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치유와 창조만을 위해 쓰도록 만들어졌다는 것도
잘 알지 못하니
여전히 어리석고도 무모할 나이지만
그저 진부하거나 몽상적 수준은 겨우 면해
자존심 강한 나르시시스트 초보에 다름 없고,

머리속 늘어져버린 두꺼운 실들
친친 얽히고 있는데
만일 생감자같이 아리디아린 문체로
그걸 시로 써낼 수 없다면
무엇 있어 나를 자신의 존재에
데려다줄 수 있으려나

시는 돌풍인 양
내 속에서 걷잡을 수 없이 휘몰아치더니
두룸성 있는 구변머리로 어수선함만 여과시키곤
스토리 입힌 패션인지

내 치장된 언어의 편집은
결국 달변 아니라 다변에 불과한 쓰레기 였다는 결론,
귀결되고 있구나

그렇지

애당초 내게 완벽한 시 따위는
존재하질 않았었어
완벽한 절망
존재하지 않았던 것 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