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선택
14권의 시집에 총 1,720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5집. 비 내리는 날 오후  


  "5집. 비 내리는 날 오후"
수록된 序詩의 제목은 '사랑의 서시'이며
목차에서는 '봄 ! 초록빛 생명이 움트는 새 날'에 11편,
'여름 ! 푸른 바다 파도위 갈매기의 사연'에 11편,
'가을 ! 낙엽쌓인 포도의 회색 하늘 정취'에 11편,
'겨울 ! 백설의 광야에 홀로 선 소나무'에 11편,
그리고 '뒷풀이 한마당 -
멍석깔고, 재주넘고, 행복찾는 짓거리'에 16편,
합계 61편의 詩와 後記로 편집된 詩集입니다.

1995년 11월6일 인쇄되었으며
이 詩集에는 비교적 서사적인 내용과 형식을 지닌 詩가
다른 詩集에 비해서
더 많이 실려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 초롱불 출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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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에 떠난 사람 *



시작노트

" 가을에 떠난 사람 " 詩作 note

가을이라는 계절에는 누구나 사랑을 생각한다. 그래서 어느 누구라도 어렵지 않게 시인이 되어진다. 비단 필기구를 갖추지 않았더라도 허공에 대고 쉽사리 싯귀를 끄적일 수도 있고, 때로는 머리 속으로 이별의 시 한 소절을 암송하며, 문득 이유 없는 슬픔에 젖어들기도 한다. 그렇게 정적인 가을을 보내다가 찬 소슬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걸 눈치채면 그제사 깜짝 놀라 현실로 돌아온다. 그리고 부지런히 겨울채비를 갖추기 시작한다.

매 해 반복되는 해프닝이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심해지는 센티멘탈이 언뜻 젊은 시절의 추억을 헤집는 것도 이즈막에는 늘 겪어야 하는 몸살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낭만과 감성만을 가득 품어 안고 살아갈 수는 없다. 목전에 놓여있는 현실은 우리에게 다급하고 확실한 행동과 결단을 요구한다. 아울러 선택에 따른 책임도 추궁한다. 한 시도 긴장을 풀 수 없는 전쟁같은 오늘을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 생존경쟁의 그라운드에서 넘어지지 않기 위해, 뒤처지지 않기 위해, 처절하고 힘겨운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간혹 남들보다 뒤처지는 자신을 발견하곤 즉각 힘을 북돋기 위해 애를 쓸 때도 있고, 본의 아니게 현실의 대열에서 이탈하여 넘어질라치면 급하게 일어서서 종종걸음 치며 스스로를 격려할 때도 있다.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가까스로 삶의 균형과 평온을 유지해 나가는 게 우리들의 타고난 업보다.

끊임없이 도전하다가 좌절하고, 반성하면서 다시 일어서 나아가는 윤회의 굴레 속에서, 우리는 소소한 행복이나마, 작은 성취나마 얻어내기 위해서 끝없는 기다림과 경쟁을 반복한다. 자기 자신을 잠시라도 되돌아 볼 여유조차 찾기 버거운 현실의 현장에서도 우리는 지치지 않고 시계추처럼 맴돈다. 오죽하면 가족들조차 얼굴 보기 힘든 세상에서 우리는 하루 하루 의식 없고 자각 없는 길을 가고 있음이다.

‘부시파일럿, 나는 길이 없는 곳으로 간다’라는 제목의 책이 세간의 화제다. 출간된 지는 이미 2년이 되어가는데도 그 열기가 식지를 않는다. 필자도 이미 전에 한 번 읽어본 적이 있었는데 최근 지인의 추천으로 다시 찾아 탐독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새삼스레 감동과 동감을 동시에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아마도 젊은이들 뿐 아니라 도전을 꿈꾸는 중장년 층의 독자들까지도 읽고 열광할 수 있을 것이다.

일종의 신드롬이라고까지 여겨질 정도로 이 책이 주는 파급 효과는 대단하다. ‘당신의 꿈을 위해 도전하라!’ 라고 자신 있게 외치는 저자는 이 책에서 삼성전자에 사표를 던지고 파일럿으로의 꿈을 이루기까지 자신의 인생 도전기를 들려준다. 벼랑 끝에 서 있는 청년들에게 막연한 ‘희망’을 강요하는 어른들. 저자는 그 가운데 변함 없이 역시 희망과 절망을 오가며 지쳐가는 이 시대의 청년들 중 한 명이었다.

