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파리하고
새벽은 살금살금 다가오고 있거늘
내 영혼 대체 어디로 가는 것인가 ?

이 가을날이
내 인생의 가을 돌아보게 하는데
내 인생,
어느 지점에서 어떻게 익어가고 있는가 ?

해시계 위
신그림자 드리우며 장엄한 때 다가오면
내 인생,
어떤 결실로 구분되고 어떤 심판 받을 건가 ?

언제나
가을 올 때 마다 나는
스스로를 심판해야만 한다
아직도 삶에 안주하지 못하는 존재,
아직도 삶이 안주가 되지 못하는 존재,

좀더 아파하고
좀 더 깨어있으라고
가을날은 나를
낙엽 떨어져 뒹구는 거리로 내몰아
더욱 방황하게 만든다

방황이라는 말,
얼마나 오래 잊고 살았나 ?
이젠 다시 기억해야 할 때다
이젠 나에게 묻고
나 스스로 심판해야 할
가을날이다, 지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