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모른다,
성도 모른다.

아무도 찾지 않는
바람부는 빈 벌판
외진 들녘에
밟을수록 솟구치는
한무더기 잡초라고나 할까 ?

눈만 뜨면 찍고 바르고
헛 멋 부리는
그 잘난 얼굴에도
기미 주근깨 끼고,
여드름에 개기름
먼지 때 꼬질 꼬질
대기 오염 박자 맞춰 퇴색하거늘,

넓디 넓은 대자연 녹지 공간에
근사하고 모양 멋진
신선초만 어찌 있으리요 ?
어쩌면 나같은 잡풀들
여기 저기 널려져
그네들 튀게 만드는
구색 요원 임무 맡았으니
고단하되 끗발 없는
이 노릇이야말로
내 몸 바쳐 남 살리는
살신성인 아니겠나 ?

내 긍지,
내 보람,
평가 절하 금물이라.
아서라,
말어라,
잘난 체 마라,

잡초 보다도 못한 것이
인두껍 쓰고
과대망상 자기 포장
열 올린다고
속속들이 꽉 찬 고름
없앨 수 있느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