모니터를 지켜보고 있고, 한 쪽 구석에 지쳐 쓰러진 어시스던트가 자고 있다.

이 사진은 의료인의 사명과 본령(本領)의 중요성을 느끼게 해 주었으며, 1987년 ‘내셔널 지오그래픽 최고의 사진’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언뜻 보면 그냥 너저분하고 소소한 수술실의 정경일 뿐이지만 급박한 상황과 긴장의 분위기가 깔려있는, 엄청난 집중력 이후의 단상, 최선을 다한 후의 열정적인 피로가 묻어나는 현실 본연의 사진을 보면서, 우리는 저절로 숨겨진 의미를 발견하려 애쓰게 된다.

전 세계 의료인들이 의과대학을 졸업할 때 쓰이는 ‘제네바 선언’의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보면 이런 말이 있다. “나는 종교나 국적이나 인종이나 정치적 입장이나 사회적 신분을 초월하여 오직 환자에 대한 나의 의무를 다하겠다.” 오늘도 많은 의료인들은 현장에서 땀 흘리며 생명을 살리고 있다. 이 순간에도 사명감을 가지고 히포크라테스의 정신을 지키고 있는 수많은 의료인들에게 감사와 응원을 보낸다.

갑자기 뜬금없이 의사 이야기를 하니 조금은 어색하다. 우리는 그들을 선택받은 부류로 특별 취급을 하는 경우가 많다. 마치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것으로 여겨, 일반적인 생각이나 타당성 있는 판단은 하지 못할 것이라 간주하기도 한다. 어차피 수준 자체가 특별하기 때문에 평범할 리가 없다고 추측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그들도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노력과 목표를 향해 매진하는 평범하고 나약한 사람들일 때가 많다. 시련과 역경을 딛고 일어서고자 눈물과 땀을 끝없이 흘리며, 몇 번씩이나 포기하고 싶어서 고민을 하는 보통사람들인 것이다.

그렇기에 이루기 힘든 성공과 보람 앞에서는 기꺼이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힘든 일상의 마침표 앞에서는 파김치가 된 육신을 내던지며 늘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특별한 순간이 찾아오게 마련이다. 그 사람이 이 땅에 태어난 순간처럼 말이다. 그 특별한 기회를 붙잡는다면 그는 사명을 완수할 수 있다. 그에게만 유일하게 주어진 사명이다. 그 순간 그는 위대함을 온몸으로 느낀다. 그 때가 그에게는 최고의 시간이다.” ‘윈스턴 처칠’의 말이다.

어지럽고 험난한 이 세상을 올바르게 살아가는 지혜라고 해서 특출날 것은 없다. 우선 어렵지 않은 삶의 공식들을 몇 가지 짚어보자. 그냥 남의 허물을 보지 않으면 된다, 혹 보더라도 마음에 담아두지 않는다. 자신의 허물을 보는 것이 지혜요, 남의 허물을 지나쳐 버리는 것이 덕이다. 그리고 자기를 해롭게 하는 이들에게 앙심을 품지 않는다. 앙갚음을 하지도 말고 보복도 꾀하지 않는다. 남들이 욕설을 퍼붓더라도 끝까지 참는다.

어떠한 경우에도 뼈있는 말로써 남에게 괴로움을 안겨주지 않으며, 자신의 책임이나 부담을 남에게 떠넘기지 않는다. 남의 부덕한 행위를 기뻐하는 것이 부덕한 행위 그 자체보다 더 나쁘다. 다른 사람들의 고통과 불행을 즐거워해서는 안된다. 또한 남을 도우면서 자랑해서도 안된다. 마땅히 해야 할 일로 여길 뿐 아니라 그러한 기회를 준 그들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면전에서 비난 받더라도 성내지 않고 능히 자신을 다스릴 줄도 알아야 한다.

