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선택
14권의 시집에 총 1,721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 감사의 계절에 눈물 내리고... 토해낸넋두리後  


  "* 감사의 계절에 눈물 내리고... 토해낸넋두리後"
예상하고 있는 출판 계획 상으로 보자면
세번째 詩集이 될 詩들의 묶음입니다.

2010년 후반기부터 2012년 봄까지의 詩를 모았습니다.

역시 힘든 세상살이의 단면을
그대로 적나라하게 표현한 詩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고달프고 버거운 현실에도 굴하지 않고
새롭게 거듭나는 미래의 또 다른 삶과
행복의 추구에 관한
보헤미안 林森의 깨달음의 속내가
절절하게 배어나고 있습니다.

비단 詩人 만의 이야기가 아닌
세상 모두의 이야기이며,

그렇기에 누구나가 스스로
화수분처럼 솟아나는 이야기의 주인공이라 여기면서
차례 차례 감상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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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꽃 *



시작노트

" 눈물꽃 " 詩作 note

어느 해 여름이었던가? 때 이른 장마가 6월초에 시작되더니 한 달 내내 궂은 날씨만 이어져서 모든 사람들에게 햇빛에의 그리움을 간절히 염원하게 만들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올 해처럼 유난히 긴 봄가뭄을 거쳐 여름 초입에 이르기까지 비 구경하기조차 힘겨웠던 날들도 있었다. 사람들이야 원하든 원치 않든, 하늘은 제 맘대로 비를 뿌려준다. 그리고 바라거나 말거나, 제 멋대로 햇빛을 비춰준다. 그저 하늘 마음대로다.

사람들은 그냥 하늘이 선심쓰듯 베풀어주는 햇빛과 비를 막연히 기다리면서 살아간다. 마치 삶의 한 자락이 원치 않고 바라지 않는 이별과 아픔으로 빚어지는 걸 감수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슬퍼도 웃어야 하고 외로워도 행복한 척 해야 하는 게 사람의 도리이며 살아가는 요령이라고 착각하면서, 하루 하루의 행복을 네잎 클로버의 행운을 찾듯 찾아 헤매면서, 다른 사람들도 다 그러려니 하고 믿고 있으니 종내 오늘도 가슴에는 눈물꽃이 피어난다.

그렇지만 설사 세상사가 그리 흐른다 해도 우리가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의식해야 한다. ‘류수불쟁선(流水不爭先)’이라는 말이 있다. 흐르는 물은 서로 앞서려고 다투지 않는다. 물은 흐르다 막히면 돌아가고 갇히면 채워주고 넘어간다. 물은 빨리 간다 뽐내지 않고 늦게 간다 안타까워하지 않는다. 물은 자리를 다투지 않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더불어 함께 흐른다. 물은 흘러온 만큼 흘려보내고 흘러간 만큼 받아들인다. 물처럼 살라는 것은, 막히면 돌아가고 갇히면 나누어주고 가라는 것이다.

물처럼 살라는 것은, 빨리 간다 늦게 간다 조급해 말고 앞선들 뒤선들 개념치 말라는 것이다. 물처럼 살라는 것은, 받은 만큼 나누고 나눈 만큼 받을 것이라는 것이다. 흐르는 물 못내 아쉽다고 붙잡아 가두면 언젠가 넘쳐나듯, 가는 세월 못 잊어 붙잡고 있으면 그대로 마음의 짐이 되어 고통으로 남는다. 물처럼 살라는 것은, 미움도 아픔도 물처럼 그냥 흘려보내라는 것이다. 물처럼 살라는 것은, 강물처럼 도도히 흐르다 바다처럼 넓은 마음을 가지라는 것이다.

되돌아보건대, 그리 모질게 살지 않아도 되는 것을, 바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물처럼 흐르며 살아도 되는 것을, 악 쓰고 소리 지르며 악착같이 살지 않아도 되는 것을, 말 한 마디 참고, 물 한 모금 먼저 건네고, 잘난 것만 보지 말고, 못난 것도 보듬으면서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보듯이, 서로 불쌍히 여기며 원망도 미워도 말고, 용서하며 살 걸 그랬다.

세월의 흐름 속에 모든 것이 잠깐인 삶을 살아간다는 것을, 흐르는 물은 늘 그 자리에 있지 않다는 것을 왜 우리만 모르고 살아왔을까? 낙락장송은 엄두를 내지 말고, 그저 잡목림 근처에 찔레나 되어 살아도 좋았을 것을, 근처에 도랑물이 졸졸거리는 물소리를 들으며 살아가는 감나무 한 그루가 되면 그만이었던 것을, 무엇을 얼마나 더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아둥바둥 살아왔는지 모르겠다.

