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이불덮은 지금은 하얀 세상,

설원 베푸는 너그러움의 축복에
다들 유혹받는 아침
동전 던지면 앞면이나 뒷면 나올 확률 50:50,

그러나 확률은
다음에 실제로 무엇이 일어날지에 관해서는
언제나 침묵지킬 뿐 -

모든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원한과 적의 끓어오른다

눈이 싫다
하늘에 해 걸리면 감쪽같이 녹아 사라질 거면서
영원히 곁에 머물것 처럼
달콤하고 현란한 몸짓으로 보는 이 미혹시키는
눈이 아닌가

극렬한 대비가 주는 불가사의한 편안함
제 아무리 유혹해도
내 안엔 어떤 야만 살아있어

나는 거칠기만 하다

하지만 자신에게 엄격해질 필요는 있다
새로운 생각 한두번 더 한다고 해서
새로운 세상 펼쳐지진 않겠지만
나는 망가지기 위해서 이곳 온 게 아니고
행복해서 여기 사는 건 더욱 아니다

그저 내일에는 행복할 줄로 알고 사는 거지
다 잊자
기억 많으면 슬픔도 많은 법,

피어나는 현상 일일이 자리매김하며
어차피 쌓인 눈은 침묵으로 녹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