모든 번뇌 가운데서 증오가 가장 파괴적이다. 증오는 이제까지 쌓아온 모든 공덕을 한꺼번에 소멸시켜 버린다. 그러므로 자비와 연민을 개발해야 한다. 특히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의 고뇌를 위로하는 데 눈을 뜬다. 자주 접촉하는 사이일수록 화내고 신경질 낼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만일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나쁘게 말하거든 오로지 자신을 들여다보자. 그들이 틀렸다면 그들을 무시해 버리자. 만약 그들이 맞다면 그들에게서 철저하게 배우자. 어느 쪽이든 화를 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잘못 행동해서 무엇이 정확한가를 지적해 주었는데 그들이 따르지 않는다면 그 쯤에서 그대로 놔두자. 비리로 모은 재산은 오래가지 못하며 쥐꼬리만 한 권세와 재산을 가지고 남용하는 사람은 패망을 자초한다. 지금 우리는 이런 진실의 증거를 확실하게 바라보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사람의 덕목을 무시하고, 영원할 줄만 알았던 권력의 허망함이 무엇인지를 똑바로 직시하고 있다. 만천하의 세상이 그걸 알려주고 있다. 엄연한 이치가 그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어쩌면 당신은 스스로 특별하기를 원한다. 누구나 다 그렇듯이 말이다. 그런데 그런 소망은 숨쉬는 것 만큼이나 자연스럽고 정당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 아주 기쁜 소식이 있다. 그것은 당신이 이미 특별하다는 것이다. 당신은 어느 누구와도 다른 유일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당신은 다른 모든 사람과는 다른 유일무이한 사람이다. 이 세상의 어느 누구도 당신과 똑같은 사람은 있어 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당신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당신은 계속하여 자라고 있으니까 말이다. 당신은 더욱 더 특별해지기 위해 자라나는 과정에 있다. 삶의 모든 재료는 당신 주위에 널려 있다. 그 재료들을 당신의 성장을 위해 사용하자. 그것은 당신이 더욱 완전히 당신 자신이 되는 길이기 때문이다. 최선의 당신, 유일한 당신, 그 누구도 아닌 당신, 유사한 당신이 아니라 바로 진정한 당신 말이다.

그러니 스스로 자라도록 하자. 바로 이 순간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는, 조물주가 창조하신 바로 그대로의 당신이 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당신은 단 한 번의 삶을 누릴 수 있을 뿐이다. 시간은 짧다. 어제는 이미 지났으니, 이제는 오늘을 살자. 자신이 자라도록 힘씀으로써 특별한 존재가 되자. 바로 지금 시작하자. 그걸 몸소 실천해보자. 결코 후회나 뉘우침이 없는 최선의 삶을 살아내자. 그것이 권리이며 의무다.

‘어느 95세 어른의 수기’ 라는 제목의 글이 있다. - 나는 젊었을 때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 결과 나는 실력을 인정받았고 존경을 받았습니다. 그 덕에 65세 때 당당한 은퇴를 할 수 있었죠. 그런 내가 30년 후인 95살 생일 때 얼마나 후회의 눈물을 흘렸는지 모릅니다. 내 65년의 생애는 자랑스럽고 떳떳했지만, 이후 30년의 삶은 부끄럽고 후회되고 비통한 삶이었습니다.

나는 퇴직 후 ‘이제 다 살았다, 남은 인생은 그냥 덤이다.’ 라는 생각으로 그저 고통 없이 죽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덧 없고 희망이 없는 삶, 그런 삶을 무려 30년이나 살았습니다. 30년의 시간은 지금 내 나이 95세로 보면 3분의 1에 해당하는 기나긴 시간입니다. 만일 내가 퇴직을 할 때 앞으로 30년을 더 살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면, 난 정말 그렇게 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 때 나 스스로가 늙었다고, 뭔가를 시작하기엔 늦었다고 생각했던 것이 큰 잘못이었습니다. 나는 지금 95살이지만 정신이 또렷합니다. 앞으로 10년, 20년을 더 살 지 모릅니다. 이제 나는 하고 싶었던 어학공부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단 한 가지, 10년 후 맞이하게 될 105번 째 생일 날! 95살 때 왜 아무 것도 시작하지 않았는지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입니다. -

사람의 삶이란 것이 자신이 주인공이면서도, 아무도 속내용을 알 수는 없다.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지도, 언제 시작되어서 언제 끝나게 되는 지도, 그리고 어떤 색으로 칠을 하면서 페이지들을 메꾸어나가게 되는 건지도 알 지 못한다. 그렇게 하루 하루들을 착실하게 이어가는 것이 길고 긴 여정의 가장 근본적인 걸음걸이다. 지나놓고 후회하지 않을 오늘의 삶을 사는 것이 정말 중요한 영원한 삶의 지표다.

