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쯤 살았다 치고 " 詩作 note

일단 반은 결론이 난 셈인가? 갈피조차 잡지 못하고 허우적대던 정국이 한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탄핵을 외치며 온 국민의 발걸음을 유혹했던 이슈는, 반쯤의 승리로 한 시름 놓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다 끝난 게 아니다. 아직도 결정되어야 할 사항이, 해결되어야 할 문제가, 밝혀야 할 사안이 산더미다. 그래서 지금도 저기 광장에는 인파가 몰리고 있다.

아직도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정치가들을 믿지 못하는 민심이 직접 문제 해결의 기치를 들고 목소리 높이기 시작한지 하마 여러날, 지금 쯤은 감을 잡은 정치판의 실력자들이 제대로 지표를 설정할 때도 되었거늘, 어째서 아직까지도 민중이 내지르는 함성의 눈치만 보면서, ‘일단 지켜보겠다’는 말들을 후안무치하게 서슴 없이 내뱉고 있는 건지 정녕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런 수준이라면 참으로 정치라는 건 쉽구나.

줄만 잘 서면, 편만 잘 들면, 그리고 매스컴만 적당히 이용하면, 세비는 제 때 제 때 알아서 올라가고, 인기는 비례해서 급상승하는 거니까 ‘눈치 8단이면 정치 8단’이라는 말도 나오는가보다. 이제는 정녕 역할 분담 제대로 해서, 정치는 정치가들이 하고, 민초들은 민생에만 전념하는 사회가, 국가가 되었으면 좋겠다. 가뜩이나 경제도 어렵고, 국제 정세도 혼란스러운데다가, 저 북쪽의 패거리들은 호시탐탐 유리한 기회를 붙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내부 분열이 이토록 극심하게 기승을 부리니 이 노릇을 어찌해야 할까?

정말이지 지쳤다. 진심으로 바라건대 이젠 그만 좀 하자. 얼른 안정시키고 사후조치에 만전을 기하자. 그래서 국민들을 제대로 주인 대접하는 민주주의의 꽃을 피우는 데 전념하도록 하자. 한 편에서는 더 이상의 집착이나 미련은 버리고 결정난대로 화끈하게 거취 표명을 하고, 다른 편에서는 아량과 포용으로 안정과 평화를 기하는 데 힘을 기울이자. 그게 진정한 공존의 길이요, 모두가 더불어 함께 사는 최상의 방법이다.

어차피 세상은 모든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다. 어떤 특별한 사람들만의 전유물도 아니고, 선택받은 자들의 광장만은 더더욱 아니다. 하나같이 소중한 인권을 가진 사람들이 저마다의 노력을 기울여, 화합하고 양보하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소망과 꿈의 터전이다.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 이미 반쯤은 살았다 치고, 나머지 반생을 위하여 최선의 방안을 모색하면서 살아가는 선의의 경쟁터다. 그러니 악한 무리들은 가라. 분위기를 해치는 무뢰배들은 사라져라.

정치도 잘 모르고, 리더쉽은 눈꼽 만큼도 없는 필자지만, 그래도 이것만은 안다. 양심과 도덕이 마음의 근본이 되는 사람들이 앞장서서 국민들을 이끌면, 필경 살기 좋은 국가가 건설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 말이다. 군림하기 보다는 봉사하는 마음가짐이, 권력을 남발하기 보다는 낮추고자 하는 자세를 지닌 리더들이 진정한 이 시대의 일꾼이라는 사실 말이다. 그런 리더들이라면 기꺼이 따르리라. 하라는대로 다 이행하리라. 더는 촛불도 들지 않고, 더 이상은 광장에 모여 소리 지르지도 않고, 오로지 착실한 생업에만 전념하리라. 그게 도리라면.

각자의 서있는 자리에서, 주어진 본분을 벗어나지 않고,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해 의무를 이행하리라. 남에게 구태여 보이려 하지 않고, 생색내면서 떠벌려 자랑하지 않고, 명예나 빛을 갈구하지 않으면서 봉사와 선행을 일삼으리라. 그렇게 아름다운 사랑이 무한한, 명실상부한 낙원의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를 하리라. 그런 다짐으로 슬그머니 미소를 지어본다. 스스로 위로를 하면서, 그래도 아직은 살 만한 세상 아니냐고 반문해본다. 따뜻한 이 겨울이니.