그런데 확실한 것은, 결론적으로 이 책은 단연 성공으로 향하는 스토리라는 거다. 변변한 스펙 하나 없이 무모한 도전을 계속하고, 결국 그 모든 도전을 자신의 스펙으로 만들어 낸 과정을 보여주면서 저자는, 과감하게 독자들에게도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결코 성공의 지름길이나 비법을 말해주지 않는다. 오히려 저자는 사회가 정해 준 길로 가지 않고 자꾸만 ‘길이 없는’ 곳으로 향했다.

그 이유는 아마 자기 자신의 행복을 1순위로 두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결코 벼랑 끝에서 맛본 실패로 꿈을 포기하진 않았다. 저자의 삶 자체는 잠시 잊고 있던,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도전’이란 가치를 깨닫게 한다. 2015년 청년 실업률은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도전, 꿈, 열정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기가 머쓱한 시기. ‘희망’을 강제하는 어른들의 이야기는 피곤하고, 무턱대고 ‘절망’하자니 이러다 정말 죽을 판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벼랑 끝에 청년들이 서 있다. 꿈을 찾아 떠나는 일이 맘처럼 쉽지 않다. ‘나도 떠나고 싶지, 하지만 당장 다음 달 방값은 어쩌고?’, ‘도전은 집에 돈 있는 애들이나 하는 거지, 우린 넘어지면 끝이야.’ 라는 생각부터 든다. 이 책의 저자 오현호는 희망과 절망을 강요당하는 이 시대의 청년 그 자체다.

그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남들보다 뛰어난 머리를 가진 것도 아니다. 수능 7등급, 반에서 43등. 어쩌면 이 시대가 명명한 ‘흙수저’의 본보기라 해도 좋을 것이다. 그런 그가 큰 돈이나 배경 없이 원하는 삶을 일구는 방법을 찾아냈다. 꿈만 꾸는 데 그치지 않고 작은 시도를 이어 나간 결과다.

이렇게 살다 죽겠구나 싶어 제 발로 해병대에 들어갔다. 지옥을 맛보고 나왔더니 세상일이 다 해볼 만 했다. ‘스쿠버다이빙 강사’, ‘아프리카 르웬조리 등정’, ‘히말라야 텐트 피크 등정’, ‘사하라 사막 마라톤 완주’, ‘철인 3종 경기 완주’, ‘45개국 세계 일주’ 등 닥치는 대로 도전했다. 그 모든 도전은 고스란히 그의 스펙이 되었다. 스물여섯 어린 나이에 ‘삼성전자 중동 총괄’에 입사하면서 결국 사회가 원하는 ‘인재’로 거듭났다.

그러나 인생의 문턱에 겨우 비집고 선 즈음, 그는 돌연 사표를 썼다. 하늘을 날겠다며 회사를 박차고 나와 다시 학생이 되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그는 후회 없는 삶을 위해 지금도 스스로를 더 절박하고 치열한 세상 속으로 던지는 중이다. ‘미연방 항공국’의 사업용 조종사 자격을 취득한 그는 경비행기로 최장거리 세계 일주에 도전할 예정이다.

요약하지면 이 책은 변변한 스펙 하나 없이 무모한 도전을 계속하고, 결국 그 모든 도전을 자신의 스펙으로 만들어 낸 한 청년의 이야기다. 독자들은 벼랑 끝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일으킨 한 청년의 삶을 통해 사회의 유물이 되어 버린 ‘도전 정신’을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될 것이다. 그는 겁이 없었다. 그리고 잃을 것도 없었다. 그의 앞에는 단지 ‘젊음’이라는 기회만이 놓여 있었을 뿐이다. ‘흙수저, 금수저’ 할 것 없이 누구에나 공평하게 주어지고 회수되는 기회, ‘시간’ 말이다.

“어떤 상황에도 기회는 존재한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그 일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가서,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 일을 할 수 있도록 부딪쳐 봐야 한다. 아주 간단하다. 책상 앞에 앉아 수십 시간, 수백 시간 고민해 봤자 이루어지는 일은 없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지금 당장 책상을 박차고 일어나 밖으로 나가야 한다. 움직이고, 만나고, 대화하고, 몸으로 부딪치다 보면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 기회가 있는지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본문 중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 단락만으로도 뭔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의욕을 심어주는 책이라는 건 증명이 된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그는 우리에게 제언한다. “기회는 잠자는 공주처럼 아름답게 누워만 있거나 시원하고 따뜻한 집에 박혀 있는 자에게 오는 것이 아니다. 처음부터 멋지게 보이려 하지 말자. 바보 같고 무식해도 괜찮다. 용감하게 도전하는 모습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죽을 것처럼 힘든 시기가 지나고 나니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강한 삶의 오기가 생겼다. 남들이 불가능이라 일컫는 것들을 이루고 말겠다는 오기, 오늘을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 주고픈 오기, 이것밖에 안 되는 나도 하는데 너는 왜 못 하느냐고 말하는 오기 말이다.”

