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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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孤島의 默示錄... 토해낸넋두리前  


  "* 孤島의 默示錄... 토해낸넋두리前"
출판 예정 두번째 詩集의 제목입니다.

林森의 인생에 있어서 또다른 전환점이 되는 시기의 시작인
2008년 후반기부터 2010년 전반기까지
약 2년 정도의 기간 동안
마르지 않는 샘물인 양
정말 많은 量의 詩를 짓게 됩니다.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역경의 나날을 헤쳐나오면서
量産된 詩이니만큼
어딘가 모르게 어둡고 비감어린 내용과
칙칙한 파스텔톤 색깔의 詩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원한 시대의 방랑자 다운 林森의 詩心과
언어의 마술사로 불리우는 詩語의 조화가
오묘하게 조합을 이루고 있는지라,

독자들로 하여금 고개를 끄떡이게 만들고
한 데 어울려 함께 눈물짓는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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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시절에 조의를 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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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맘때쯤이면 어김 없었지

그 시절에도 매양 약비 한 보지락씩 쏟아져
흐리마리하게 끄무러지던 하늘에
부조 공양 하고나서는
가을이야 오건 말건,
어리중천 능글맞은 해 다시 희뿜히 뜨면

바람살이 따라 설레이진 않더라도
괴인 채 일렁거리긴 하는
빗물결에 볕꽃 피어나
심기 적적하던 터에도
고르롭게 반들거려 입맛 다시게끔 하던
살진 알밤 기억 은근스레 떠오르고,

꿀잠 주무시듯 슬며시 떠나가신
생시적 바깥어르신 지청구 듣고도
단단히 부아풀이 할 데 라곤 없어
시쁘둥하니 대꾸하고 서서
엇먹는 소리 뒷동 달며 구석쟁이에서
쌀뜨물 한 종구라기 벌컥 들이키고는

입 멋멋해져 마른 침 삼키고
물퉁보리처럼 덤턱스러운 아랫도리 부여잡아
날 저뭇하도록 들썽거리던
초상집 분위기 기억도 아름아름 떠오르고,

상여소리 저물어 부스러질 젠
스산한 바람 땅거미 화답하고
귀곡새무리 장터 볼 일 다 본 양
어루더듬어 갈 채비로 너스레떨면
해거리도 없이 연년이 다다귀로 열려지는 매실
속은 허부렁해져도

짐짓 우듬지 가지런히 추스려
뭇사람 눈길 끌어온 터수
드센 위용 뿜으며 묵중하게 서있는 자세 올려다보던
매화목 기억도 슬그머니 떠오르고,

지나간 시간 함께 있어진 일들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스며드는 것임을 알아차리면
무연해진 심사 가을숲 내게로 오고
우수수 흩날리는 나그네

시척지근하게 지나가는 말로 엉너리치듯
세상 향해 한 대거리 하곤
이내 그을음 드레드레한 면상 들고
낙엽되어 먼 길 떠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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