경기도 ‘부천’에는 24시간 운영되는 약국이 있다. 지난 2010년 부천시에서는 심야 약국 지원자를 받았었다. 그러나 300개가 넘는 약국 중에 아무도 지원한 곳은 없었다. 사실 심야 약국을 운영하는 것 자체가 약국으로써는 손해가 크기 때문이다. ‘바른손 약국’을 운영하는 ‘김유곤 약사’는 ‘나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처음 심야 약국을 운영하게 됐다. 그리고 일요일 예배 시간과 함께 가족들과 잠시 보내는 시간을 빼고는 매일 24시간 약국을 운영하고 있다.

원래는 6개월 동안 시범 운영 기간 동안 해보자 했는데, 밤에 찾아오는 분들이 많아 약국 문을 닫을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6년이나 됐다. 심야 약국에는 축 늘어진 어깨의 회사원이 밤늦은 퇴근길에 약국 문을 두드리고, 술 한 잔에 시름을 삼킨 아버지들도 비틀비틀 약국 벨을 누른다. 또한, 한 평생을 쉼 없이 달려왔지만, 남은 건 불편한 몸뿐인 할머니도 잠 못 이루는 밤, 약국을 찾는다. 이렇듯 다양한 사연을 갖은 사람들이 바른손 약국을 찾는다.

그러면 김유곤 약사는 약과 함께 따뜻한 차 한 잔을 내드린다. 그리고 그들의 말동무가 돼 드린다. 새벽 2시가 돼서야 약국 한 쪽에 마련된 쪽방에서 겨우 눈을 붙인다. 고된 하루하루지만 하나도 힘들지 않다고 한다. 아픈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는 생각에 약사로서 도리어 마음이 충만해진다고 한다. 심야 약국을 운영하면서 오히려 적자를 보고 체력도 많이 소진되었지만 김유곤 약사는 앞으로도 계속 심야 약국을 운영할 거라고 한다.

그리고 환한 미소로 이렇게 대답한다. “제가 있어야 할 곳은 약국이고,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 약국입니다. 저는 항상 약국에서 문을 열어놓고 늦은 밤이라도 저를 찾는 분들을 기다릴 거예요.” 자신은 불편한 쪽잠을 자면서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 도리어 행복하다는 사람... 세상은 바로 이런 사람들에 의해 조금씩 따뜻해진다. 자신이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이웃을 위해 시간과 물질을 드리는 김유곤 약사 같은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이웃을 돕는 따뜻한 영웅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보상을 구하지 않는 봉사는 남을 행복하게 할 뿐 아니라, 우리 자신도 행복하게 한다.” ‘인도’의 위대한 영웅 ‘마하트마 간디’의 말이다. 밖의 기온이 아무리 춥다 해도 이런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체온과 열정이 모여, 꽁꽁 언 세상과 사람들의 마음을 녹이려든다면, 아마도 이루지 못하는 불가능은 없을 것 같다. 이렇게 세상에는 아름다운 사람들도 많이 있는 것이다.

‘정약용’이 암행어사로 활동할 당시의 이야기다. ‘정조’ 임금은 정약용에게 암행어사가 되어 백성들의 생활을 살피라고 명했다. 정약용은 온갖 악행을 일삼는 탐관오리를 감시하기 위해 한 마을에 가게 되었다. 허름한 선비 차림을 하고 마을을 살피던 정약용은 땅 대부분을 한 탐관오리가 차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풍수지리설을 믿는 마을 사람들에게 흉지라 속이고, 다른 곳으로 옮기게 한 다음 그 땅을 차지한 것이었다.

백성들의 원성은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시간이 흘러 해가 뉘엿뉘엿 서산으로 넘어갔다. 때마침 저녁 시간이니 저녁밥을 짓는 연기가 집마다 피어오를 터인데, 이상하게도 연기가 오르지 않았다. 정약용은 이상하게 생각하면서 어느 한 집에 들러 물 한 모금을 청했다. 집주인은 물은 얼마든지 마시라면서, 먹을 것이 없어 배를 채워드릴 수 없다며 매우 미안해했다.

