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긴 건 사랑이다
사랑은 길고 길어서 죽을 때도 가지고 간단다

하지만 결국
배신 즐기는 사랑의 속성은 파멸이다

익사한 영혼처럼 커다란 장화신고
어기적어기적 자신 무덤속 거니는 사랑은
음습한 흙바닥에서
퀴퀴하게 습지냄새 솔솔 풍긴다

불모는 모래넝쿨과 사악하게 얽히며
순간순간 뻗어나가고,
입으로 눈으로 귀로
모래 지륵지륵 흘러나오는
잔혹한 사랑의 환각 왼종일 시달리다보면

피와같이 느리게 흐르던
끈끈한 점액질 눈물

무엇엔가 그렇게 목숨걸고 살아볼 수 없는 허망함
와장창 몰려드니,
여러가지 사연들
접착테프인 양 실핏줄 들러붙어

사랑이 배신이라고,
사랑이 파멸이라고,
목청껏 시위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