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숨막혀

나 답답해

숨 가쁘게 몰아쉬어봐도, 숨 거칠게 내뱉어봐도,
가슴 꽉 막혀서 도무지 뚫리질 않아

이러다가 나 죽을 것 같아
어쩌지 ?
안되는데, 안되는데,
그냥 이대로는 정말 안되는데....

무수한 발을 가진 기나긴 슬픔
이상하리만치 가볍고, 나른하고, 비현실적 모습으로
내 부정한 궤적위 지나가면

복발하는 슬픔 억지로 진정하며
눈으로는 소리없는 초혼
피 마르도록 부르다가
사뭇 그 눈에 가슴츠레 안개 돌고

밤 시작되는 무렵이면
가시덤불 벌리고 나오는듯
하냥 아프게 돋는 별 닮아

평생 등에 지고온 피곤의 흔적
칼금처럼 새겨진 고단한 행색으로
온누리 빛 뿌리거늘

태어나서 성장하고 늙어 죽음으로써
한살이의 완성
숭고하게 역사로 저장될지도 모르겠지만

별똥별 떨어져 가슴으로 날아들더라도
이 긴긴 겨울 나는 나를 버리고
또 다른 나
잉태해야 할 터인데,

나는 나를 잊고
또 다른 나
탄생시켜야 할 터인데,

숨이 막혀와
제 아무리 답답할지언정
그냥 그냥 이대로는,
빛 꺼진 채 맥없이 스러져
죽어갈 순 없는 노릇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