정약용이 잠자리를 청하자 주인은 안방을 내주며, 자신의 식구들은 부엌 방에서 보내도록 하였다. 정약용은 주인의 고운 마음씨에 감동이 울컥 치밀어 올랐다. ‘선량한 백성들의 살림이 이렇게 궁색할 줄이야...’ 정약용은 주인을 불러서 물었다. “그런데 왜 농사를 짓지 않았습니까? 전부터 이렇게 끼니 걱정을 하고 사셨습니까?”

주인은 정약용에게 말했다. “아닙니다. 전에는 이렇게까지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농사를 지어도 빚을 갚고 나면 남는 것이 없답니다.” 정약용은 궁금해서 다시 물었다. “빚이라뇨? 무슨 일로 빚을 지셨습니까?” 주인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몇 해 전 관가에서 꾸어 주는 곡식을 갖다 먹었는데 그 이자가 어찌나 비싼지, 빚을 갚을 길이 없어 미루다 보니 나중에는 곱에 곱으로 쳐서 논밭이 모두 넘어갔습니다.”

이 역시 그 탐관오리의 짓이었다. 가난한 백성을 도와준다는 명목으로 관에서 관리하는 곡식을 빌려준 뒤 받아들일 때는 돈으로 높은 이자를 쳐서 폭리를 취한 것이었다. 날이 밝자 정약용은 마을 여기저기를 둘러보았다. ‘이번 일을 모두 상감께 아뢰어 썩은 관리들을 뿌리째 뽑을 것이다. 그리하여 착한 백성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게 하리라.’

정약용은 조정으로 돌아와서 낱낱이 임금에게 보고했다. 정조는 그 즉시 못된 탐관오리와 그 밑의 벼슬아치들을 쫓아내거나 멀리 귀양 보내버렸다. 예나 지금이나 탐관오리는 있다. 부정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고, 나라의 것을 자기 것으로 여기며 폭리를 취하는 탐관오리 말이다. 지금 우리에게 닥친 현실처럼 절실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그러나 작금의 현실과 다른 점이 있다. 그것은 백성들의 생활과 나라의 국정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강직한 인물의 부재다.

‘썩은 관리들은 뿌리째 뽑고 착한 백성들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 다산 정약용이 꿈 꾸던 세상. 바로 지금, 우리가 모두 바라는 세상이다.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이 세상, 아무에게도 믿음을 주기 힘든 오늘날이 한탄스럽다. 진실한 인물은 눈을 씻고 찾으려 해도 찾기 힘들고, 오직 개인의 부귀영화와 영달만을 추구하는 위정자들의 패악질에 분통이 솟구친다. 이 나라의 미래가 너무나도 암울한 듯 하여 너무도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청렴은 백성을 이끄는 자의 본질적 임무요, 모든 선행의 원천이요, 모든 덕행의 근본이다.” 라고 한 다산 정약용의 말이 왜 이토록 시리도록 가슴에 와 닿는 것일까? ‘상대성 원리’로 유명한 ‘아인슈타인’은 학창시절 학교 성적은 그리 좋지 못했고, 훗날 학자로 유명해지기 전까지 상당히 궁핍한 삶을 살았다. 특히 젊은 시절은 매우 가난해서 주로 빵 한 조각과 물 한 잔으로 끼니를 해결하곤 했다.

어느 날, 아인슈타인이 식사를 하고 있는데, 그의 친구들이 방문했다. 아인슈타인의 초라한 식탁을 본 친구들은 깜짝 놀랐다. “아니, 고작 빵 한 조각과 물 한 잔이 식사의 전부란 말인가? 이렇게 힘들었다면 우리에게 얘기하지 그랬나.” 그러자 아인슈타인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무슨 소리인가? 나는 지금 만찬을 즐기는 중이네. 자, 보게나. 나는 지금 소금, 설탕, 밀가루, 베이킹파우더, 달걀에 물까지 곁들여서 식사하는 중이라네. 게다가 좋은 손님들까지 있으니...
이만하면 훌륭한 만찬 아닌가?”