사랑도 예쁘게 익어야 한다는 것을, 덜 익은 사랑은 쓰고 아프다는 것을, 예쁜 맘으로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지난 날에는 왜 몰랐나 모르겠다. 감나무의 홍시처럼 우리가 우리의 안에서 무르도록 익을 수 있으면 좋겠다. 아프더라도 겨울 감나무 가지 끝에 남아 있다가 마지막 지나는 바람이 전하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 지금의 이 순간처럼 새 날을 기다리는 예쁜 맘으로 살고 싶다. 오늘은 무조건 행복이 주렁주렁, 웃음꽃이 피어나는 좋은 하루가 되길 바란다.

“삶은 우리에게 온갖 종류의 흙더미를 집어던진다. 우물에서 나오는 비결은 흙을 떨어뜨려 그것을 밟고 올라오는 것이다. 모든 문제들이 오히려 디딤돌이 되는 것이다.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우리는 아무리 깊은 우물에서도 빠져나올 수 있다. 흙을 떨어뜨리고 그것을 밟고 올라설 수만 있다면 말이다.” 이는 ‘마벨 카츠’의 ‘평화에 이르는 가장 쉬운 길‘ 중에 나오는 내용이다. 로마의 ‘시저’는 나룻배를 연결해 라인강을 건넜고, ‘알렉산더 대왕’은 흙으로 바다를 메워 한 섬나라를 정복했다.

나룻배와 흙더미가 ‘새로운 역사’의 디딤돌이 된 것이다. 그 역사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우리 인생의 앞을 가로막는 그 어떤 난관도 길은 있다. 찾으면 반드시 보인다. 목표가 뚜렷하다면 말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꿈에 대해 ‘할 수 있다’고 이미지화 시키는 것이다. 자신의 마음 속에서 이미지화 시키는 것은 꾸준히 노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꿈의 실현을 위한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는 일이다. 그럼으로써 불가능은 없어진다는 것이 우리의 신념이어야 한다.

‘안 된다’, ‘힘들다’ 하면 모든 일이 실제로도 어려워진다. ‘할 수 있다’, ‘된다’, ‘좋다’ 생각하고 그 이미지로 자기 인생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 실제도 그 그림대로 펼쳐진다. ‘할 수 있다’는 절대 긍정의 에너지가 자기 인생을 긍정으로 이끈다. 꿈을 이루게 한다. 그런 믿음으로 오늘을 살아나가야겠다. 주위에 있는 모든 이웃들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스스로의 행복과 의미를 찾아야겠다.

오래 신은 구두는 발이 편하다. 새 구두는 번쩍거리긴 하지만 왠지 불편하다. 사람도 오래 사귄 친구가 편하고 좋다. 나무도 오래 말려야 뒤틀림이 없고, 포도주도 오래 숙성해야 짙은 향기를 낸다. 오래된 것을 버리거나 잃으면 세월이 빚어낸 향기를 버리는 것이며, 지난 세월의 자기 인생을 잃는다고 할 수 있다. 오랜 친구와 오래된 물건을 소중히 간직해야겠다.

산 정상에 오르면 행복할 거라 생각하지만 정상에 오른다고 행복한 건 아니다. 어느 지점에 도착하면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는 그런 곳은 없다. 같은 곳에 있어도 행복한 사람이 있고 불행한 사람이 있다. 같은 일을 해도 즐거운 사람이 있고 불행한 사람이 있다. 같이 음식을 먹지만 기분이 좋은 사람과 기분 나쁜 사람이 있다. 좋은 물건, 좋은 음식, 좋은 장소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들을 대하는 태도다.

무엇이든 즐기는 사람에겐 행복이 되지만 거부하는 사람에겐 불행이 되는 것이다. 정말 행복한 사람은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이 아니라, 지금 하는 일을 즐거워하는 사람, 자신이 가진 것을 만족해하는 사람, 하고 싶은 일이 있는 사람, 갈 곳이 있는 사람, 갖고 싶은 것이 있는 사람이다. 과연 자신이 현재는 어떤 사람이며 내일에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 건지 살펴볼 일이다. 그리고 자신이 되고 싶은 사람이 되기 위한 피나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인생을 엮는 것은 마음으로 가는 길이다. 행복을 찾는 것도 마음의 길이고, 사랑을 다듬어 가는 것도 마음이다. 그리움을 담고 아파하는 것도 마음의 길이며, 보고 싶어 안타까워하는 것도 마음이다. 고독한 인생을 사는 것도 마음이며, 외로운 길을 홀로 가는 것도 마음이다. 삶에 요행을 바라는 것도 마음이며, 인생을 집필하는 것도 마음이다. 우리들의 삶 또한 마음에서 오는 것이며, 또 다른 도약을 꿈꾸며 나아가는 것도 마음이다.

