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 뚫린 상실감 크게 가슴 잡아채서
비명 고통스레 질러만대더니
기운덩이같은 배, 위로 치솟고

그렇게 쌓이고 쌓인 것들이라
부질없는 집착과 망상 돌아보며
비우고 버려야 할 여백
내 삶의 휴지기
아, 왜 이다지 바보처럼 살았을까

생각으로 켜를 이루고 산을 쌓던 공간 텅 비어
마음 여백 드넓어지노라면
문득 먼 데서 갈대가 바람 부대끼는 소리,
소나무숲 휩쓸고가는 밤바람 소리, 되살아나고....

막히고 겹치고 헝클어진 내 내면의 여백에서
소리 우러나와
잊고살았던 감성의 정원으로 울려나가는데

창밖은 이제
몸부림나도록 그리운 자유가 지천으로 물들어
장려한 황혼,
부질없는 것들 다 비우고 버린 마음 여백 우으로는
사르락사르락 가을,
하마 다가서고 있느니

숨 느려지고 맥박 느려지고,
너는 경험한 모든 걸 몽땅 가지고서 느끼고
너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온통 가지고서 느끼고
너는 현재를 느껴감추고
너는 어디로 갔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