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조차 날 놓아버린 건지
다리 휘청 하더니
부르르 몸 진공상태 부유한다

아무것도 아닌 내 인생,
아무것도 되지 못한 스키다시 내 인생이 엉겁결에
빨간색 공증마저 받아버렸구나
낙인도장 콰광 찍혔구나

누군가의 소리 담아내느라
내 귓바퀴들 심하게 출렁출렁이는데

어차피 내 인생이란 게
과시 칙칙함 벗어나지는 못한다
어둠 태우는 촛불처럼 환하기도 했었지만
그림자만 길어져서 무람없기까지 하고,

이 어처구니 없는 모양새라니 -
꼬락서니에 대관절 오늘은 또
무슨 낭만적 우울함인 게야, 이 모양새는 ?

키득대며 귀 기울여도
알아들을 수 없는 웅얼거림,
몽롱함이 차가운 핏속 퍼져나갈 때
낯선 여행지에 선 나는 그만
아찔해지고 말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