췌언인 지는 모르겠으나 그냥 넘어가기가 아쉬워서 주옥같은 내용 한 구절을 덧붙인다. “꿈을 이루는 가장 쉬운 방법은 삶을 관조와 관찰로 대체하지 않는 것이다. ‘훌륭한 이들의 생각을 읽고, 공감하고, 따라가야지.’ 하며 남이 만든 책을 읽고, 음악을 감상하고, 맛있는 요리를 음미하고, 관광지를 찾아다니는 것은 인생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직접 몸을 던져 봐야 한다. 쉬운 일만 하고 남이 만들어 낸 것만 쫓는 한 나는 영원히 성장하지 않는다. 우아하고 감상적인 삶? 그런 거 없다. 한순간에 그러한 삶으로 들어가기를 바라는 것은 미친 짓이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도전하고, 한계를 넓히며, 나 자신을 불구덩이에 빠뜨려야 한다.”

너무도 멋진 발상이다. 그리고 건방진 도전장이다. 더 늦기 전에 저자의 배짱과 오기를 조금이라도 배워 세상을 향한 도전장을 힘차게 던져보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는, 이 책이라면 아무리 바쁘더라도 짬을 내서 꼭 한 번씩 읽어보기를 강추하는 바이다. 사실은 ‘부시파일럿’이라고 하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그리 단순한 게 아니다. 부시파일럿은 한 마디로 목숨 걸고 하는 것이다.

‘Bush Pilot’ 에서 ‘Bush’는 ‘오지’, ‘미개척지’ 같은 걸 뜻하는데 그런 곳에서 비행하는 사람을 부시파일럿이라고 한다. 활주로도 없는 비포장 흙길, 절벽을 깎은 평지, 산 비탈길에서 랜딩하고, 겨우 활주로가 마련되어 있더라도 기린이 뛰어다니는 아슬아슬한 환경에서 비행을 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데, 월급은 고작 80~100불에 불과한 고되고 위험한 직업을 일컫는다. 그렇기에 그저 쉽게 접근하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사실을 먼저 인지하고 책 속의 세상으로 입문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마음가짐이다.

좋은 책을 읽고 나면 웬지 모르게 뿌듯해지고,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다. 그런 정성스러운 마음에 더 좋은 동기부여를 위해서는 읽은 책의 내용을 자신의 삶에 투영시켜 재조명해보는 노력이다. 그렇게 자신의 이야기로 각색시켜 현실적인 노력과 반성을 곁들이면 필시 막연히 꿈꾸고 원하던 성공이나 행복의 길이 보여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문제의 시작은 자기 자신이며, 모든 실패의 근원이야말로 자신의 선택이었다는 생각으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정립해놓으면 삶의 평형이 저절로 이루어지게 된다.

‘다산 정약용’이 낙향해 친지들과 정자에 모여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 때 한 사람이 한탄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무개는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권세와 명예를 거머쥐었으니, 분통 터질 일 아닌가?” 그러자 정약용이 그에게 말했다. “사람은 함부로 품평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얼마 지나자 또 다른 이가 혀를 끌끌 차며 말을 이었다. “저 말은 짐도 지지 못하면서 풀과 콩만 축내는구나.” 그 말을 들은 정약용은 그에게도 말했다. “짐승에게도 품평해선 안 됩니다.”

그러자 함께 있던 사람들이 정약용에게 핀잔을 주며 말했다. “자네와 함께 있을 때는 입을 꿰매고 혀를 묶어야겠네.” 그의 말에 정약용은 껄껄 웃으면서 말했다. “종일토록 품평해도 화낼 줄 모르는 것이 바로 이 바위들입니다. 그러니 입을 묶어둘 필요는 없지요.” 그 말을 들은 한 사람이 정약용에게 물었다. “바위는 화낼 줄 모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서 자유롭게 품평할 수 있는 것이오?”