잘못된 인생을 깨닫지 못하는 것도 마음이고, 배려와 베풂을 행하는 것도 마음이다. 좋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도 마음이며, 그것을 행하는 것도 마음에서 오는 것이다. 자신의 잘못을 깨달아 가는 것도 마음이며, 그것을 아름답게 다듬어 가는 것도 마음이다. 세상을 보는 마음이 부풀어 오르는 것도 마음이며, 삶을 방관하는 사이 변하는 것도 마음이다. 이런 마음을 잘 가꾸어서 행복으로 가는 길을 마음으로 엮어가는 나날들이 되어야 한다.

화날 때 말을 많이 하면 대개 후회거리가 생기고, 그 때 잘 참으면 그것이 추억거리가 된다. 즉, 화가 날 때는 침묵을 하자. 불길이 너무 강하면 고구마가 익지 않고 껍질만 탄다. 살다 보면 기쁘고 즐거울 때도 있고, 슬프고 괴로울 때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결코 좌절하거나 낙심하지 않는 것은 즐거움과 기쁨엔 깊이가 없지만, 고통에는 깊이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즐거움은 그 순간이 지나면 금세 잊혀지지만, 고통은 우리의 마음 속 깊이 상처를 남기고, 그로 인해 배우고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감정이 격할 때는 한 걸음 물러서서 치밀어 오르는 화를 일단 참자. 또한 그럴만한 사정이 있겠지, 라고 생각하고 억지로라도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보자. 뭔가 그럴만한 사정이 있어서 그랬을 거라고 생각하고, 함부로 말하거나 행동하지 않는다면 실수하거나 후회할 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불길이 너무 강하면 정작 익어야 할 고구마는 익지 않고, 그 고구마 마저 태워버려 먹을 수 없는 것처럼 화는 우리를 삼킬 수 있다. 말하기는 더디 하고 듣기는 속히 하라는 교훈처럼, 화가 날 때 우리의 생각과 말을 성능 좋은 브레이크인 양 꽉 밟도록 하자. 그리고 서서히 브레이크에서 발을 뗀다면 무리 없는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웃음’이란 책의 내용 중에 이런 문구가 있다. 2세 때는 똥오줌 가리는 게 자랑거리, 3세 때는 이가 나는 게 자랑거리, 12세 때는 친구들 있다는 게 자랑거리, 18세 때는 자동차 운전할 수 있다는 게 자랑거리, 20세 때는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게 자랑거리, 35세 때는 돈이 많은 게 자랑거리. 그 다음이 50세인데, 재밌는 건 이때부터는 자랑거리가 거꾸로 된다고 한다.

50세 때는 돈이 많은 게 자랑거리, 60세 때는 사랑을 하는 게 자랑거리, 70세 때는 자동차 운전할 수 있다는 게 자랑거리, 75세 때는 친구들이 남아 있다는 게 자랑거리, 80세 때는 이가 남아 있다는 게 자랑거리, 85세 때는 똥오줌을 가릴 수 있다는 게 자랑거리. 결국 인생이란 너 나 할 것 없이 똥오줌 가리는 것 배워서 자랑스러워 하다가, 사는 날 동안 똥오줌 내 손으로 가리는 걸로 마감한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세상 살아간다는 것이 그리 자랑할 것도 없고, 욕심에 쩔어 살 것도 없고. 그냥 오늘 하루를 선물받은 것 처럼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최선을 다해 행복해지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제 시작되어진 6월의 하루들, 여름을 대변하는 햇빛과 비가 우리를 적절한 타이밍에 찾아와주고 있다. 마음을 한껏 열고 기꺼이 받아들이면서, 의미없는 슬픔의 눈물꽃이 아니라, 주어진 삶의 행복을 찾아내는 감동의 눈물꽃으로 피어나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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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일 흐느끼는 하늘빗금 눈물
축축하게 젖어들며 끊임없이 칭얼대다
날갯죽지 흠뻑적신 참새,

뒤끝 긴 유월 장마 오란비
터질듯 터지지 않는 명치끝 눈물주머니
우우우 핀 노란 달맞이꽃,
요염하게 푸른 손톱눈썹 달개비꽃,

그토록 치명적인 말
그토록 다정하게 해주다가
빗물 주위 둥그렇게 한바퀴 돌아서
저 멀리로 기웃기웃 사라져간
여인 눈물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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