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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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孤島의 默示錄... 토해낸넋두리前  


  "* 孤島의 默示錄... 토해낸넋두리前"
출판 예정 두번째 詩集의 제목입니다.

林森의 인생에 있어서 또다른 전환점이 되는 시기의 시작인
2008년 후반기부터 2010년 전반기까지
약 2년 정도의 기간 동안
마르지 않는 샘물인 양
정말 많은 量의 詩를 짓게 됩니다.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역경의 나날을 헤쳐나오면서
量産된 詩이니만큼
어딘가 모르게 어둡고 비감어린 내용과
칙칙한 파스텔톤 색깔의 詩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원한 시대의 방랑자 다운 林森의 詩心과
언어의 마술사로 불리우는 詩語의 조화가
오묘하게 조합을 이루고 있는지라,

독자들로 하여금 고개를 끄떡이게 만들고
한 데 어울려 함께 눈물짓는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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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 절기 *



시작노트

" 24 절기 " 詩作 note

본격적인 가을임을 드러내주는 올해의 백로(白露) 절기가 며칠 전에 지났다.
이제 얼마 안있으면 추분(秋分) 절기가 돌아온다.
‘절기(節氣)’는 간단하게는 ‘태양년(太陽年)을 태양의 황경(黃經)에 따라 24등분한 기후의 표준점’이라는 정의로 설명할 수 있다.
좀 어렵기는 하지만 다른 표현으로는 ‘시령(時令)’ 또는 ‘절후(節候)’라고도 한다.
옛날부터 우리나라가 음력을 이용하여 날짜를 세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 단순하게 24절기도 당연히 음력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음력을 쓰는 농경 사회의 필요성에 의해 절기가 만들어졌다고는 해도 이는 태양의 운동과 일치한다.
실제로 달력을 보면 24절기는 대개 양력으로 매월 4~8일 사이와 19~23일 사이에 생긴다.
24절기의 이름은 중국 주(周)나라 때 화북 지방의 기상 상태에 맞춰 붙인 이름이다.
서양에서는 7일을 주기로 생활했으나, 중국과 우리나라는 24절기를 이용해서, 15일을 주기로 생활하였다고 보면 된다.
실제로도 음력에 따르는 것이 농경 사회에는 더 적합했다.
왜냐하면 해를 기준으로 하기 보다는 달을 기준으로 하면, 어김없이 15일 주기로 변화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해와 달의 순기가 1년을 기준으로 서로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생활 속에서 느끼는 하루하루의 편리성은 달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좋지만, 양력으로 짜 맞추어진 절기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계절과는 차이가 난다는 단점이 있다.
달이 지구를 1번 공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9.5일이고, 12번이면 354일이 된다.
하지만 지구가 해를 공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65일로, 11일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황경이란, 태양이 춘분(春分)에 지나는 점(춘분점)을 기점으로 하여 황도(黃道:지구에서 보았을 때 태양이 1년 동안 하늘을 한 바퀴 도는 길)에 따라 움직인 각도를 말하며, 이 황경이 0°일 때를 춘분, 15°일 때를 청명(淸明) 등으로 구분하는데, 15° 간격으로 24개 절기의 날짜가 구분되는 것이다.
각 계절 마다 6개의 절기가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데, 전체의 15번 째이며 가을에 해당하는 절기 중의 세 번째 절기가 바로 백로이다.
백로는 양력 9월 9일 무렵으로 대개 음력 8월에 들며, 가을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시기인데 올해는 추석날과 같은 9월 8일이었다.
천문학적으로 백로는 태양이 황경 165도를 통과할 때이다.
백로는 ‘흰 이슬’이라는 뜻으로, 이때 쯤이면 밤에 기온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 풀잎이나 물체에 이슬이 맺히는 데서 유래한다.
가을의 기운이 완연히 나타나는 시기로 옛 중국 사람들은 백로부터 추분까지의 시기를 5일씩 삼후(三候)로 나누어 특징을 말하였는데, 초후(初候)에는 기러기가 날아오고, 중후(中侯)에는 제비가 강남으로 돌아가며, 말후(末候)에는 뭇 새들이 먹이를 저장한다고 한다.
백로 무렵에는 장마가 걷힌 후여서 맑은 날씨가 계속된다.
하지만 간혹 남쪽에서 불어오는 태풍과 해일로 곡식이 피해를 겪기도 한다.
백로 다음에 오는 중추는 서리가 내리는 시기이다.
전남에서는 백로 전에 서리가 내리면 시절이 좋지 않다고 한다.
볏논의 나락은 늦어도 백로가 되기 전에 여물어야 한다.
벼는 늦어도 백로 전에 패어야 하는데, 서리가 내리면 찬바람이 불어 벼의 수확량이 줄어든다는 정설이 있다.
백로가 지나서 여문 나락은 결실하기 어렵다.
제주도 속담에 ‘백로전미발(白露前未發)’이라고 해서, 이때까지 패지 못한 벼는 더 이상 크지 못한다고 전한다.
또한 백로 전에 서리가 오면 농작물이 시들고 말라버리는 것으로 생각한다.
충남에서는 늦게 벼를 심었다면 백로 이전에 이삭이 패어야 그 벼를 먹을 수 있고, 백로가 지나도록 이삭이 패지 않으면 그 나락은 먹을 수 없다고 믿는다.
경남에서는 백로 전에 패는 벼는 잘 익고, 그 후에 패는 것은 쭉정이가 된다고 알고 있으며, 백로에 벼 이삭을 유심히 살펴서 그해 농사의 풍흉을 가늠하기도 한다.
농가에서는 백로 전후에 부는 바람을 유심히 관찰하여 풍흉을 점친다.
이때 바람이 불면 벼농사에 해가 많다고 여기며, 비록 나락이 여물지라도 색깔이 검게 된다고 한다.
경남 섬지방에서는 “8월 백로에 비가 오면 십리 천석을 늘린다.”라는 말이 전하면서 비가 오는 것을 풍년의 징조로 생각한다.
또 백로 무렵이면 조상의 묘를 찾아 벌초를 시작하고, 고된 여름농사를 다 짓고 추수할 때까지 잠시 일손을 쉬는 때이므로 부녀자들은 근친을 가기도 한다.
이처럼 다른 절기에 비하여 특히 농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백로이다.
24절기 마다 계절과 기후에 적응하고 대처하는 요령이나 삶의 혜안 등이 확실하게 구분되어 요구된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사시사철 변하는 날씨와 기온에 적절하게 대응하고, 자연의 변화에 순종하면서 진리를 체득하는 생활의 역사를 이어왔다.
그러다보니 확실한 불변의 진리는 진리대로 그 가치를 존중하였고, 변화하는 환경이나 여건에 즉각 반응하여 유효적절한 삶의 방편을 모색하는 지혜로움은 또 그 나름대로 권장하는, 이른바 생활의 오묘한 철학이 세간에 널리 퍼지면서 발전되어왔다.