그러자 정약용은 다시 대답했다. “저는 저 바위를 보면서 칭찬만 하였습니다. 언제 모욕을 주거나 불손하게 말한 적이 있었습니까?” 다산 정약용은 이 말로 참된 품평은 칭찬에 있음을 강조했다. 이 일화로 이 정자는 ‘바위마저도 칭찬해야 한다’는 의미의 ‘품석정’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정약용은 이후 이런 말을 남겼다. “남을 품평하는 것은 참으로 쓸모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남을 평가하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으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모이기만 하면 남을 험담하기 바쁜 사람들이 있다. 두세 사람이 모여 순식간에 한 사람을 몹쓸 사람으로 만들기도 한다. 이러한 험담은 참으로 쓸모없는 일이며, 위험한 일이다. 험담은 일차적으로는 다른 사람의 마음에 비수를 꽂지만 결국 자신에게로 돌아와 꽂히게 되어 있다.남과 자신을 다치게 하는 험담으로 시간을 보내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다. 남의 험담을 하면, 곧 자신의 험담으로 돌아오는 줄 알아야 한다.

한 유명한 빵집에서 자질 있는 제빵사를 뽑는다는 광고를 냈다. 유명한 제빵사 밑에서 일을 배우고 싶던 한 가난한 청년도 이 광고를 보고 지원을 했다. 그런데 그 빵집 제빵사는 빵을 만드는 방법 이외에도 기본적인 지식과 자질은 미리 갖추고 있어야 한다면서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시험을 치렀다. 빵은 곧잘 만들었지만, 그에 반해 지식은 별로 없었던 청년은 열심히 시험을 보았으나 합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 뒤, 빵집에서 청년에게 연락이 왔다. 내일부터 나오라는 믿을 수 없는 소식이었다. 청년은 기뻤으나 자기가 뽑힌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다음날 청년은 제빵사에게 본인이 뽑힌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제빵사는 미소를 띠며 청년에게 말했다. “내가 낸 시험의 마지막 질문 같은데 ‘빵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라는 문제 기억이 나는가?” 청년은 제빵사에게 말했다. “아, 기억납니다.”

제빵사는 이어서 청년에게 말했다. “자네는 ‘정성’이라고 적었더군. 바로 그것 때문에 자네를 뽑았네. 기초지식도 중요하지만, 정성을 다하는 자세가 되어 있다면 지식이든 실력이든 얻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네.” 세상의 어떤 밥보다 어머니가 해주신 밥이 최고로 맛있다. 그건 단순히 실력이 아니라, 사랑과 정성으로 지은 밥이기 때문이다. 최고가 될 수 있는 자질 중 가장 으뜸 되는 것이 바로 이 정성이다. 시간과 정성을 들이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결실은 없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자산이다. 이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궁극적으로는 성공과 실패의 구분이 될 수도 있다. 시간을 헛되게 낭비함으로 받게 되는 불이익을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지 말고, 촌음이라도 아껴 쓰려는 단호한 자신과의 약속을 어떤 상황에서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20대 대통령 ‘제임스 가필드’의 일화다. 그는 대학생 때 한 친구를 따라잡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번번이 지기만 했고, 도저히 이길 수가 없었다.

기숙사에서 생활하던 가필드가 하루는 그 친구의 방으로 갔다. 그러던 중 마침내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바로 그 친구 방의 불이 언제나 자신의 방보다도 10분 늦게 꺼진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 후, 가필드는 10분을 더 공부하여 결국 좋은 성적을 내게 되었다.훗날 대통령으로 취임했을 때 그 당시를 회상하며 말했다. “10분을 잘 활용하십시오. 그러면 이 10분이 모든 일을 성공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 지금보다 더 건강해지고 싶다면 10분 더 운동하자. 지금보다 더 상식을 키우고 싶다면 10분 더 책을 읽자. 지금보다 더 사려 깊어지고 싶다면 10분 더 생각하자.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지 않는가? 긴 시간이 아니다. 단지 10분만 더 활용하자는 생각과 실천만 있으면 된다. 그 작은 노력이 결국 큰 노력과 동일한 것이다. 지금 누구보다도 더 큰 노력을 해야 한다. 노력이 정답이다. 끊임없이 떨어지는 물방울이 바위에 구멍을 낸다.