몹시 추운 겨울날 어린 소녀가 발을 동동 구르며 유리창 너머로 가게 안을 한참 동안 들여다 보더니 이윽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이 푸른 구슬목걸이 참 예쁘네요. 좀 싸주세요.”“누구에게 선물 하려고 하니?” “우리 언니요. 저는 엄마가 없어서 언니가 키워주셨거든요.언니에게 줄 선물을 찾고 있었는데 아주 꼭 마음에 들어요. 언니도 좋아할 거예요.”

“돈은 얼마나 있니?” “제 저금통을 털었어요. 돈은 이게 전부예요. 이걸로 될까요?” 소녀는 주머니에서 동전을 모두 쏟아놓았다. 그러나 목걸이의 가격에 비하면 터무니 없이 적은 돈이었다. 소녀는 목걸이 가격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것 같았다. 주인은 소녀 몰래 정가표를 슬그머니 떼고는 예쁘게 포장해 소녀에게 주었다. “집에 갈 때 잃어버리지 않도록 조심하거라.” “예. 감사합니다.”

그런데 다음날 저녁, 젊은 여인이 가게 안으로 들어서서 푸른 목걸이를 내놓으며 말했다. “이 목걸이, 이곳에서 파신 물건이 맞나요? 이거 진짜 보석 아닌가요?” “예, 저희 가게의 물건입니다. 그리고 아주 좋진 않지만 진짜 보석입니다.” “누구에게 파셨는지 기억하시나요?” “물론입니다. 예쁜 소녀였지요.” “그 아이에게는 이 보석을 살만 한 돈이 없었을텐데요.” 그러자 가게주인은 젊은 여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 소녀는 누구도 지불할 수 없는 아주 큰 돈을 냈습니다. 자기가 가진 것 전부를 냈거든요.” 지금 당신에게 당신의 전부를 내어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당신의 삶은 정녕 아름답고 성공한 삶이라고 할 수 있다. ‘로레인 바우어’는 이렇게 말했다. “테니슨의 시 ‘율리시스’에 이런 구절이 있지. ‘가자, 친구여, 새 세계를 찾기에는 아직 늦지 않았네.’ 이 구절은 내 삶의 주문이야. 이 말은 100세가 된 사람한테도 해당하는 말이야. 내가 젊은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걱정하지 말라는 거야.

살아보니, 나이의 고개를 넘을 때마다 이전에는 없던 기회들이 생기더라고, 그리고 각 고개마다 다른 기쁨들이 있어. 사람들은 나이 드는 걸 지나치게 두려워 해. 걱정하지 마. 나이 드는 건 모험과 같으니까.” 새해가 되었다는 말은 나이를 한 살 더 먹었다는 말이다. 달리 말하자면 한 살 만큼 더 성숙해졌다는 말이다. 그럼 우린 이 시점에 무얼 해야 하는가? 나이값을 제대로 하자면 우리가 어떤 생각으로 다시 하루를 시작해야 하는 걸까?

별밤이 흐르고 있다. 새벽이 다가오고 있다. 지축을 흔드는 또 하루의 삶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의 겨울밤이, 별빛 찬란한 우리의 겨울밤이 우리에게 손짓하고 있다. 그믐밤이 흐르고 있다. 자! 이제 우리의 삶을 조용히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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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롭게 느껴질만큼 완전 비어있는 그믐밤 공허,
누워 가만히 올려다보니

이만오천년걸려 당도한다는 별빛 의미 일깨워주며
가까운 별, 먼 별, 큰 별, 작은 별,
모두 다른 공간 깊이 갖고
방글방글 소용돌이치듯 번쩍거리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할지 알 수 없는 분노
젖은 실타래처럼 가슴에 엉켜들고
마주쳐야 할 평범한 생의 무게
두렵기만 하지만

눈감으면 자라나 내 눈안 기생하는 검은 흡반존재
너는 모르리,
서글픈 봉변인 양 다가온 저 어두운 정체

밤새들 소리 가슴 쩡쩡 쪼아도 묵묵히 모멸 겪으면서
세월 아주 흘러 이미 시효 지난 이야기 나누면서
깊은 속 뭉친 원망 한 줌씩 덜어내면서

별밤은 흐르다
그믐밤이 흐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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