참 진리는 몸으로 체득하는 과정을 통해 지혜가 된다.
그래서 젊은이의 번뜩이는 지식은 노인의 해묵은 지혜를 따를 수 없다고 한다.
지금은 세상이 좋아져 훌륭한 말씀을 들을 곳이 많아졌다.
그러나 소문난 명 강의를 한번 듣고 감동했다고 해서 사람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말씀을 듣고 한 순간 마음이 움직였다고 해서 사람이 변하는 것도 아니다.
사람은 자신의 삶 속에서 부단히 부딪고 깨지는 과정을 통해서만 성숙해 간다.
인생도 믿음도 긴 시간 시험을 거친다.
때로는 감당키 힘든 혹독한 시련 때문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기도 했고,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포기하고 싶었던 날이 수도 없지만, 그래도 오늘까지 왔다.
내 다리로 길을 걸을 수 있는 것, 내 손으로 밥을 먹을 수 있는 것, 말하고 생각을 전할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계절과 발맞추어 인생의 가을을 보내고 있는 이즈음, 인간이란 얼마나 나약하고 가난한 존재인가 하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그 사실을 온몸으로 체감하고 살아가고 있는 지금, 그러고보면 감사할 것이 참으로 많다.
그 중에서도 이 순간 가장 간절히 소망하는 것이 있다면, 그저 내 영혼 하나 구제할 수만 있어도 좋겠다는 바램이다.
지금은 천지에 가을이 쏟아져 내리기 시작하는 절기이다.
세상에는 처음부터 곱게 물든 나뭇잎은 없었다.
비바람 폭풍우, 찬 이슬을 받아 견뎌내고, 세상 모든 것이 다시 흙으로 돌아갈 때임을 알 즈음, 그때에 비로소 섧도록 아름답게 물드는 것 아니겠는가?
아름답게 사는 길이 어떤 길이냐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얼마나 확실하고 큰 목소리로 자신있게, 기분좋게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질문에 기분좋게 대답하는 사람은 누구에게나 사랑을 받는다.
찜찜한 Yes 보다는 차라리 시원시원한 No가 대화를 이끌어간다.
지금 당신 주위에는 모든 이에게 사랑받는 어떤 누군가가 있는가?
그렇다면 그 사람을 한 번 살펴보라.
틀림없이 언제나 시원시원하게 대답할 것이다.
그 대답이 Yes이건 No이건 상관 없다.
중요한 것은 기분좋게 대답하는가, 대답하지 못하느냐 하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진지한 태도로 대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사랑받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그것은 그 사람의 대답이나 반응이 시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택시를 탔을 때 무엇을 보고 운전사를 평가하는가?
당신이 맨 처음 행선지를 말했을 때 얼마나 기분좋게 대답하느냐에 달려 있지 않은가?
그것은 커뮤니케이션에서도 마찬가지다.
상대방의 대답이 얼마나 기분좋게 돌아오느냐에 따라 그 후의 대화가 결정된다.
한 번 생각해 보라.
기분좋은 대답을 들으면 마음이 얼마나 상쾌한지를....
그것은 상대방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당신은 상대에게 항상 기분좋게 대답해 주는가?
이는 이 계절에 한 번쯤 돌이켜봐야 할 삶의 노하우다.
해묵은 진리라고 해서 무시하거나 간과해서는 안된다.
시간이 지나면 부패되는 음식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음식이 있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지나면 부패되는 인간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인간이 있다.
한국 사람들은 부패된 상태를 ‘썩었다’ 고 말하고, 발효된 상태를 ‘익었다’ 고 말한다.
매사에 신중하도록 하자.
당신을 썩게 만드는 일도 당신의 선택에 달려 있고, 당신을 익게 만드는 일도 당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주변을 둘러보면 우리가 미처 알아차릴 새도 없이 순식간에 가을은 왔다.
여기까지 오느라 저마다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리다.
익는다는 것은 지나간 고통의 마지막 표현이다.
오늘 익기 위하여 그렇게도 울면서 밤을 새웠었고, 불안과 두려움으로 아침을 맞았었다.
오늘 빨개지기 위하여 그렇게 속을 태웠었다.
오늘 노래지기 위하여 그렇게 놀랐었다.
오늘 당당해지기 위하여 그렇게 불안했었다.
오늘 달기 위하여 그렇게 부딪쳤었다.
지금 이 맛과 색은 우리 스스로가 내는 맛과 색이 아니다.
지나간 시간이 만들어낸 맛이고 색깔이다.
그러니 익어가는 이 가을을 보면서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저 넓은 들판과 산기슭을 어루만지는 투명한 햇살과 부드러운 바람이 참으로 좋다.
가을은 이렇게, 지나온 것들과 남아있는 것들이 만나, 세상의 모든 것은 사랑임을 증명하는 축제이다.