“하루의 3분의 2를 자신을 위해 쓰지 않는 사람은 노예다.” 다소 과격한 표현이지만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말이다. 오늘날의 사람들은 흔히 말하는 세속적인 기쁨과 유희에 빠져 있다. 권력 주변을 기웃거리거나, 돈의 유혹에 빠지거나, 명성을 쫓기에 바빠서 명상적인 생활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들만의 이득과 즐거움을 찾는 일이 본래 자신의 본분인 것처럼 여기고, 명상적이거나 한가한 사람을 외면한다.

그래서 바쁘지 않고 한가한 것을 무능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부끄럽게 여긴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한가롭게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고귀한 것이다. 그것은 악덕이기는 커녕 오히려 미덕이다. 한가한 인간이 바쁜 인간보다 훨씬 행복하다. 오늘날의 사업가나 직장인들은 모두 정신없이 바쁘게 살고 있다. 그들은 24시간도 모자라는 듯 시간을 잘게 나누어, 조금도 버리지 않고 알뜰하게 쓰며 살고 있다.

그런데 그런 것을 어떻게 시간의 적절한 사용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인생의 목적이 명성의 획득이나, 돈다발을 긁어모으는 일이라고 믿는 자들이라면, 자기 인생을 얼마나 낭비했는지는 죽는 순간이 되어서나 깨닫고 후회할 것이다. 그렇게 목표 달성을 추구하는 유형의 인간들이 수첩에 적어 놓은 스케쥴이란, 단지 그가 속해 있는 거대한 조직의 틀 속에 맞추어진 것들이지, 자신을 위해서 할애된 시간은 거의 없다.

거기에는 ‘나만을 위한 명상시간’ ‘나만의 인격을 위한 시간’ ‘책 읽는 시간’ ‘운동시간’ ‘내가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들과의 대화시간’ 따위는 들어설 자리가 없다. 그 수첩에서는 오히려 자기 자신은 찾아볼 수가 없는 것이다. 모든 인간은 시대를 막론하고 자유인과 노예로 나누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런 맥락에서 돌이켜보면 하루의 3분의 2를 자신을 위해 쓰지 않는 사람은 노예로 분류될 수 밖에 없는 것이 숙명이다.

가족이나 친구가 보고 싶어도 너무 바빠서 만날 수 없는 사람이 노예이지, 어떻게 삶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돈과 명예를 위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살던 사람들이 어느날, 한가한 사람이야말로 참된 행복을 누리며 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그들은 이미 불행한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한가함과 게으름과는 분명히 구별되어져야 한다.

어찌 이해하기에 따라서는 약간의 어폐가 있는 듯도 싶지만 확실한 건, 자신을 위한 투자라는 명분으로 몸을 바삐 하는 것 또한 강박증이라는 노예 근성에 포함된다는 것이라 말하고 싶다.게으르지 않게 시간 활용을 잘 하되, 때로는 바쁜 일상에 자신이 매이지 않도록 모든 것을 과감히 Stop 시킬 필요가 있다. 재충전을 위해서라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실은 이 말은 필자를 힐책하는 말이기도 하다.

바쁘다는 핑계로 잃어지는 것들이 자신을 위해 더욱 소중한 것들이라는 것을 깨닫는 일이 너무 늦어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그래서 다시금 삶의 우선 순위를 되짚어 보게 하는 시간이다. 새삼 여유로운 혼자만의 시간이 소중하게 여겨진다. 이 시간을 통해 확실하게 거듭나서, 내일은 더 한 층 성숙하고 인격적인 사람으로 변모된 상태로 잠자리에서 일어나고 싶다.


" 가을에 떠난 사람 " 詩作 note 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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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불러오는 가을이면
떠나간 사람 그리웁다
어찌할 수 없는 미망의 세월에
가을의 이름 달아 통째로 남겨두고

하 여름부터 헛된 믿음만 심어주던
음성쪽지 덩그마니 전해주더니
남겨짐에 발만 동 동 구르게 하곤

찬연히 이어온 사랑 예감 가슴에 갇혀버린 채
멀리 떠나간 사람 있어
이 가을을 슬프게 한다

아직도 밤이면 달은 밝은데
아름다운 생활 꿈꾸던 당신의 곁으로
암울의 그림자 드리워지고

섬유질같이 끈끈한 상식의 뇌관 속에
떠남의 미련 분분히 흩어뿌리면
충격으로 가라앉는 슬픔 뒤 진실이 오고

바람 불어 달 밝은 아람목 구비마다
사랑으로 시작하고팠던 이 가을에도
벗어던진 일상 속으로 가슴 겨누며
멀리로 아주 멀리로 떠난 사람

유난스레 그리워진다
하염 없이 보고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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