아인슈타인의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당한 말에 친구들은 모두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천재인 아인슈타인이라 할지라도 훗날 자신이 위대한 학자로 성공할 거라는 것은 몰랐을 것이다. 어쩌면 끝끝내 가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무명의 학자로 살았을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아인슈타인은 아무리 힘들 때라도 웃음을 잃지 않았고,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했다. 이것이 세상을 바꾸는 ‘위대한 발견’의 시작이었다.

마치 아무리 어렵고 험난한 가시밭길이 앞을 가로막아도 희망과 꿈을 잃지 않으며, 성숙한 문화를 싹틔우고 있는 오늘날의 우리 국민들처럼 말이다. 비록 일부 특수층의 비리와 폐습으로 인해 비롯된 비극과 피해에 시달리면서도, 서로 격려하며 미소를 잃지 않으려 애쓰는 영원한 우리 자신들의 자화상처럼 말이다. 우리가 갖고 있으면서도 미처 깨닫지 못하는 위대한 저력과 의지는 반드시, 결국에는 승리와 영광을 우리에게 선물할 것이다. 그래서 기필코 쟁취하고야 말 것이다. 후손에게 물려줄 찬란한 우리의 역사와 전통을 말이다.

한 우편물 집배원이 그가 맡은 달동네에서 우편물을 배달하고 있었다. 어느 날 허름한 집 앞에 종이 한 장이 떨어져 있어, 오토바이를 세운 다음 그 종이를 살펴보니 수도계량기 검침 용지였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지난달 수도 사용량보다 무려 다섯 배나 많은 숫자가 적혀 있었다. 마음씨 착한 집배원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그 집 초인종을 눌렀다.

“할머니. 수도 검침 용지를 보니까 수도관이 새는 것 같아서요.” “아, 그럴 일이 있다오. 지난달부터 식구가 늘었거든.”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식들을 출가시킨 후 외롭게 혼자 살던 할머니는, 거동이 불편하고 의지할 데 없는 노인들 몇 분을 보살피며 같이 살기로 했다는 것이다. 할머니는 그분들의 대소변을 받아내고 목욕을 시키고, 빨래도 해야 해서 이번 달 수도 사용량이 유난히 많이 나왔던 것이다.

다음날부터 집배원은 점심시간마다 할머니의 집을 찾았다. 팔을 걷어붙이고 산더미처럼 쌓인 빨래를 거들었다. “좀 쉬었다 하구려, 젊은 사람이 기특하기도 하지.” “예. 할머니, 내일 점심시간에 또 올게요.”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났다. 여느 날처럼 점심시간을 이용해 그 집에 도착한 집배원은 깜짝 놀랐다. 대문 앞에 오토바이가 석 대나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낯익은 동료들이 그를 반겼다.

“어서 오게. 자네가 점심시간마다 사라진다는 소문이 나서 뒤를 밟았지. 이렇게 좋은 일을 몰래 하다니... 이제 같이 하세. 퇴근길엔 여직원들도 올 걸세.” 사랑은 주위 사람들을 따뜻하게 만드는 강한 전염성을 가지고 있다. 달동네 할머니의 사랑은 한 명의 집배원에게 전달되었다.그리고 다른 많은 동료까지도 달라지게 만들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고 기분 좋은 바이러스는 바로 ‘사랑 바이러스’다. 오늘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바이러스가 바로 이것이다.

지난 11월 19일, 주말 아침부터 ‘남태령’에 위치한 비닐하우스촌이 북적였다. ‘따뜻한 겨울, 500원의 행복’이란 이름으로, ‘따뜻한 하루’라는 봉사단체에서 봉사자를 모집했는데, 140명이 넘는 많은 분이 신청해주셔서 비닐하우스촌은 봉사자들로 가득 찼다. 이 마을은 총 70여 가정이 열악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곳으로, 올 해는 후원의 손길이 끊겨, 많은 가정에는 연탄이 비어 있거나 부족한 상태였다.

