뭇 사람들이
진실이라 말한다 하여
그게 전부 진실은 아닌 걸
살다보니 어찌어찌
알아진 진실의 얼굴

내 삶은 내 거라
마음껏 저질러도 되는 줄 믿고
세월 업수이 여긴 오만, 그건
세상에의 배신 행위

세상은 넉넉한 배짱 부려
일흔 번씩 일곱 번이나
날 사하여주었거늘
그 새 세월은 기다림 없어
눈썹에 흰 눈 내리니

시야에 어리는 물방울
백미(白眉)의 진실로 쌓이다
지금의 이 절망은
되레 행복한 절망
한순간 한 순간 너무 소중해라

서서히 어둠살
끼기 시작하는 사위,
뒷마당 오래 묵은
대추나무 한 그루
떡하니 버티어서서는
진실의 실타래 돌리다

세월의 강 멈추어진
발길 아래론
살얼음 둥둥 띄운 강물
유유히 흘러
눈썹 희어진 진실 일러주는데

겨우 내내 쉬지 않고
내리는 눈에
누리 하얗게 덮인 진실,
세월은 세상의
다른 이름이었던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