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깜깜한 밤
셀 수 없이 많은 별
아름드리 나무 누비며 꿈처럼 반짝일 제

실로 끈질긴 생명력 꿈틀대는 무엇,
누구인가가 궁금해진 어둠
슬며시 다가와 힐끔 얼굴 훔쳐보다가
제풀 화들짝 놀라다

아니, 이게 누군가 ?
너 림삼 아니냐 ?
아직까지 안자고 뭘 하고 있는 게냐 ?

살아있는 자가
죽은 자와 확연히 구분됨은
꿈을 꿀 수 있다는 거지

꿈을 꾸지 않는 자는
살아있는 자라 할 수 없어,
꿈이 없는 자는
이미 죽어버린 자야

바람소리 들리는 이 밤에 생각하다

딴에는 제대로 살아볼 요량
꼭 보고 들어야 할 것 아닌
엉뚱한 것들에 정신 팔려 살아온 건 아닌지,

꿈이랍시고 허구헌 날
긴 밤들 긴 몽상에만 젖어있진 않았는지,

어슥비슥 누워있되
눈자위는 게게하니 풀어져 보기 딱할 지경
림삼아 !
너 림삼아 !

별밤 어둠속에서도
언덕배기 양옆으로
야생 칡넝쿨은, 하이얀 억새는,
하마 혼천일진대

밤이슬 촉촉히 한데바람 좋이 쐬었으면
이제 그만 창문은 닫고
다시 또 꿈꾸기 시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