올 겨울은 어떻게 지내야 하나, 한숨짓던 차에 ‘따뜻한 하루’의 연락을 받은 마을 주민들은 매우 기뻐하셨다고 한다. 이날은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온 꼬마 아이부터, 직장동료, 친구, 동호회 등 다양한 봉사자들이 참여하여, 32가구에 연탄 200장씩, 총 6,400장을 나르며 구슬땀을 흘렸다. 차곡차곡 연탄으로 채워지자 어르신들은 보기만 해도 든든하다고, 오늘부터는 따뜻하게 잘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밝은 미소를 지으셨다.

마을 주민들은 반나절을 쉬지 않고 연탄을 나르느라 지친 봉사자들에게 물과 수건을 챙겨주시며, 맛있는 어묵탕을 대접해주셨다. 봉사자들은 이런 응원에 힘입어 더욱 열심히 연탄 나눔에 참여했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행복한 봉사를 마쳤다. 이날 연탄 나눔에 동참한 한 봉사자는, 조금이나마 힘을 드리기 위해서 나왔는데, 너무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얻어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봉사자는, 어르신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내실 것 같아 보람되고, 앞으로도 선한 봉사활동에 계속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주말 아침부터 수천 장의 연탄을 나르느라 고생하신 분들께 감사를 전한다. 소외된 이웃들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따뜻한 사랑을 전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아직도 충분하다고 할 수는 없다. 지금처럼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이처럼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 더없이 사랑스럽다.

어쩌면 주변의 차가운 온도보다도 더 쉽게 마음이 식어지기 쉬운 계절이다. 이른바 혹한의 계절이다. 이럴 때일수록 남에게 상처 줄 수 있는 말은 되도록 하지 말자. 아무렇지 않은 척 해도 속으로 울고 있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원래 이런 사람이니까 무조건 이해해주길 바라는 마음도 버리자. 그건 이해가 아니라 강요다. 힘들 때 누군가 위로해 줄 것을 바라지만 말고, 혼자서 이겨내 볼 방법을 생각해 보자. 어쩌면 그들이 당신의 고민보다 더 큰 고민을 안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그리고 진심을 장난으로 말하지 말자. 그럴수록 당신의 진심의 가치는 점점 떨어지게 돼 있다. 누군가를 좋아할 때는 머리보다 마음으로 사랑하자. 머리로 잰 마음은 줄자처럼 다시 되감겨지게 마련이다. 또한 당신이 외롭다고 느낄 때 곁에 있는 이웃을 한 번 더 돌아보자. 이 세상엔 언제나 우리의 옆을 지켜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될 거다.

기억하자. 단어 몇 글자로 이루어진 말들이지만 이런 사소한 것들이 당신의 삶을 바꿀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끝은 훤히 보이는데 길이 잘 안 보인다. 이걸 두고, 사는 맛이라는 사람도 있고, 죽을 맛이라는 사람도 있다.” ‘윤선민’의 ‘웍슬로 다이어리’ 중에 나오는 글이다. 똑같은 처지에서도 어떤 사람은 사는 맛을, 어떤 사람은 죽을 맛을 느낀다. 극과 극이 갈린다. 모든 것은 내 안에 있다. 내가 스스로 선택하며 가는 것이다.

겨울이라고 해서 무조건 추워해야 하는 것만은 아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 속에서 이보다 더 춥고 험했던 겨울들이 얼마나 많았었는가? 오늘 우리에게 불어오는 이 겨울바람이, 이 세상을 살아오면서 느꼈던 가장 매서운 바람은 아니다. 이미 반쯤은 살았다 치고, 앞으로 이어질 반생의 삶에서 오늘 보다도 훨씬 더 무섭게 몰아치는 바람이 얼마나 더 많이, 더 자주 불어올지 우리는 예측하지 못한다.

우리에게 오늘은 그냥 춥기만 한 날이 아니다. 하릴없이 이어지는 겨울 속의 하루만은 아니다. 진실로 우리가 행복해야 할 날이다. 결단코 우리가 서로 사랑해야 할 날이다. 그렇게 우리의 오늘은 소망으로 내일로 이어진다. 나머지 반의 소중하고 귀한 삶이 이어져야 할 순간이다. 그래서 우리의 오늘 하루도 더 좋은 날이 되었으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