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큼 멀리로 물러난 척 하다간
불현듯 되돌아와
여린 꽃잎 그악스레 할퀴며
봄 시샘하던
지루한 겨울바람

어쩌지못해 두손 들고 간
이 계절은 연두색,
초록 향해 지금 막 솟아오르는
달팽이 굼뜬 기지개,
소담한 마음 화살표
싱싱한 연두색이듯

왕성한 출발기운
생기 잉태하던 산책길에는
손가락으로 퉁기면
금방 쨍- 하고 금갈것처럼
푸르고 투명한 하늘

일륜은 중천에서 몇바퀴 구르더니
이미 풀잎가엔
여름냄새 폴폴 풍겨나누나

소중히 지켜보지 않으면
모르는 사이 이 봄은 또
슬쩍 떠나버릴텐데

웃자, 소리내어 웃자
떨림도 신음도 날려버릴 큰 소리로
더 늦기 전에,
봄 아주 가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