사실 가을엔 모든 사람이 우수와 사색에 잠기기 쉽고, 다른 계절에 비해 낭만과 감성의 여울 속에 빠지기 십상이다.
그래서 가을엔 쉽사리 누구나 시인이 되고, 청춘이 되고, 울보가 되기도 한다.
가을에 저지르는 애교 섞인 실수나 작은 일탈이 이해와 아량으로 종종 덮여지는 이유도, 아마 서로서로 감정의 교류가 잘 이루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는 말이 있다.
여름철에 비해 줄어든 일조량 때문에 생체리듬이 깨지기 쉬운데 생체리듬이 불안정하면 우울감이 든다.
여성보다는 남성이 감정 조절에 약하기 때문에 가을이면 남자들이 더 감성적이게 된다.
이런 기분 탓일까, 평소 패션에 별 관심이 없던 남자들도 가을이면 새 옷을 장만하느라 분주하기 쉽다.
그리고는 새 옷을 차려입고 거리로 나서면서, 어떤 인연인가를 기대하며 가슴 설레는 방황을 꿈꾸기도 한다.
우리는 모두 그렇게 가을엔 맑은 인연이 그립다.
서늘한 기운에 옷깃을 여미며 고즈넉한 찻집에 앉아, 화려하지 않은 코스모스처럼 풋풋한 가을 향기가 어울리는 그런 사람이 그립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차 한 잔을 마주하며 말없이 눈빛만 바라보아도 행복의 미소가 절로 샘솟는 사람, 가을날 맑은 하늘빛처럼 그윽한 향기가 전해지는 사람이 그립다.
찻잔 속에 향기가 녹아들어 그윽한 향기를 오래도록 느끼고 싶은 사람, 가을엔 그런 사람이 그리워진다.
산등성이의 은빛 억새처럼 초라하지 않으면서 기품이 있는, 겉보다는 속이 아름다운 사람, 가을엔 억새처럼 출렁이는 은빛 향기의 만남과 인연을 가슴에 품어보고 싶어진다.
그래서 우리들의 가을은 항상 사연을 만들고, 이야기를 남긴다.
그토록 아련한 추억과 기다림을 우리의 가슴에 심어준다.
정말 이상한 계절이다.
그래서 가을이다.
그게 가을이라는 이름의 절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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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러간다고 ?
세월은 흘러가는 게 아니지

세월은 (시간은) 추상적 개념일 뿐,
실제론 정지해있는 건데
사람들은 제가 흘러가면서 애꿎게도
그냥 그 자리 있는 세월 탓하며

세월 간다고, 세월이 뒷걸음친다고,
헛소리 하지

반복되는 세월 견디다보면
나무 녹빛색 한층 더 찬란해지고,
웃음과 눈물 수차례 다녀간
세월 자리에는 환한 너그러움

불끈 자라나며
햇살은 참으로 정직하게 반짝이지,
음험한 구석은
약에 쓰려 해도 없을 정도로

불만의 영혼 끌고다니면서
저지레나 하던 세월은
오후 강가 은물결같이
비루한 삶의 풍경속으로도
한눈금씩 꼬박꼬박 스며들지

스물네 절기 마다
스물네 번의 숨 쉬면서

- 2010년 백로 절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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